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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1 흙과불
작성
17.06.30 16:54
조회
32

U국의 어느 사막.

20여 가구의 조그마한 마을.

마을의 겉모습과 어울리지 않게 마을 외곽에 고급스러운 몇 기의 헬기가 정착해 있다.

저 멀리 수십 기의 수송선이 마을을 향해 날아온다.

30여기의 수송선이 어느새 마을을 둘러쌌다.

수송선의 문이 열리고 전투복을 입은 U국의 장군들이 내린다.

U국을 대표하는 3명의 장군들.

제일 앞장서는 한명은 얼마 전 평의회 의원에게 역정을 내던 4성 장군 빈센트 장군이었다.

장군의 시야에 주변에 있는 헬기와 경호원 들이 보인다.

장군의 손짓 하나로 군인들이 그들을 에워싸고 무장을 해제시킨다.

 

[저것들을 보니 여기가 확실한 모양이군.]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마을 내부로 진입한다.

이곳에 헬기가 있는 이유를 알고 있는 듯하다.

수십의 보병들이 따르고 나머지는 주위를 경계하고 있다.

당황한 마을 주민들. 몇몇은 양손을 들어 항복의사를 밝히고 어떤 이는 조심스레 어딘가에 연락을 취하려 한다.

 

[스톱!]

 

어딘가에 연락을 취하려던 남자가 깜짝 놀라 양손을 들고 눈치를 살핀다.

다수의 군인들이 총을 겨누고 장군 한명이 입을 연다.

 

[구렁이 같은 새끼들...전쟁 통에 나라가 난리가 났는데 여기에 짱 박혀 꿀 빨고 있어? 다 죽여 버리기 전에 문 열어!]

 

장군의 호통에 당황한 남자는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자신의 영역을 넘어선 걸 인지해 동의를 얻고 어딘가에 연락을 취한다.

남자는 잠시 통화를 하더니 낡은 냉장고 문을 열었다.

그리고.

 

----

 

냉장고가 있던 벽의 절반이 문처럼 열렸다. 숨겨진 공간.

 

[이곳으로...내려가시면 됩니다.]

 

거대한 엘리베이터.

 

[허참! 이거 무슨 영화도 아니고...비싼 세금 받아서 이딴 거나 만들었단 말이지? 좋아 1분대만 따라오고 나머지는 대기해. 만약 우리가 1시간 안에 나오지 않거나 연락이 안 된다면 이곳 전부를 쓸어버려.]

 

[[[예썰!!!]]]

 

빈센트는 두 명의 장군과 10여명의 보병들을 데리고 탑승했다.

엘리베이터는 한참을 내려갔다.

지하 50m정도의 대규모 벙커.

평의회 의원들이 비상시에 사용하는 비밀벙커이다.

평의회 의원들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광경.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엄청나게 넓은 내부가 보였다. 안드로이드 몇 기가 경호를 서고 있었고 미리 명령을 받았는지 아무런 미동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내부의 모습은 마치 대형 아울렛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었고 사막인지 모를 만큼 내부의 공기는 시원하다 못해 추울 지경이었다.

멀리서 전동카트 몇 대가 빈센트 장군 일행을 향해 오고 있었다.

가장 앞서 운전을 하는 남자가 카트에서 내린 후 밝게 웃으며 장군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오셨습니까. 의원님이 계시는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웃어?]

 

-!

 

[끄윽..]

 

짜증이 난 빈센트는 장군의 체면 따윈 잊은 지 오래였고 실실 웃는 집사 같은 놈이 거슬렸는지 권총으로 남자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그런 장군의 모습을 보고 옆의 부하들이 킥킥대며 웃어댄다.

 

[저런 x같은 장난감은 너희들이나 골프장에서 타고 우리는 도보로 이동한다. 안내해.]

 

머리에 피를 흘리는 남자는 처음의 여유로움은 사라지고 눈치를 보며 빠른 걸음으로 빈센트 일행을 안내했다.

5분정도를 걸으며 주위를 둘러본 군인들은 혀를 차며 욕설을 하는 등 이곳의 존재 자체를 증오하는 듯 보였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경비병 다수가 지키고 있었다.

본래는 무기를 반납하고 입장하는 게 원칙이었지만 그들을 자극하지 마라는 지시를 받은 경비병들은 병사를 제외한 장군들만 입장하라고 했다.

문이 열리고 빈센트와 장군 2명이 입장했고 평의회 의원들 외에도 사회 각계각층의 기득권들도 몇몇이 보였다.

평의회 네일 의원이 빈센트를 반기며 악수를 청했다.

 

[하하하..여긴 어떻게 아시고... 아무튼..오시느라 고생 하셨습니다.]

 

빈센트는 악수를 받지 않고 가만히 눈을 내리깔고 네일 의원을 바라본다.

그리고 권총을 꺼내 네일 의원의 어깨를 쏴버렸다.

 

-!

 

[으악!!]

 

[야이 개새끼야. 이런데 짱 박혀서 시원하게 위스키나 빨고 있으니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지?]

 

총소리를 들은 경비병들이 들어올 법 한데 바깥의 군인들 덕에 아무도 들어오지 못한다.

빈센트의 과감한 행동을 본 의원들과 부자 놈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놀란 눈으로 상황만 지켜볼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주위를 한번 둘러본 빈센트는 네일 의원의 자리에 앉아 따라져 있던 위스키를 한 모금 마신다.

 

[~사막 한 가운데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위스키라...다음에 태어나면 군인 말고 혓바닥으로 먹고사는 직업을 찾아봐야겠군. 저기 쓰러져있는 저 새끼처럼 말이야.]

 

보다 못한 다른 의원이 피를 흘리는 네일 의원에게 다가가 부축하며 빈센트에게 따지듯 묻는다.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이오! 뭣 때문에 부하들을 몰고 와서 이 난리를..]

 

따지는 남자에게 빈센트는 다시 총을 겨눴다. 그러자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문다.

 

[평의회 의원에...~기 저분은 제네럴 군수회사 대표에... 뭐야? 루트교 대주교님도 계시네? 저기...저 사람은 천신교..저기 젊은 분은 또 누구신가?]

 

빈센트는 총구의 방향을 한 명 한 명에게 지목하며 다소 거만하게 말을 이었다.

 

[..저는 레오가의 장남 드레이크 공작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목을 받은 젊은 남자가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

 

[레오가면...라이온제약회사? E국의 귀족까지 오시고...이거 뭐 세상을 움직이는 분들이 다 모이셨 구만.]

 

[빈센트 장군... 제발 이러지 마시오... 뭐든지 도울 테니...일을 크게 만들지 마시오..]

 

네일 의원의 말을 들은 빈센트는 화가 더 나는지 어금니를 꽉 깨물고 다시 총을 겨눈다.

 

[도와..? 너희들이? 누가 누굴 도와! 얼마나 죽었는지 이제는 사상자를 셀 수도 없을 지경이야! 기갑부대가 공격받을 때 그 이상하게 생긴 시뻘건 외계인 놈이 하는 말을 들었다. 어떻게 그놈이 우리말을 하는 거지? 그리고 사탄그룹은 어떻게 아는 거야? 게다가 혼돈이라는 놈은 또 누구고. 모두 설명해. 설명을 못한다면 여기서 너희 모두를 다 죽여 버린다. 전쟁 중에 사람 죽는 건 큰일도 아니야...죽은 사람의 빈자리는 누군가가 또 채우기 마련이니. 너희는 분명 뭔가를 꾸몄고 이번일 에 연관이 있어. 그러니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설명해!]

 

빈센트는 지하벙커에 숨어서 세치 혀를 놀리는 비겁한 놈들의 알 수 없는 무언가 때문에 U국의 군인들이 개죽음을 당한 거라 생각했고 자신의 직권을 이용해 모든 걸 밝히고 부하들의 복수를 하고자 했다.

 

[진정 하시오 장군...나는 루트교의 대주교 미구엘 이오..내가 다 설명 하겠습니다. 우리가 숨어서 위스키 파티나 하자고 이곳에 온건 아닙니다...만약 그렇다면 우리가 이단이라 생각하는 동양의 천신교 사람과 이 자리에 어떻게 함께 있겠습니까..]

 

단정한 검정색 롱코트를 입은 중년의 남자가 무언가 결심이 선 듯 입을 열었다.

 

[종교전쟁 따위는 관심 없소. 내가 묻는 말에 대답 하시오.]

 

빈센트는 단호하게 한 번 더 말한다.

 

[...저들은... 저들은...우리의 유전자로 만들어진 피조물...입니다...]

 

대주교 미구엘의 말에 빈센트의 눈이 커진다.

 

[...?]

 

cut.

 

패트릭의 대저택.

여기저기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수십 명의 사람들이 저택 곳곳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다.

갑작스런 상황에 제대로 대비를 못한 패트릭이 공포에 질린 얼굴로 숨을 헐떡거리며 어딘가로 도망치고 있다.

 

[헉헉..사탄..! 지금당장 헬기..아니 셔틀 대기시켜!! 남은 안드로이드 전부 집결 시키고!]

 

{예스. 마스터. 동선 을 계산 했을 때 셔틀보다 헬기가 있는 옥상이 안드로이드가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습니다.}

 

[......그럼 옥상으로! 헉헉..]

 

넋이 나간 얼굴로 자신의 저택 최상층을 향해 죽을힘을 다해 달린다. 도망가기 바쁜 상황임에도 무언가 중요한 물건이라도 들었는지 오른손에든 검정가방을 끝까지 들고 간다.

 

-끼릭-!

 

문을 거칠게 어깨로 밀어내며 뛰는 모습이 얼마나 살고 싶은지 얼마나 두려운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저 앞에 여러 대의 헬기가 보인다. 이제 다됐다 싶어 안심을 하려는데.

갑자기 뛰던 다리를 멈추고 정면을 가만히 응시한다.

 

[...x됐네...]

 

놈이었다.

자신의 긴 꼬리를 머리위로 흔들거리면서 패트릭을 기다렸다는 듯 씨익 웃음을 날린다.

 

{마스터. 안드로이드가 도착했습니다. 저도 합류하겠습니다.}

 

패트릭의 뒤로 5기의 안드로이드가 도착했고 그중 한기는 패트릭의 인공지능인 사탄이 접속해 있는 상태.

굳은 표정의 패트릭.

조심히 가방을 열어 무언가를 꺼낸다.

접착식 폭탄.

혹시나 놈이 달려 들까봐 조심히 뒤로 물러나며 안드로이드의 허리에 폭탄을 부착 시킨다.

 

[헉헉...사탄...무슨 뜻인 줄 알겠지..헉헉...]

 

{예스. 마스터.}

 

무슨 짓을 하던지 관심 없으니 할 테면 해보라는 듯 하품을 하며 킥킥대는 놈의 모습이 패트릭에겐 다행이었다.

 

[큭큭큭...그 깡통들이 네 녀석의 마지막 병기 뭐 그런 거냐?]

 

가소롭다는 듯이 비웃어대는 놈에게서 강자의 여유가 느껴진다.

 

[그래...잠시 후에도 네가 웃고 있는지 한번 두고 보자....]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들고 온 가방을 뒤적거린다.

패트릭의 가방 안에는 로봇의 팔처럼 생긴 블랙컬러의 머신 두 개가 들어있었다. 검은 망토를 입은 남자들이 사용했던 것과 똑같은 무기였다.

자신의 양팔을 머신에 가져다 대고 시동을 거는 패트릭.

 

[제네럴 on!]

 

-기이잉-철커럭

 

기계음을 내며 패트릭의 팔과 하나가 된다.

 

-웅—우웅-

 

패트릭의 오른손에 붉은 검기가 생성되었고 왼손을 들어 놈에게 겨누었다.

 

[플라즈마도 버티나 보자!]

 

-즈으응- 투확!

 

왼손에서 나가는 붉은 레이저포.

포가 발사됨과 동시에 놈의 눈이 커지더니 번쩍 뛰어 패트릭에게 달려든다.

날아오는 레이저포가 놈의 어깨를 살짝 스치고 놈의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진 그때.

 

[사탄!!지금이야!!!]

 

-피슈웅!!

 

패트릭의 말 한마디에 5기의 안드로이드가 일제히 스프링 마냥 뛰어올라 놈에게 달려들어 놈을 구속한다.

 

{마스터. 지금입니다.}

 

-클릭.

-꽈과광!! 뻐엉!!

 

안드로이드의 몸에 부착했던 폭탄을 리모컨을 통해 터뜨렸다. 안드로이드 자체가 놈들을 인간으로 인식해 제압만 할뿐 살상을 할 수 없기에 접근을 시켜 자폭을 시켜버린 것이다.

고막을 찢는 폭발 소리와 함께 연기가 가득했고 패트릭은 긴장된 표정으로 동태를 살핀다.

연기가 채 사라지기전.

 

{마스터. 피하...}

 

사탄의 피하라는 말을 다 듣기도 전에 놈은, 패트릭의 눈앞에 나타나 이죽거리며 패트릭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을 맞닿을 정도로 가깝게 붙어 패트릭의 귀에 대고 뭐라고 중얼거린다.

 

[혼돈...어디 숨겼어... 죽였어? 내 아이들은 모두 어디 있지?]

 

[......네가...665였어..분명히 넌 죽었을 거라 했는데... 내 동생..내 동생 요한은!!]

 

죽음에 이르자 겁을 상실했는지 오히려 무언가를 묻는 패트릭.

 

-푸욱

 

[끄억....]

 

갑자기 배에서 찌릿한 고통이 느껴지더니 비릿한 냄새를 풍기며 따듯한 게 흘러나오는 느낌이었다. 665가 패트릭의 복부를 맨손으로 관통한 것이다.

 

[나에 대해 아는군... 그래 665번째의 실험 만에 내가 태어났다고 하더군. 퀸의 말로는 내가 완전체라고 하던데... 어때? 네가 보기에도 내가 완벽해 보이나??? 아파?? 이건벌이야. 방금 전 폭발이 조금 따끔 했거든.]

 

패트릭은 고통스러운지 연신 꺽꺽대고 665는 피 묻은 손을 패트릭의 뺨에 닦는다.

 

[...다 죽어가니 어쩔 수 없군..]

 

665는 한발 물러나 꼬리를 흔들거린다. 꼬리로 패트릭의 뇌를 침투해 정보를 얻을 요량이었다.

 

[크윽....요한....요한!!!!]

 

[시끄러워.]

 

-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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