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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1 선물개미
작성
09.02.24 20:32
조회
3,397

작가명 : 휘

작품명 : 검황 지존보

출판사 : 청어람

(같은 이름의 앞글에 댓글을 달고자 했는데, 며칠을 어름어름하다보니 high/low란으로 넘어가 버렸고, 마침 좋은 예도 있기에 같은 제목으로 새 글을 씁니다.)

"대경이 처음 객잔에서 보았던 동파육은 물론 개수백채와 이홍장잡회 등, 정말 맛깔스럽게 보이는 음식들이었다..."

(검황 지존보 1권 225페이지) (226페이지에는 이홍장잡회를 먹는 방법까지 나타남)

그냥 모르고 읽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갈 수 있는 단순한 문장입니다. 이홍장잡회는 요리강습에나 등장하고 개수백채는 정찬이 아니면 나오지 않지만 동파육은 단위 요리로도 팔고 있으니 굳이 먹어보려면 먹어볼 수도 있는 음식들인데, 이 요리들을 한번 구경이라도 한 사람에게는 이 설명들은 정말 황당한 내용이 됩니다. 모르는 게 약이고 아는 게 병이라지만 뭐 이미 알고 있는 걸 어쩌겠습니까?

일반적인 중국음식과는 거리가 멀게 시커먼 덩어리로 보이는 동파육은 '못생겨도 맛은 좋아'의 대표적인 예라고 알고 있는데, 그게 '정말 맛깔스럽게' 보일 수 있는지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를 수 있을 것이므로 그냥 넘어가기로 합시다.

그러나 다음 '개수백채'는 작가가 그게 뭔지 알고 썼는지 심히 의문입니다. '開水白菜'의 '개수'는 맑은 국이라는 의미고 '백채'는 그 중국음 '빠이차이'가 우리 말 '배추'의 어원이 된 것이므로 '개수백채'는 아무 것도 올라가지 않은 그냥 '배추국'입니다. 맛이야 국빈 만찬에 올라갈지 몰라도 이게 '정말 맛깔스럽게' 보인다면 주인공 대경은 산에서 자라 나물국도 먹어본 적이 없는 거겠지요. 이 역시 일반적인 중국음식과는 거리가 멀게 극히 소박한 음식입니다.

세 번째 음식, 이홍장잡회는 '이홍장(李鴻章)'의 '잡회(雜회)'(회=火+會)입니다. '회'는 모듬전골의 의미고 '잡'은 모듬의 강조가 되므로 '이홍장잡회'는 '이홍장에서 유래한 모듬전골'이라는 의미입니다. 아무리 국사시간에 졸았다 하더라도 이홍장은 민비, 대원군, 청일전쟁과 관련하여 계속 튀어나오는 19세기 말의 인물이므로 대한민국에서 정상적으로 중고 국사교육을 받았다면 모를 수가 없는 인물입니다.  ‘이홍장잡회’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이홍장잡회는 일본에 전권대사로 건너간 이홍장을 골탕먹이기 위해 일본인들이 중국인에게 낯선 음식을 차려놓자 이홍장이 한 냄비에 모아 넣고 끓인 것에서 유래한다고 하므로 안휘성(청나라 강희제 때까지 강남성) 음식이 된지 겨우 100여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유래가 맞건 안 맞건 이홍장은 19세기 말 인물이며, 20세기에 턱을 걸쳐 죽었으므로 거의 현대사의 인물입니다. 좌우간 이홍장잡회는 아무리 빨라도 19세기말 이전에는 나올 수 없는 음식입니다. ‘이홍장잡회’를 보고 '이홍장'이 연상되지 않는 게 오히려 비정상적인 거지요. 이쯤 되면 휘작가가 ‘동파육’이 소동파에서 연유한다는 걸 알고 있는지도 의심스럽습니다.

어휘구사력이나 맞춤법을 보아 휘작가는 고교 이상의 교육을 정상적으로 받았을 것이 틀림없다고 보이는데, 왜 ‘이홍장잡회’를 보고 국사시간의 그 ‘이홍장’을 떠올리지 못했을까요? 혹시 요즘에는 국사가 중고 교육의 필수과목이 아니라 이홍장이 누군지 몰랐을까요? 만일 국사 교육을 받았음에도 그랬다면 그 원인은 한자에 대한 무지에 기인할 것이고, 만일 그렇다면 그건 휘작가 본인만의 책임이 아니라 한자교육 정책과 현실적인 한자의 위상 문제라고 봅니다.

많은 분들이 무협의 주독자층이 10대, 20대인 것으로들 생각하는 것 같은데, 국내 무협의 효시라고 할 만한 정협지가 신문에 연재된 게 60년대 초반이므로 처음으로 무협을 대한 독자는 지금 6,70대가 되었을 것이고 이분들의 상당수는 지금도 여전히 무협독자입니다. 즉 공개적으로 대본소를 드나드는 10대, 20대뿐 아니라 이들에게 책을 부탁하고 인터넷에서 훔쳐보는 독자는, 한자 교육을 받은 4,50대, 한문 교육을 받은 6,70대까지 포함됩니다. 쪽팔려서 내놓고 표현은 안 하더라도 오히려 이들이 다수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늙다리들이 봤던 무협은 구무협이고 신세대들이 보는 건 신무협인 게 아니라 구무협들을 보아온 이들이 지금 신무협도 보고 있는 거지요. (얼마 전 거의 음란 로맨스소설에 해당할 삼마이 무협을 거창하게 ‘구무협의 부활’ 어쩌구 하고 내놓은 이들은 기정(奇情)무협이 구무협의 전부인양 착각하고 있더만...)

한문세대와 한자세대, 국어전용세대의 차이가 단순히 괄호 안에 한자를 병기하고 안 하고의 차이일까요? 그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한자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글자 하나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마치 영어에서 숙어와 파생어, 어원 등을 공부하듯 한자 한 글자를 배우면 그 용례, 연원, 고사성어 등 한 덩어리(packet)의 정보를 통째로 배우는 것입니다. 그러니 중국 고전에 대한 한문세대와 한자세대, 국어전용세대 간의 정보량의 차이는 아예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풍습이나 고증의 문제를 일부러 들춰 따지지 않더라도 한글전용세대가 쓴 무협에서 고전에 대한 정보량의 부족은 한문/한자세대들에게는 바로 눈에 들어오게 된다는 겁니다.

더구나 한자교육을 중단하고 한글전용을 채택하면서 원음 표기원칙 어쩌구 하면서 그나마 원래의 표기를 상상이라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막아버렸습니다. 예를 들어 한문세대는 ‘李鴻章’이라고 배워 ‘리훙장’ 시대를 살고 있고 한자세대는 ‘이홍장(李鴻章)’이라고 배워 ‘리훙장’ 시대를 살고 있으므로 ‘李鴻章’이라고 쓰건 ‘이홍장’이라고 쓰건 ‘리훙장’이라고 쓰건 그게 같은 짱깨를 가리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글 전용세대는 국사시간에 ‘리홍장’이라고 배웠을 것이므로 뭔 재주로 ‘이홍장잡회’를 보고 ‘리훙장’을 연상할 수 있겠습니까?

더더구나 휘작가가 ‘이홍장잡회’의 자료를 찾아봤다고 하더라도 중국어를 좀 알지 않으면 뭔지 잘 모를 ‘간자“가 병기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더더더구나 ’회(火+會)‘ 같은 건 웬만한 옥편에도 안 나오는 희자를 간자로 써놨는데, 이런 거 일일이 파악하려들다간 머리에 쥐날 정도일 겁니다.

더더더더구나 우리가 아는 한자는 이미 고문(古文)에나 사용되는 ‘죽은 문자’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80년대까지는 명동 중국대사관에 ‘중화민국’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한자는 당연히 정자를 배웠습니다. 90년대 들어 중공오랑캐였던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대사관으로 밀고 들어오면서 하루아침에 ‘중화민국’은 ‘타이완’으로 전락했습니다. 정자는 12억 중국인이 쓰는 ‘간체’에 밀려 겨우 2000만도 안 되는 ‘홍콩’이나 ‘대만’이나 사용하는 ‘번체’가 되었습니다. 1억 2천만이 사용하는 일본의 ‘약자’에도 눌리는 그야말로 소수민족의 소수 글자로 전락한 것입니다.

그러니 4,50대 이전에는 생활문자였던 한자가 이제는 국사나 동양사, 동양철학을 하는 이들의 전공에나 필요한 학문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한문교실을 몇 년 다녔다는 놈이 쓸데없는 ‘어조사 혜(兮)’는 알아도 ‘신문’을 한자로 써보라면 못 쓰고, 더 나가 중국어를 전공했다는 이가 정자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걸 실제 본 적도 있으니 이게 한자의 현주소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무협작가가 되려면 한문 공부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까지 보면 휘작가가 ‘리훙장’만을 배웠을 것이므로 ‘이홍장잡회’에서 ‘이홍장’이 19세기 인물인 걸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변명해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어쩔 수 없는 무식은 용서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나아가 휘작가의 주변상황이 빈한하여 배추국(개수백채)이 그리 맛깔나 보이는 것도 용서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더 나아가 이홍장잡회가 19세기말에 나온 음식인지 몰랐다는 것도 용서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뭔지도 모르는 걸 아는 척 “...닭고기에 해삼을 말아 입에 넣었다.” 운운하며 사설을 늘어놓는 건 기만행위에 해당하는 것 아닙니까?

영국의 독설가 오스카 와일드는 ‘지상 최고의 조크는 ‘좆’도 모르면서 ‘쇠좆매’에 대해 썰을 푸는 것‘이라 했습니다. 도대체 왜 자기가 모르는 걸 아는 척 살을 붙여가며 사설을 늘어놓는 건지 그 심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 업무분야에서 가장 많은 책을 낸 이는 우리 분야의 수준을 너무 내리 깔아 쪽팔리니까 제발 책을 내는 건 자제해 주었으면 하는 이입니다. 저희 교회에서 식당을 하는 이들은 교회에서 음식을 할 때는 사람들이 절대 근처에도 못 오게 하는 이들입니다. 제대로 아는 이들일수록 자기 지식을 풀어놓기에 신중하며, 제 맛을 낼 수 있는 이들은 오히려 남에게 돈을 받고 음식을 내놓기를 겁냅니다.

설사 구무협 세대라도 지금 읽을 수 있는 건 신무협뿐이니 한자를 모르건 시대적 고증이 틀리건 세대의 차이로 보아 다 용서들 할 겁니다. 그러나 워낙 중국 고전에 대한 정보량의 차이가 커서 신무협 작가가 아는 척 해봤자 조사하면 다 나오니 제발 객쩍은 소리 좀 늘어놓지 말고 두루뭉실 넘어가기를 바랍니다. 큰 스트레스 없이 200페이지까지 잘 넘어 왔기에 그냥 ‘개수백채’, ‘이홍장잡회‘만 열거하고 넘어갔어도 용서할 수 있는데 왜 ‘이홍장’도 모르면서 ‘이홍장잡회’에 대해 잘난 척 썰을 풀어 스트레스를 주는 겁니까?


Comment ' 29

  • 작성자
    Lv.73 부정
    작성일
    09.02.24 20:45
    No. 1

    뭔가 가슴에 와 닿는 내용들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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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0 백면걸인
    작성일
    09.02.24 20:50
    No. 2

    글쓰신 분께서 좀 흥분하신 듯 날이 서 있긴 하지만
    주장하시는 바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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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6 올드루키
    작성일
    09.02.24 20:52
    No. 3

    글을 읽으면서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 읽었습니다. 비꼬거나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무서웠습니다.

    사실 반감이 생기는 부분도 있고, 극단적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감정은 모두 개인적인 부분이고, 전체적으로는 모두 수긍하고 있습니다.

    전 사실 단어 하나에도 유래를 알고, 아는 것만 쓰고, 모르는 것은 공부하면서 쓰길 바라지 않습니다. 사실은 정말 그렇게 바라지만, 현 무협시장에선 극히 어려운 일이란 것을 알기 때문에 천천히 나아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 글이란 일종의 설득의 작업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소설을 읽을 때, 제가 납득하고 이해해서, 제가 설득 하게끔만 써줘도 충분히 만족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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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3 武痴
    작성일
    09.02.24 20:59
    No. 4

    작가로 하여금 변명의 여지가 없게 만드는 살벌한 비평이군요.
    작가분들이 글을 쓰실때 단지 경제적 이득만이 목적이 아닌 자신의 작품에 자부심을 가지려면 되도록이면 공부를 해서 올바른 지식으로 설을 푸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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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립립
    작성일
    09.02.24 21:07
    No. 5

    우와.. 선물개미님 정말 대단하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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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새벽5시
    작성일
    09.02.24 21:34
    No. 6

    정말 속시원한 글입니다. 공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탐구
    작성일
    09.02.24 22:02
    No. 7

    뜬금없이 이홍장잡회를 먹고싶어 졌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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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1 강찬强璨
    작성일
    09.02.24 22:05
    No. 8

    대장금엔 만한전석이 나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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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6 天月流歌
    작성일
    09.02.24 22:06
    No. 9

    오오 수많은 글들을 high로 보내신 선물개미님 또오셨다

    역시 전문지식에 가득찬 비평글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무의식
    작성일
    09.02.24 22:28
    No. 10

    궁금합니다. 다른분들은 이홍장이라는 이름을 국사시간에 들어보셨습니까? 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고교시절 국사는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었으나 이홍장이라는 이름은 국사시간에 들어본적은 없습니다.
    세계사 시간엔 들어본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10년전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그냥 국사시간이라기 보다는 세계사 시간이 맞지 않을까 해서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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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8 회색
    작성일
    09.02.24 22:37
    No. 11

    글을 쓴다는 사람들이 본다면 글을 쓸 때에 보다 신중하게, 더욱 노력을 기울이게 만드는 비평글이군요~. 이런 비평글들이 많아져야 할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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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86 금원
    작성일
    09.02.24 22:37
    No. 12

    들어봤습니다. 그리고 홍콩영화 같은데서 자주나왔죠. 저는 오히려 영화가 먼저생각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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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4 必滅
    작성일
    09.02.24 22:53
    No. 13

    이런게 寸鐵殺人이 아니라면 뭐가 寸鐵殺人 이겠습니까.
    속이 후련한 글이로군요.
    절대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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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4 必滅
    작성일
    09.02.24 22:55
    No. 14

    이홍장이 국사시간에 나오지 않을리가 -_-;
    요즘 국사에는 개항기~일제강점기 역사가 빠져있습니까?
    저희 때랑 다른 모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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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2 잿빛하늘
    작성일
    09.02.24 22:57
    No. 15

    이홍장은 텐진조약, 청일전쟁, (청일전쟁으로 인한)시모노세키조약 등의 주인공(?)으로, 조선 말기 근현대사의 주요 조연중 하나이니 세계사의 중국파트에 더 자세히 나오겠지만, 우리 국사에도 나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심재열
    작성일
    09.02.24 22:57
    No. 16

    모르면 모르는 대로.. 제발 모르면서 아는 '척'은 하지 말기.
    차라리 인터넷 검색이라도 잠깐 하던지..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4 무의식
    작성일
    09.02.24 23:08
    No. 17

    국사책에 나오나 보군요. 제가 실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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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46 紅葉滿山
    작성일
    09.02.24 23:11
    No. 18

    중요한 부분을 적확하게 지적하셨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120% 해주셨습니다.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8 하늘의땅
    작성일
    09.02.25 00:31
    No. 19

    이홍장은 꼭 국사책이 아니더라도 중국 개화기(?)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인물인걸로 기억나는대요. 그래서 귀에도 더 익고요. 여튼.. 대단하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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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선물개미
    작성일
    09.02.25 14:08
    No. 20

    이홍장은 배추김치의 연원에도 관련이 있습니다.
    조선 초에도 백채(白菜)라는 기록이 있지만 당시의 배추는 지금처럼 한 덩어리의 결구(結球)배추가 아니라 '하루나'처럼 벌어지는 불(不)결구 내지 반(半)결구 배추였습니다. 지금의 결구배추는 18세기경 만주에서 품종개량된 것으로 북경을 오가던 연행사들이 국내에 들여왔지만 재배에는 실패했습니다.
    이홍장이 청군을 파견하여 대원군의 하야시키면서 주로 산동에서 왕서방들이 따라 들어왔는데, 비단이장사도 있었겠지만 당시 이들의 주업은 채소농사로 서울, 인천 근처에서 결구배추를 재배했습니다. 한자로 쓰면 같은 백채(白菜)지만 조선배추는 불결구 내지 반결구 배추고, 왕서방이 파는 결구 배추는 '빠이차이'였으므로 결국 이 이름이 지금의 '배추'로 굳어진 것입니다. 김치의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배추김치의 역사는 이홍장잡회와 별 차이가 없는 거지요.
    왕서방이 팔던 다른 채소로는 "시금치"가 있는데, 이는 줄기가 보라색인 풀이라는 뜻의 자경초(紫經草)의 중국음 "시껑추'에서 유래한 것이므로, 요즘 슈퍼에서 파는 시퍼런 개량종 시금치는 절대 시금치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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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선물개미
    작성일
    09.02.25 14:44
    No. 21

    (괜히 사족을 달아 사족에 발톱까지 붙이게 됐군요.)
    시금치의 자경초 유래설은 이훈종 선생의 학설이고, 16세기 훈몽자회에 나오는 적근채(赤根菜)의 만주식 발음이 시금치의 유래라고 설명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북경어로 읽으면 '치긴챠이' 정도가 될 텐데 북경어란 것 자체가 만주식 중국어이므로 이와 별도로 만주식 발음이 존재한다고 하는 건 시금치의 국내 재배역사를 늘려잡기 위한 억지라고 보입니다.
    물론 훈몽자회의 적근채가 지금의 시금치일 가능성은 높지만 '시금치'라는 이름의 유래는 이훈종 선생이 맞다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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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4 asterion
    작성일
    09.02.25 17:26
    No. 22

    고등학교 졸업한지 몇년 되었지만, 이홍장은 국사책에서보다는 세계사책에서 더 비중있게 다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지 궁금하여 국사책을 보니 이홍장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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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선물개미
    작성일
    09.02.25 18:31
    No. 23

    이홍장은 청말 태평천국의 난에 공을 세워 북양대신으로 잠시 실권을 잡았다가 청일전쟁의 패배로 북양군 자체가 아예 몰락했으므로 한중일의 근대사에 잠시 등장할 뿐 세계사에 비중을 가지는 인물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교과서가 계속 바뀌므로 님이 배운 국사 교과서에 실제 이름이 안 나올 수 있음을 인정하더라도, 이홍장은 대원군을 납치하여 임오군란을 진압함으로써 민비 정권을 재집권시키고, 갑신정변을 진압하고 이어 청일전쟁을 치른 주체입니다. 이 사이 조선에 관련된 청일간의 제물포조약, 시모노세키조약, 텐진조약의 청나라 측 당사자이므로 이홍장 이름을 한번도 거명하지 않고 이들 사건들을 가르칠 수 있다면 그 선생이 정말 대단한 능력일 겁니다.
    실제 조선에 출병한 건 이홍장의 참모 오장경이고 그 휘하에서 중화민국 초대 총통이자 마지막 황제인 원세개가 출세했는데, 구한말의 역사를 배우고 이홍장과 원세개를 모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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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46 紅葉滿山
    작성일
    09.02.25 19:51
    No. 24

    위안스카이만 알고 원세개는 모를 수도 있겠지요.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蜀山
    작성일
    09.02.26 01:32
    No. 25

    이홍장은 적어도 고등학교 세계사에서는 분명한 기억을 남길만큼 등장하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실제로 대단한 사람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해당 작가님이 지나치게 성의없이 자료를 준비한 것은 분명하다고 보이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자공
    작성일
    09.02.26 14:11
    No. 26

    학교에서 일명 '태양 변의 신비'에 대해서 가르치지 않나요.
    저는 선생님께서 이렇게 가르쳐주셔서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태평천국운동, 양무운동, 변법자강운동, 의화단운동, 신해혁명.
    이홍장은 꽤나 친숙한 이름일 텐데. 아마 교과서에 사진(그림?)으로도 실려 있을 걸요.황비홍에도 나오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급식우
    작성일
    09.02.26 22:49
    No. 27

    수업시간에 잠잔 사람은 모를 수도 있답니다 ㅎㅎ
    작가님들.. 제발 공부 좀 합시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작성일
    09.09.22 16:09
    No. 28

    꼭 붙이고 싶었던 말은. 민비라고 부르지 말라고요..;; 명성황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선물개미
    작성일
    09.12.04 14:14
    No. 29

    리플이 석달이나 늦어 누가 읽어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민비를 명성황후로 부르는 이를 볼 때마다 역사앞에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쪽팔리는 줄 모르고 명성황후라니... 나라가 힘이 있어 칭제건원을 한 것이 아니라 청일전쟁의 빌미가 되었던 청나라의 간섭을 공식적으로 배제하고자 대한제국을 선포한 것을... 칭제건원을 처음제안한 것은 갑신정변에서 친일정권이며, 대한제국을 선포한 것은 1년 동안 러시아 공사관에 피난가 있던 소위 아관파천에서 덕수궁으로 돌아오자마자 였습니다. 그게 1897년의 일인데 그 2년 전인 1895년에 일본 낭인들에게 참살당한 민비에게 명성황후란 시호를 내린 것이고...

    그러니 명성황후란 명칭을 들출 때마다 역사 앞에 의분을 금할 수 없는데 그걸 마치 자랑스런 칭호인듯 사용해대는 이들은 무식한 건지 용감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칭제건원이란 미명하에 외부지원세력조차 차단당한 대한제국이 일본에 치안권을 뺏긴건 1904년의 일이고 을사늑약이 체결된 건 1906년, 국권을 완전히 강탈당한 건 1910년의 일인데, 일본에 참살당한 민비를 명성황후로 부른다고 민족의 자존심이 살아납니까?

    초기 독립군의 대다수는 망해버린 '대한'이란 이름이 부끄러워 조선독립군이라고 자처했으며, 1919년 임시정부가 설 때도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때문에 조선혁명군 등의 이름으로 등을 돌린 이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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