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예시로 든 문단은 베꼈다 보기는 도저히 무리고 (단어와 문장, 글의 배열도 단 하나도 일치하는게 없네요.) 억지로 베꼈다 우기면 도시의 이미지 정도는 가져왔다 볼 수 있겠네요.
조폭물에 꽃난방 즐겨 입는 케릭터들은 너무 많고... 그것만 가지고 표절이라기도 우습고요.
삼국전투기는 안 읽어봤지만 꽃난방 외에 성격이나 작중 대사 등 더 유사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장르 소설 판에서는 저정도로 베꼈다라는 말을 하면... 환생좌 이후 환생이면세계물이나 게임 스텟창 스포츠 현대물, 연예계 물, 전문 직업물, 헌터물 등등등 대다수가 전부 다 베낀 쓰레기가 되는 거죠. 같은 소재, 같은 전개방식, 유사한 클리세들 범벅이라...
개인적으론 장르소설이 건달의 제국 정도의 퀄리티만 써줘도 정말 감사하겠는데...
저는 건달의 제국 보면서 가장 좋아던 점은 뒷 화의 내용이 어떻게 진행될지 잘 짐작이 되지 않은 점입니다.
문피아 순위권의 소설들 읽어보면 대충 사건이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이 가고 실제로 별로 어긋나지 않죠. 실시간으로 매화 올라오고 있는 인기작을 베끼다 시피 하는 글도 많고 그게 성적도 좋으니 많이들 그리하는 모양입니다. 대부분의 글이 대리만족은 충분히 있지만 새로운 글을 읽었다는 느낌의 글은 드뭅니다.
반면 건달의 제국은 국내 장르 소설에서 비슷한 글을 찾아보기 쉽지 않은 글이었고 때문에 전 굉장히 신선하고 재밌었습니다.
건달의제국을 읽지 않아 추천도 비추천도 못하지만,
한 가지 공감가는 게 있다면, 첫 댓님 말처럼....
그냥 장르 전체가 막장인 것 같아요.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 다 베껴와서 믹스해 놓은 덩어리들.
좋게 말하면 비빔밥이고, 대놓고 말하면 짬밥이죠.
장르물, 판타지물이라면 아무래도 자기 고유의 소재 '캐릭터가 게임캐릭처럼 렙업을 한다.' 이런 걸로 승부를 해야하는데, 이런 걸 그냥 대놓고 따와서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해놓고 당당하니 새로운 무언가가 나오긴 힘든 것일 듯.
그냥, 장르 시장은 아린이야기 이후로 망했어요.(사실 그때도 이런 일이 없진 않았지만...)
원빈 주연의 영화 아저씨의 흥행 후 차승원 주연의 하이힐과 장동건 주연의 우는남자가 경쟁적으로 개봉했습니다. 둘 다 남자 주인공 한명을 내세운 액션 느와르 장르였습니다. 누구나 아저씨를 따라했다는걸 알지만 그것이 문제라 하지는 않았습니다. 영화 친구의 흥행 이후 한국 영화계는 한참 동안이나 조직폭력배물의 홍수에 시달려야했습니다. 투자자와 제작사는 이미 검증된 것을 좋아합니다. 관객들이 좋아한 것. 흥행할 수 있는 것. 돈이 될 수 있는 것. 이러한 시장 논리는 장르 소설계에서도 적용됩니다. 가장 바람직 한 것은 원작자에게 동의를 구하고 글머리에 누구의 영향을 받았다고 독자에게 알리는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어쩌겠습니까 말씀하신대로 기본적인 도의조차 땅에 떨어진 세상 아닙니까.
글의 소재는 재료입니다. 손님에게 익숙하고 좋은 재료라면 호감을 사기에 더 수월하겠죠. 그러나 재료를 가지고 완성된 요리를 만드는 것은 요리사의 몫입니다. 결국 손님이 원하는 것은 어찌되었든 맛있는 요리니까요. 다들 쓰는 소재, 진부한 케릭터, 뻔한 전개. 이러한 것들에 자신만의 독창성을 살려 맛깔나게 글을 쓰는 것이 작가의 글솜씨입니다. 신데렐라, 복수, 막장. 재료가 무엇이든지 그것을 잘 살려내면 결국 맛이 나고 손님이 찾습니다.
유헌화는 일전에 타입문넷이라는 사이트에서 자신이 센다이 모험자 시리즈라는 것의 설정을 모방했다고 밝힌 바가 있지만 비판글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동의 없이 훔쳐 사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특색있게 재조합해냈기 때문입니다.
블랙라군의 장면을 그대로 따온것이나 삼국전투기의 케릭터를 그대로 따온 것은 다릅니다. 그것은 게으름입니다. 남의 것을 훔쳐와 자신의 것을 빛나게 하려는겁니다. 유헌화가 말한 모방이나 제가 말한 표절이나 모두 동의 없이 훔쳐 쓴 것을 표현한 말입니다. 그는 에둘러 부드럽게 포장했고 저는 찌르듯이 휘둘렀죠. 남의 권리를 개똥으로 생각하고 자기의 글을 개똥처럼 다루고 독자를 개똥으로 생각하고 이 모든걸 개똥으로 생각하는 그 모습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저도 건달의 제국 읽으면서 블랙라군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블랙라군에 존재하는 몇몇 집단들이 그대로 명칭이 바뀌고 헌터와 레이드 요소가 가미된 느낌이였죠.
마치 국내판 블랙라군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블랙라군 자체가 워낙 수작이었던 탓일까요?
그 일부분의 분위기 만이라도 최근 레이드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감상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조아라에서 던전디펜스를 읽을 당시는 중도 하차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건달의 제국이 라노벨취향작이라고들 하시는데 전 나이탓인지 세대가 맞지 않아서인지 가벼운 라노벨은 보지 못하는 체질입니다.
오히려 저는 던전디펜스가 더 청소년 풍. 즉 라노벨스러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건달의 제국 분명 문제요소가 있음을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읽는 동안 어느정도 카타르시스가 있었다는 부분을 부정할 수는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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