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적어도 일본 출판물, 특히 라이트 노벨 계열 출판 시장은 전 세계에서 최대 규모일 겁니다. 게다가 라노벨에서 파생되는 시장의 크기는 더더욱 크죠. 또 파생되어진 시장의 소스가 반대로 소설로 제작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고요. 라노벨만이 실려서 판매되는 잡지들도 많고, 다른 장르의 (만화, 애니, 게임)잡지에도 왠만하면 라노벨 연재 1~2편은 끼어들어가 있고... - -;
적어도 이러한 시장 토양에서 일본을 넘어설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을 겁니다. 우리나라도 문화 컨텐츠 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얘기하면서 정작필요한 투자들은 엉뚱한 곳으로 되고 있는 듯 하여 참 답답한 경우가 많지요.
토양 차이는 아주 극명합니다.
편집자 문제는 더 심각해서 실제로 교정자들은 있어도 편집자는 찾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목숨걸고 전업으로 하는 작가들 적지 않습니다.
당장 몇십 명 이름 댈 수 있습니다.
남궁훈 같은 친구들 잘다니던 직장 치우고 종일 글만 팝니다.
김운영이 돈 잘 벌리던 강사 치우고 글만 씁니다.
이런 사람들 많습니다.
그들은 프로가 맞습니다.
의식도 글도 프로이거나 프로에 근접해 있습니다.
문제는 척박한 토양이고...
그걸 우리 작가들이 극복해야 하는게 너무 힘겨워 허덕거릴 뿐입니다.
인의검사님//
저는 산업규모보다는 마인드 쪽에 중점을 두고 싶습니다. 일본이 그렇게 성장하게 된 이유도, 그만큼의 역량이 축적된 이유도,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우리와는 크게 다른 출판사와 작가의 마인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금강님//
제가 전업작가분들의 프로의식을 의심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전업 작가분이 너무 많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지요. 물론 전업작가가 적지는 않습니다. 숫자로 보자면 열댓명 수준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저는 '비율'로 보고 싶네요. 서점을 갑니다. 책을 펼쳐서 작가 소개를 봅니다. 한숨을 쉽니다. 열권의 신간을 손에 들면 한두권 정도가 전업작가분의 글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여덟 아홉권 중 반 이상은 첫 작품이거나 두번째 작품입니다.
요즘처럼 작은 판형으로 쏟아져나오는 장르소설의 경우에는 특히 이런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전업작가분이 적지는 않지만, 비율로 따지면 많아봐야 20%가 아닐까 싶습니다.(라노벨 작가의 경우 90% 이상은 전업작가인 걸로 압니다)
천하일통님, 괴도B님//
저는 출판사라는 특정 주체에 한정해서 이야기한 것은 아닙니다.
acquabroad님//
토양은 토양입니다. 말하자면 장르소설 산업의 기반이 되는 모든 요소입니다. 다만 그 모든 것을 하나하나 논하기엔 글이 너무 길어지고, 쓸데없이 복잡해지고, 그렇게 되면 아무도 읽지 않을 것이기에 최대한 간략하게 쓴 겁니다.
출판사의 행태, 그들이 작가를 보는 태도, 이윤창출방식, 전업/비전업작가의 비율, 피드백의 정도, 유통구조, 주 독자층, 시장의 크기와 장래성, 기타 수백개가 나올 수 있겠죠. 그 중 그나마 제가 좀 논할 만 하다 싶은 부분만 따로 떼어내서 이야기해봤습니다.
sansan님. 시장의 규모에 의해서 저러한 상태가 만들어진다는게 제 의견입니다. 자본이 모이는 곳에는 '인재'가 모입니다. 출판사는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고, 작가들은 생계 걱정 없이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만 매진할 수 있으며, 독자들은 기꺼이 쓸만한 작품을 위해서 주머니를 열 수 있게 되는거죠.
반대의 경우는 독자들은 책을 사지 않고, 작가들은 의욕 없이 부업삼아 습작같은 글들을 써내며, 독자들은 애초에 돈 내고 사볼만한 가치가 없는 것이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거죠.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는 무언가가 고리를 끊어내줘야 하는데, 사실 아직 시장 규모 자체가 협소합니다. 좋은 작품들이 나와줘도 쉽게 파묻히게 되는거죠. 말씀하신 '약간의 노력'으로 '이윤'과 '시장발전'이 가능했다면 그걸 추구하지 않을리가 없지요. 기본적으로 영리 조직인데요. 이런 저런 여건들이 발목에 족쇠를 채우는 거고,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이 '돈'과 '위험관리'일 겁니다.
으음.. 지나가다가 그냥 한마디.. 물론 그 '토양'에도 문제가 있지만, 그 토양에서 힘들게 자라나는 작물들을 거두는 '농부'들의 문제도 상당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작물들을 아끼고 보살피는 성실한 농부들도 있겠습니다마는, 애써 힘들게 자라난 작물들을 제값도 치르지 않은 체 '클럽박스'라던가 '네이버 블로그' 등의 방법을 통해 마구 서리를 해가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제 생각에는 토양을 손보기 전에 우선 그런 사람들을 먼저 손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그래도 척박한 토양에서 겨우겨우 살아가는데 노력한 만큼의 대가도 받지 못한다면 더욱더 힘들겠지요.
물론 언젠가는 따라잡아야 할 것이겠지만 솔직히 힘든 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전업작가로 먹고 살수 있는 작가는 별로 되지 않지요. 시장규모가 작으니 어쩔수 없는 일이지요. 하지만 일본은 커다란 시장때문에 전업작가로 먹고 살수 있는 사람도 더 많겠지요. 그리고 성공시 보상도 훨씬 더 크고..
지금 인지도가 대단한 용대운작가나 그런 분들이 떼돈을 벌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우리나라의 용대운작가의 네임벨류라면 꽤나 많은 돈을 벌었을겁니다.
노력하고 투자해서 결실을 내놓으면 그 만큼 보상이 뒤따라야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데 그러지 못하니 어쩔 수 없지요.
전 오히려 어설픈 전업작가가 비전업작가보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여건에선 보상이 적을수밖에 없는데, 보상을 어느정도 받아가려면 시장에 맞춘 작품만 '양산'해내야 하니.. 그리고.. 일본의 라이트노벨 시장의 토양이 우리의 장르문학 시장의 토양보다 지름지다는건 인정하지만, 그로 인해 좋은 질의 작품이 나온다곤;; 그쪽이나 이쪽이나 대세는 청소년층 위주의 취향에 맞춰가는건 똑같습니다. 그 동네는 일부 매니아층의 취향이 청소년층과 일치하거나 더한 무서운 동네라는 차이, 그리고 그 매니아층의 자금력이 장난이 아니라는 차이가 있죠.
언제나 출판사를 씹게되지만, 사실 우리나라 장르출판사, 영세하다는게 큰 문제입니다. 뭐, 분명 출판사의 마구잡이 출판도 문제이지만, 그렇게 안 하면.. 대작은 한번의 대박일뿐, 그에 혹해서 규모라도 늘리면 부도납니다. 그만한 대작이 다시 나온다는 보장도 없고. 그에 비해 많은 평작을 찍어내면 꾸준한 수입을 보장받죠.
어쨌든, 파이를 키우려면 불법 공유부터 막는게 순서는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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