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EVELATION
작가 : 우주매니아
출판사 :
연달아 비평을 쓰고 싶었는데, 여건이 따라주지 못했습니다. 가급적 올라온 순서로 비평을 작성해보고 싶습니다. 고로 이번 작품은 우주매니아님의 리벨레이션입니다.
1. 들어가며
리벨레이션은 연독률의 하강이 심각한 작품입니다. 작품의 흥미를 유발해야 할 초반부(1~10화)에 독자의 약 80%가 이탈합니다. 본 비평은 그 원인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때문에 일반적인 비평이나 감상문과는 논조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2. 자기 얘기 하기만 바쁜 작가
- 그런 역사답게 일루미나티도 맥락을 같이했다. 그리고 리벌레이션 내부에도 일루미나티를 옹호하는 사람이 있었다. 일루미나티는 완전 범죄를 만들고 싶었는지 리벌레이션의 난민캠프를 습격하여 헌터라고 불리는 남자가 나에게 거래를 요청했다. 정확히는 강요에 가까웠다. 결국,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현재 리벌레이션의 메인 컴퓨터 앞에 서 있다. 아, 또 하나 나는 리벌레이션을 증오했다. 내가 메인 컴퓨터 안에 저장되어있는 영상을 보기 전까지 말이다.
위의 내용은 서장 2번째 문단을 그대로 옮겨온 것입니다. 본 소설의 근본적인 문제를 잘 보여주는 문단입니다. 위의 글은 소설이라고 부르기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스토리를 요약해놓은 트리트먼트에 가깝습니다.
어째서 이런 분량이 나오게 되었는가? 어서 다음 내용을 다루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다뿐이지 본편의 수많은 개소에 유사하게 누락되고 축약된 구절이 존재합니다. 본 소설의 작가는 소설을 읽는 게 독자라는 의식이 매우 희박합니다.
영화에서 카메라 워크 동선을 짜듯, 소설은 독자의 사고 흐름을 포착해야 합니다. 독자가 따라오지 못하는 분량은 안쓰니 못합니다. 전량 다 편집해도 상관이 없다는 뜻입니다. 독자에게 읽히고 싶다면, 독자의 시선을 고려해 주십시오.
3. 구성의 미숙함
2번과 이어지는 부분입니다. 통속드라마에서 시청자들의 눈물을 뽑는 건 주인공이 잃어버린 자식이라는 게 밝혀지고, 어머니가 시한부 삶을 감추고 있었다는 게 드러나서부터입니다. 대중예술이란 일견 쉬워보여도, 그 이면에는 받아들이는 이들의 감정선에 대한 깊은 통찰이 숨어있습니다.
시작부터 전 지구의 미래를 두고 논하는 건 아무런 감흥을 줄 수 없습니다. 여기서 독자는 철저히 소외됩니다. 왜 저들이 악을 쓰는지, 대립하는지, 눈꼽만한 정보를 가지고 공감을 요구받습니다. 몰입이 될래야 될 리가 없습니다. 아예 저 뒤로 보내던가, 아니면 설명으로 퉁쳐야 합니다. 아니면 그 모든 감정 과잉을 초장부터 납득시킬 만한 걸출한 필력을 갖추던가 해야겠지요.
4. 안알랴줌
‘제길, 내가 잡히면 영국이 질타를 받을 거야...!’
놓친 부분이 있었는지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제가 본 첫 ‘영국’이란 단어였습니다. 이 소설의 많은 부분이 이렇습니다. 작가 혼자 알고 있는 걸 독자에게 그냥 메다꽂아 버립니다. 나 너 모르는 거 쓸 거야. 대체 그게 뭔데? 안알랴줌. 이런 식입니다.
한두 번이면 괜찮은데, 빈도가 지나치게 잦습니다. 소설은 작가와 독자의 줄다리기입니다. 뒤에 나오니까 참고 봐 달라, 이것은 변명이 되지 않습니다. 납득이 가지 않으면 독자는 그저 뒤로가기를 누를 따름입니다.
꼭 당면한 분량에서 독자를 납득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는 그것을 대체할만한 호기심이 독자들을 잡아둘 경우에만 한정합니다. 2와 3의 문제를 떠안은 채로는 어렵습니다.
5. 마치며
전반적으로 소설의 분위기가 어수선합니다. 기교란 이르게 부리면 부리지 아니함만 못합니다. 소설의 기본, 기승전결로 돌아갈 때입니다.
비평을 여러번 요청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글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신 것 같습니다. 많은 작가분들을 봐왔는데, 재능의 크기는 의외로 중요치 않았습니다. 성실함, 그리고 열정이 있다면 시간은 결국 대가를 깎아냅니다. 건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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