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황규영
작품명 : 참마전기 3권
출판사 :
황규영씨의 소설은 스윽 보고 후끈 달아오르게 해주는 킬링타임용이 무엇인가를 보여 줄 수 있는 작가이다. 상대적으로 빠른 연재속도로 기다릴 필요가 없어 이 점이 인기작가 자리매김에 더 해준다. 그러나 쉽게 쓴 글일 수록 무개념이 충만하는 장르문학개념의 법칙을 여실히 증명케 해준다. 어렵게 풀 필요도 없고 대화 하나만 살펴보자.
"봉명식, 니가 무슨 재주를 부려도 나를 이길 수 없다. 난 백도대장이고 너는 내 부하들보다 약한 행정무사이니까."
초딩들끼리 대화하는 또는 초딩들에게 착실하게 설명해주는 듯 한 이 대화는 20대들 혹은 30대가 보기에는 정말 역겨울 정도로 단세포적이다. 좀만 머리를 굴리면
저 대화는
"책상에 앉아서 붓이랑 씨름이나 하더니 머리가 훽 돌았나 보구나. 오너라 이 내가 왜 백도대장인지 오늘 확인시켜주마"
정도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대화문 뿐만 아니라 화자가 글을 풀어내는 글 전반에도 그런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유치찬란한 문체에 부족한 어휘, 그리고 한자명사의 극도의 부족함. 인물의 이름 마저 여기가 한국인지 중궈인지 애매하게 지어놓으니..글을 쓸 때 준비를 별로 하지 않는 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솔직히 사람들이 그렇게 격찬하던 표사에서는 지금의 농담따먹기가 안나올 뿐이지. 필력 자체는 변한게 없다고 본다.
물론 황규영씨가 돈을 벌고 싶어서 이런 책을 내놓는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실제로 내가 이 참마전기3권을 손에 넣기 까지 책방 3개를 전전하면서 10일이 넘게 걸렸으니 그 인기는 가히 짐작할 만 하다. 하지만 너무 자신의 발전을 외면하여 현실에 안주하게 되면 결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기억해줬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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