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초우
작품명 : 표기무사
출판사 :
(글의 편의상 존칭은 생략합니다.)
표기무사 3권, 오랜 외도?로 바빴던 초우 작가가 표기무사 3권을
내놨다.
초우의 글, 특히 권왕무적 이후의 초우의 글에 대해서
무협적인 진지함, 치밀한 구성과 같은 문제로 그의 글을
비평하는 것은 어쩌면 우스울 수도 있는 일이다.
그건 황규영 작가에게 무협적 진지함을 요구하는 것과
비슷한 일일 테니까.
요컨데, 작가 초우는 권왕무적을 통해서 이제 먼치킨적인
대중무협- 글자 그대로 대중의 흥미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의 길을 걷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나는 그것에 대해서 비난하거나 비평할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다. 세상에는 많은 글이 있고, 많은 독자층이 있다.
가령 모든 애니들이 뭔가 가슴저린 감동과 진지한 성찰을
바탕으로 만들어질 필요는 없는 것처럼,
재미있고, 흥미 위주의 글도 얼마든지 존재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글이 천편일률적으로 그렇게 흘러가는 것에 대해서
다소 우려의 목소리가 있겠지만, 어쨌든 그걸 특정 작가 하나의
탓만으로 돌려버리기도 어려운 문제니까.)
자, 어줍잖은 잡설은 집어치우고, 초우의 표기무사 3권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물론 그의 글은 재미있다.
양산형 무협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양산형 무협일 수는 없는
것이고, 초우의 글은 그걸 여실히 보여준다.
재미있다. 그래, 대중적인 무협이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그의 글은 여실히 보여준다.
그럼 뭐가 문제냐고?
그렇다면 제목에서 제기한 표기무사 문제로 넘어가보자.
표기무사, 표국에서 깃발을 드는 쟁자수는 이 글의 출발점이자,
주인공이 목표로 하는 하나의 가치관이다.
사실 1, 2권 상에서 이 문제는 별로 문제될 것도 없었다.
오히려 독특한 설정에 독자들을 끌리게 하는 요소였으니까.
3권에서 표기무사의 존재는 조금은 양날의 칼로 존재하는
듯보인다.
확실히 3권에서 표기무사가 언급되는 분량은 전권들에
비해 많이 줄었들었고,
그 분량 마저도, 뭔가 통쾌함? 새로움? 그런 느낌보다는
약간의 이질감에 더 가깝다.
(*이건 작품 속에서 주인공과 만나는 유명 표국들의 인물이
굳이 표기무사를 자처하는 주인공에 대해 느끼는 이질감과
비슷할 것이다.)
가령, 어릴 적 부친으로부터 천하제일 운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주인공이 재벌회장이 된 다음에도
마이바흐를 직접 끌고 다니기를 원하다거나...
거대한 택시회사 사장이 나는 여전히 택시운전수라면서
택시영업을 뛸 때 주위에서 느낄 당혹감과 비슷하달까?
분명 표기무사는 색다른 시도임에는 분명하다.
표두(표사?)를 모시는 종자라거나,
3권에 등장하는 매종의 개념 등,
작가는 표국에 대한 다양한 소재개발을 시도한다.
이건 분명 이글의 확실한 장점이다.
그러나 제목과 이글의 주요소재 중에 하나인
표기무사에 대해서는 이제 3권에 접어든 시점에서는
그것이 과연 글의 장점인지, 단점으로 작용하는지
판단을 내리기가 애매하다.
분명 내가 느끼는 것은 껄끄럽다는 점이다.
물론 그건 개인적인 감정이니,
전혀 껄끄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끼는 독자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번 생각을 해보자,
소진명, 나이 40세, 청룡표국의 대표두,
거뭇거뭇한 수염을 휘날리며, 표국의 깃발을 높이 들고
앞장 서다...
사실 지극히 대중적인 취향의 무협에서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선택한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서 껄끄럽네, 마네하는 것은
다소 오지랍이 넓은 소리일 수도 있다.
어쨌든 4권, 5권 분량이 더해갈수록,
주인공이 높이 들 표기를 주변인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혹은 독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흥미로운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이 표기무사의 가치를 드높이고,
누군가에게 물려주는 방식이 가장 좋을 듯한데,
어쩌면 초우 작가도 벌써 이런 방식을 구상해놓았을지도
모르겠다.
* 매종의 등장은 표국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란 부분에서는
환영하는 바지만, 어째 권왕무적처럼 이 글 역시 장편으로
향할 듯한 그럼 느낌도 강하게 든다.
뭐, 꾸준히만 써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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