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작품명 : 윤극사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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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평란에 쓸 자격은 없을지 모르지만 부정적인 평이 주로 여기에 모이는지라 여기에 씁니다.
우선 글의 형식은 품격이 있는 것이 맞습니다. 차곡차곡 벽돌을 쌓아 물고 물리는 스토리라인을 만들었고 그 구조가 탄탄합니다. 그리고 그 구조를 실체화하는 문장도 수준급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문장과 구조라도 독자를 끝까지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그건 실패입니다. 개인적으로 평은 '중간에 덮어버리게 만드는데 아주 공을 많이 들인 작품이다' 이것입니다.
많은 지적이 있었던 것처럼 그것은 주인공의 실체화가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그 정도면 주인공이 살아있는 것이 아닌가? 주인공과 주변의 갈등이란 소설의 고전적 정석이 잘 형상화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반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영웅문을 쓴 김용과 같은 사람처럼 상업적 글쓰기의 달인들이 권수를 엿가락 처럼 늘이기 위해 되지도 않는 갈등을 집어넣어 안방 드라마처럼 짜증만땅으로 만들고 온갖 우연을 집어넣어 베베 꼬인 스토리라인을 만드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소설의 정석을 그대로 밟고 있죠. 그러나 김용소설의 우끼는 점처럼 그 갈등의 내용이 문제입니다.
이유는 주인공은 전형적인 무개념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이래 그런데 세상은 왜 이렇게 안되있는거야 하면서 내가 옳으니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는 사고방식 유아적인 사고이죠. 다른 분이 지적한 것처럼 이런 인간은 위험한 인간이고 악입니다. 그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이건 말이죠. 주인공은 전혀 성장하지 않습니다. 그냥 자기가 옳고 그것으로 끝입니다. 악은 의도가 나쁘다고 악이 아닙니다. 그것을 주변에 강요하는 폭력일 때 악입니다. 주인공은 바로 그 폭력을 휘두릅니다.
혁명이란게 모두 실패하는 이유가 혁명의 이념은 선일지 모르지만 대가리 속의 선이 현실의 선으로 되려면 온 세상을 폭력으로 갈아엎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세상이 짱구 속 몇구절처럼 간단명료하다면 혁명의 이념같은 것이 나올 이유가 있을까요? 그렇지 않기 때문에 혁명의 이념은 매력적이고 폭발성을 가집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혁명은 실패합니다. 그리고 실패하는 과정에서 세상에 폭력을 가하기 때문에 악입니다.
주인공의 비현실성(이라기 보다는 유아기에 멈춘 성장)이 독자를 거부하는 소설이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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