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우선 오자 수정 지적에 감사하고요...ㅎㅎㅎ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장르소설 자체는 순문학이냐, 대중통속소설이냐 로 따져서 가릴 수 없지만 작품에 따라 장르소설에도 문학성이 뛰어난 순문학소설 범주에 들어갈 작품이 있다는 것 입니다.
그리고 시류를 타서 판매되는 아류작들은 단 한 번 팔아 먹을 수 있지만 뛰어나고 좋은 소설은 두고 두고 팔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책은 단 한 번만 팔아 먹는 상품이 아닙니다....ㅎㅎㅎㅎ
십년 후에도, 백 년 후에도, 되풀이 해서 팔아 먹을 수 있는 상품이 책입니다...
그리고 진정 많이, 잘 팔린 책들이 어떤 책들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것 입니다.
mo님에게
장르소설을 쉽게 대중에게 많이 팔리게 하기 위해 쓴 글은 대중통속소설이 됩니다.
하지만 나름대로 작가가 문학과 소설의 본질에 대한 진지한 고찰 끝에 쓴 글은 순문학소설이 됩니다.
대중통속소설은 쉽고 가볍고 흥미거리로 독자에게 어느 정도 잘 팔릴 수 있으나 한 두 번 읽으면 금방 싫증을 느끼는 까닭에 그 책 수명이 자연적으로 짧아져 더 이상 출판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순문학을 지향하는 소설은 독자에게 뭔가 생각할 거리와 감성, 각성, 문제제기, 시대와 사회상 성찰, 상상력확장 등등을 독자에게 제공해 주기 때문에 자연히 그 책은 여러 번 읽어도 그 때마다 얻는 것이 다른 까닭에 책 수명이 길어져 되풀이 출판이 가능 합니다,
바로 님께서 언급한 스테디 샐러의 경우 입니다.
명작은 그 스테디 샐러의 소설들이 잊지 않고 대를 이어 전해져 내려온 소설들을 말하는 것이 겠죠...
요즘의 경우 작품의 가치를 말함에 있어 작품 자체가 가지는 절대적 측면보다는 상대적인 독자의 수용적 측면을 더 중시하고 있기에, 작품의 가치는 작품 자체보다 독자가 그것의 의미를 어떻게 재구성하고 받아들이는가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답니다. 따라서 장르소설의 경우에도 작품의 위상을 높히는 부분에 있어, 작가의 창작 활동도 중요하지만, 그만큼이나 독자의 역할도 물론 커져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장르 문학에 대해 진정 애정을 가지고 있고, 그 가치를 느끼고 있다면, 그 구체적인 측면들을 다른 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감상문을 써보고, 그것을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 토의하는 과정을 통해서 그 가치를 제련해 나가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도 든답니다. 문피아의 이 곳과 같은 비평란도 그러한 의도에서 마련된 것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작품에 대해 제대로된 감상을 한다는 건, 솔직히 쉬운 일은 아니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랍니다. 물론 그런 시간의 투자로 인한 성과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발생한다고 할 수는 있지만, 현실상 실제적인 이익을 바로 가져주는 것은 아니기에 쉽게 덤벼들기는 어려운 일이지요.
더군다나 장르 문학의 주체들이 이미 대중성과 상업성을 추구하고 있는 형편에서, 많은 독자들의 수고와 희생이 필요한 그런 밑거름 작업에 지속적이며 진지하고 과감하게 다가서기란 쉽지 않은 일이랍니다. 물론 그렇게 작품 분석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긴 하지만, 정말 대단한 애정 없이는 어려운 일이지요.
그저 바쁜 오늘을 살아가야하나 봅니다.
이번 판타스틱 9월호에 실린 '오래 된 미래, 한국 인구가 1억이 된다면'이란 기사를 읽고 참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출판계는 물론 문화계 전반에 흔히 나오는 농담 '한국 인구가 1억쯤 되면 모를까...'라는 말에서 시작하여, 한국의 책값이 비싼 이유와 장르문학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 등등 상당히 여러가지 이야기를 업계 종사자의 증언등을 첨부해서 써 둔 기사입니다.
위에 적은 둔 것 처럼 '읽고 버려라'의 일본과, '몇시간 재밌게 읽으면 됨'이라는 미국에서 장르문학이 한국처럼 '읽고 남는거 없는 저급문학'이 아닌 '엔터테이먼트'로 인식되는 이유라던가.
제가 이런저런 말을 할 소견은 없기 때문에, 이 기사를 한번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만... 음...
저의 개인적인 짧은 생각으로는 지금 판타지 혹은 무협소설이 정통 문학장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도 큰 상관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유머글중 몇몇 글들이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줄 정도로 훌룡했다고 해서 그 이후에 나오는 글들이 다 "깨달음"을 줄 정도의 수준글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나 혹은 몇몇 글들이 기존의 문학작품에 버금가는 "깨달음"을 줄 수준이니 유머글들을 문학작품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판타지 소설이나 무협소설들을 저는 "이야기 책" 이라고 표현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야기 책들이 다른 소설책들과는 다르게 우리들에게 깊숙히 파고들었던 이유중 결정적인 요인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작품세계나 여기저기 숨어있는 복선이나 이야기를 위해 구사한 여러 기법들을 밑줄치며 분석할 필요 없이 그냥 쭈~~욱 읽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이야기 책들이 아직도 우리의 손에서 떠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야기 책을 자꾸만 대중들의 시간 때우기식 글이 아니다 라고 주장하는 분들을 보면 왠지 마음이 씁쓸합니다.
이야기 책을 읽고 있는 저를 보고 나이 드신 분들은 아직도 그런 책을 읽냐고 묻고는 하십니다.
저는 그럴때마다 한번 씨익 웃고는 머리 아플 때 읽으면 상당히 재밋다고 말씀드리면서 그분이 좋아하실 법한 이야기책을 1,2 편 정도를 선물로 드립니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소설책이 타인들이 수준이 낮다고 무시를 한다고 맞받아치지 마십시오. 굳이 타인들에게 책 읽는 수준이 높다는 말을 듣고 싶으시거든 그냥 수준 높은 고전문학 책을 즐겨 보시기를 권장합니다.
먼훗날에는 이야기책이 기존의 고전문학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후세에 고전문학의 대접을 받게 될지는 몰라도 현재 우리가 좋아하는 이야기 책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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