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 장르 업계는 바닥의 바닥을 치다 못해, 이젠 더 이상 회생을 할 가능성이 없다.’
라는 전제에서 시작합니다.
위의 전제를 확인하기 위한 증빙서류는 없고(하하!), 다만 일설에 들려오는 것들로만 미리 ‘증명 아닌 증거’로 사용을 하겠습니다.
1. 전국 대여점은 5,000개로 떨어졌다.
2. 그 중 2,000개의 대여점은 98%이상 돌빼(1,2권 대여하고 반품)를 한다.
3. 무협 판타지 전반이 질적으로 하락했다.
4. 출판사의 무분별한 출간은 치명적이다.
5. 좋은 책이 나와도 결국 묻혀서 인기가 없다.
6. 독자들은 ‘좋은 책’을 원하지만 결국 책을 ‘사진’ 않는다.
7. 작가들에게 ‘진정한 프로의식’이 없다.
8. 독자들에게 기본적인 ‘독자로서의 소양’이 없다.
9. 출판사들은 기초적인 ‘문화사업인으로서의 자세’가 되어있지 않다.
언뜻 들려오는 말에 따르면 ‘장르출판사’의 반품이 70%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5,000부 1,2권 초판을 찍으면 1,500부 남고 나머진 반품이란 소리죠.
독자들은 좋은 작품이 없다고 아우성입니다.
하지만 그 ‘좋다는’ 작품들은 도리어 ‘좋지 않다’라는 평을 받고 있는 작품들에 비해 ‘판매부진’에 허덕이고 있다고 출판사는 말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론 ‘좋은 작품’이나 ‘좋지 않은 작품’이나 결국 사는 사람은 ‘대여점주’인데, 그 대여점주의 입장에서 작품성 따윈 의미가 전혀 없죠. 제가 대여점을 해도 의미가 없겠는데요? 그분들에게 중요한 건 대여횟수가 ‘1’이냐, ‘0’이냐겠죠.)
결국, 좋은 작품은 ‘대여조차 되지 않는’ 작금의 현실에서 ‘작가’들은 점차 ‘먹고살기 위해’ 대중성(대여점을 향한)을 찾아야 하고, 좋은 작품을 갈구하는 ‘독자’들은 ‘대여점’을 아무리 뒤져봐야 찾기 힘들어지기 마련이죠.
다시 말해.
자신의 역량을 총 동원해 좋은 작품을 만들어봐야, 그냥 발로 쓴(작가들끼리 하는 말) 보름에 한 권 쓴 책과 판매에 차이가 없다. 차라리 대충 빨리빨리 써서 금전(생활)이라도 마련하자. 라는 퇴보 마인드가 팽배해졌고, 그 사실에 대해 스스로도 ‘쪽팔리다’ 생각하면서도 빠져들게 되버렸다.
라는 것이 현재 작가들의 의견이며.
그런 글 쓰면 즐겁냐? 니들은 작가도 아니야. 작가라면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을 해야지.
심지어는, ‘작가가 돈에 미쳐서...’
물론, 위의 말들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란 전제를 깔죠.
좋은 글을 바라는 것은 당연한 독자의 몫임에도, 그것에 부흥하지 못하는 것은 명백한 작가들의 잘못. 이라는 것이 제 의견이긴 합니다만...
(결국 대여횟수 1이라면?)
이란 생각은 왜 하지 못할까에 대해 의문을 잠시 품어 봅니다.
정확히 꼬집자면,
사서 보기엔 ‘돈’이 아깝고, ‘수준’떨어지고, 이젠 빌려서 보는 것도 ‘짜증나는 수준’으로 떨어지고, 결국 ‘개인적인 판단’으로 ‘사서 볼만한 수준의 책을 만들어 봐!’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글쎄요? 이 생각이 맞으려나?
출판사라고 피해갈 순 없죠.
단순히 ‘이익단체’라고 말하기엔 ‘출판사’라는 존재가 ‘문화사업’을 지향하고 있는 이상 ‘이익’만을 쫓는다는 것은 명백한 ‘어폐’가 있습니다.
콘텐츠를 살리지 못하고 고갈만 시키며, 편집에 대한 어떤 마인드도, 대여점이란 ‘그저 팔리는 시장’에 안주하다보니 이젠 정말 ‘기획’도 하지 못하게 된, 말 그대로 ‘주워 먹기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반쪽 출판사가 되어 버렸죠.
작가들에겐 무조건 ‘빨리 써라.’라는 말 밖에 하지 못하며, ‘좋은 글’보다는 ‘편한 글’ ‘재미있는 글’을 추구하게 만들 수밖에 없어진 부분도 문제랄까요?
물론 이것에도 이유는 있죠.
앞서 말했다시피 ‘좋은 작품’이 ‘좋지 않은 작품’에 비해 판매는 30%이상 낮다는 부분이죠. 물론 개중엔 특출난 작품들이 있긴 합니다만... 글쎄요? 좋은 작품이 시장과 멀다는 것은 아마 ‘이 바닥 출판사 사람들이 항상 생각하는 것' 아닐까?
결국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대여횟수 1회니까요.
어차피 이 바닥에서 누구 한쪽의 잘잘못을 따진다는 것은 우스운 일입니다.
무분별한 출판, 막 쓴 글, 사지 않는 독자.
결국 제 얼굴에 침 뱉기죠.
자자, 그러면 서론을 이쯤에서 접고 결론을 내볼까요?
1. 좋은 책이 나온다면 사고 싶은 마음이 있다.
2. 좋은 책이 나온다면 무조건 구매하겠다.
3. 좋은 책이 나와도 살 돈은 없다. 하지만 무조건 빌려보겠다.
4. 좋은 책의 기준이 뭔 대? 재미있는 게 좋은 책 아냐?
어느쪽이십니까?
한마디 첨가.
'이런 상태라면 1년 안에 정말 볼 책이 없어질 겁니다.'
Comment '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