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황규영
작품명 : 이것이 나의 복수다.
출판사 : 발해
나는 작가 황규영에 대해 그렇게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늘 그랬듯 편의상 경어는 생략하겠습니다. 해량하시길..) 기실, 황규영의 소설을 접한 것은 '이것이 나의 복수다' 가 처음이다.
작가 황규영.
표사, 가즈 블러드 등으로 유명한 작가다.
사실 본인은 이 작품을 꽤나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나 1권이 그랬다. 강호에 엮인 갖가지 이해관계와 주인공의 화끈하면서도 인정미 넘치는 캐릭터, 그리고 감미료처럼 불쑥 튀어나오는 조연들의 모습이 재미있었다. 주인공의 닭살 돋는 연애 장면도 '으힛.' 하면서 재미있게 봤다. 잘 된 이야기다. 1권.
근데.. 2권?부터 약간 의아한 점이 있었다. 아니, 이건 아마 다들 생각했으리라고 본다.
주인공이 배신을 당했다. 그래서 복수를 하러 돌아왔다. 제목이 '이것이 나의 복수다.' 이니, 적절하고도 당연한 전개다. 본인이 꼬집으려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20년만에 부활한 주인공은 복수를 위해 용의자들을 찾는다. 뭐, 전개에 딱히 꼬집을 것이 없다. 바른 수순이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복수를 위하는 모습 역시 바람직하다. 암, 그래야지. 그런데 커다란 문제점이 권말? 권중? 에서 발견되었다. (필자가 책을 제대로 읽지 않아서 부분을 정확하게 집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 역시 3권까지 내리 읽었으므로 어느 부분인지 크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자신이 사랑하던 반려, 미려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것도 미려의 딸을 통해서다. 자, 여기서 주인공은 자신의 반려가 죽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 응당 주인공의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 무얼까?
'왜 죽게된 거지?'
당연한거다.
'너무 슬픈 나머지 미처 생각지 못했을 수도 있지!'
라는 궤변은 바라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모르는 사이에 죽었다. 그것도 40도 안된, 팔팔한 젊은 나이에. -그녀는 무공의 고수이기도 하다.- 의문이 안든다면 그것 당황하거나 판단이 흐려진 것이 아니라, 백.치.다.
자, 각설하고, 주인공은 배신자들을 하나하나 찾아간다. 그 와중에 미려의 남편도 만나고, 미려의 아버지도 만나고, 미려의 옛 호위무사들까지 만난다.
그것도 대부분 공석이 아닌, 사석에서 만난다. 그런데 주인공은 미려가 죽은 이유를 묻지 않는다.
'진짜 미치도록 알고 싶지만, 지금은 참는다.'
라는 식의 묘사도 없다. 주인공은 자신의 반려의 죽음의 이유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어 보인다. 그냥 복수에만 눈이 멀어 여기저기 들쑤신다.
오호 통재라-
3권? 2권? 부분에 주인공의 이런 생각이 나온다.
'이 복수를 말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죽었다.' (정확한 대사가 아니니 해량하길 바란다. 토씨 하나까지 외울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20년 이를 갈았던 복수까지 모두 잊을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의심하나 하지 않고 넘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솔직히 읽기 껄끄러울 정도였다. 더욱 이상한 점은, 3권 하반부다.
주인공이 미려의 어머니를 만난다. 그리고 거기에서 미려가 병으로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미려를 알고, 또 좋아했던 그 수많은 사람들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그 소리를 듣게 되다니!-
주인공은 당연히 거기서 지대한 의문을 품는다. 그녀의 죽음의 이유를 기필코 파헤치겠다고 다짐도 한다. 솔직히 직설적으로 말해 필자는 조금 욕을 했다.
정사대전에서 최고의 영웅이며, 전략가였던 그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는 짧디 짧은 생각이 아닌가. 아니, 그 수많은 사람들을 거치며 미려의 죽음의 이유를 묻지 않은 것은 왜며, 왜 하필이면 그제야 미려의 의문의 죽음을 깨닫고 분노한다는 말인가?
고작 이런 것으로 비평을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미려, 라는 히로인은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지극히 주요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 1권은 미려가, 2권? 3권?에는 미려의 딸이 나온다. 1권에서 강한 임팩트를 준 두 사람의 이야기에는 당연히 눈이 집중된다. 읽는 내내, 미려가 왜 죽었을까- 독자도 궁금해 미칠 지경인데, 정작 주인공은 안중에도 없다.
자, 이쯤에서 작은 투덜거림을 마치고자 한다.
이것이 나의 복수다. 솔직히, 재미있다. 하지만 내가 말한 이야기는 분명 작가의 미스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특히 미려의 죽음의 이유를 들었을때, 보는 사람마저 짜증났으니, 말 다 했다.(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이 부분은 비평해도 반박하지 않겠다.)
어쨋든, 이것이 나의 복수다. 분명 재미는 있다. 단순히 독특한 소재만을 들고 나오는 무협들과는 다르다. 하지만 나는 지고한 작가의 명성에 비교하자면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필자의 이 의견은 지극히 개인적이며 주관적인 이야기다.
자, 아직 읽어보지 못한 이여, 가서 한 번 읽어보라.
필자는 4권까지 가 볼 생각이다. 더 이상의 실망이 없길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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