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별도
작품명 : 낭왕
출판사 : 청어람 (기억안남이라 쓰고 청어람이라 읽는다. 찾기 귀찮았..)
별도작가님의 최근 신작 낭왕.. 작가본인은 '구무협의 르네상스'를 지향한다 말했습니다. 사실 저에게 구무협이란 '전3권, 3처4첩, 기연난무, 막강한 적' 정도입니다. 거의 대부분은 이 범주를 벗어나질 못합니다. 그런데도 별도작가님은 '구무협의 르네상스를 추구한다' 라 말하기에 저는 왜! 라는 물음을 가지고 낭왕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별도님의 위장전술에 저는 낚인(?)것입니다. 전혀 구무협이 아닙니다. 사실 이 소설과 전작 검은여우와 차별화 되는건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별다른 차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똑똑한 주인공, 주인공의 성에 관한 의식(이건 전적으로 별도라는 작가의 성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읽기 시작한 '투왕'부터 성에 대해서는 관대한 성향을 갖았다고 생각합니다.) 뭐 쉽게 말하면 '쳐녀만 좋아하는 기존 소설'과는 차별화 된 '사람'자체를 사랑하는거죠. 처녀 이딴게 중요한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런 사람과 사랑(?)하는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라는게 글에 들어나는 별도작가님의 성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충 내용을 훑어 보겠습니다.
어느날 정무련의 한축을 담당하는 '검후'가 자택에서 채음을 당한체 살해 당합니다. 살해동기도 없으며, 밀실이고, 용의자도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독군, 낭왕 이단'이 등장합니다.
대단히 인간미 넘치는 낭왕 이단이 등장하면서 사건이 시작합니다. 아니 이미 사건은 시작되었고, 낭왕이 거기에 끼어드는 형국이죠. 초반은 '수사물'처럼 시작합니다. 하지만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이 '추리'하는 부분을 조금더 강화시켰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입니다. 시작은 '추리물'처럼 시작했지만,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약간 아쉽다 랄까요? 아니 생각할 여지를 주지 않았다기 보다는 독자에게 주어진 단서가 너무 없었습니다. 그것이 독자의 추리를 가로막는 장벽같은 것이었죠.
그렇게 수사를 하던 낭왕은 뜻밖의 인물에 의해서 제지를 받습니다. 바로 검각의 2인자였던 '나극'이라는 인물에게서지요. 사실 이때 눈치를 챘습니다. 검후에게 비밀이 있고, 이 나극이라는 인물은 그 비밀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비밀은 검후의 죽음과도 관계있겠구나!! 라는걸 말이지요. 사실 설정상(?)인지 모르겠지만 나극이라는 인물은 멍청하게 그려집니다. 뭐 어쨌든 이건 넘어가기로 하지요. 글 자체에 대한 비중으로 놓고보면 작은 부분이니..
그렇게 나극이라는 인물에 의해 제지받은 낭왕 이단은 결국 발걸음은 돌려서 '채음'하는 인물을 수사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요화'가 그 단서 입니다. 사실 단서라기 보다는 그런짓을 할만한 용의자중 한사람이지만, 이단은 요화를 찾아나섭니다. 그 과정에서 광마를 찾게 되고 과서 회상으로 불연듯 넘어갑니다. 그리고 처음 정무련에서 만난 '차가람'이라는 여자와의 얽힌 이야기를 풀어 나갑니다. 그리고 다시 이야기를 진행시키지요.
스토리 라인을 정확히 밝히지 않으려고 노력한 덕분인지 누더기가 되버린 느낌입니다. 머릿속에 그려진 스토리 라인을 토막토막 내서 이정보면 보여줘야 겠다 라고 생각한 만큼 글이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럼 전작 검은여우와 비교해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겠습니다. 검은여우에도 이미 시도된 것이 대다수 포함되어있습니다. 글 형식이 말이지요. 오히려 '검은여우의 또다른 버전'이라는 느낌이 들정도로 상당한 유사점을 보입니다. 하지만 다른 점도 눈에 띄는게.. 주인공이 아닌 조연급 인물들의 표현에 상당한 지면할애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검은여우는 통상 그렇게 많은 지면할애가 없었지만, 낭왕에서는 '이단'을 중심으로한 '차가람' 그리고 '검후의 죽음에 관련된 세력'이 나뉘어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차가람에 대해서는 3권부터 이어지기 시작했지요. 또한 달라진점은 성에 대해 숨김이 없어졌다라는 걸까요? 조금의 가림없이 표현된 처음부터 끝까지는 저속하다는 느낌보다는, 저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랑하는법 이라는 tv교양 프로그램을 보는것 같습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까지도 그려지는 것이지요.
구무협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별도작가님이지만, 전혀 구무협스럽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몇가지 구무협스러운 설정을 집어넣었지요. 그래서 더 감칠맛 나는 느낌입니다. 기존의 신무협 소설들은 몇가지 보이지 않는 제약이 있었습니다. '성'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옹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거니와, 신무협 초창기의 '인간적인 모습'은 사라지고 점점 케릭터들이 정형화 되는 느낌입니다. 그런 차에 이런 소설은 가뭄의 단비와 같다랄까요? 케릭터 하나하나가 살아있습니다. 그런 케릭터들이 살아 숨쉬는.. 그래서 저는 별도작가님을 좋아합니다.
낭왕 요즘 보기 드믄 소설입니다. 아직 스토리 라인이 어디까지 이어져있는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3권까지로 비춰보면 결국 검후의 죽음을 밝혀내고 음모세력과 맞서는 것 정도까지 일것 같습니다. 아 검은여우와 차별화 되는 부분이 또 있군요. 바로 이부분입니다. 검은여우는 어떤의미에서 성장물 입니다. 어렸을대 팔려와 특수대원이 되고 그런 특수대원에서 황상을 보필하는 자리까지 올라간 주인공의 일대기를 그린다면(검은여우 10권까지 입니다.) 이것은 하나의 사건으로 이어지는 또다른 사건의 연속 그리고 그것의 끝을 표현하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3권까지 진도는 늦습니다. 하지만 워낙 필력이 좋다보니 그런건 잊어버리고 집중해버리지요.
글을 다 읽고 나서 한가지 아쉬운점이 문득 떠오른게 있다면, 너무 많은 지면을 주인공 이외의 케릭터들에게 쓰고있지 않나! 라는 점입니다. 3권 중반 넘어가면서 이단이라는 케릭터는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모두 사건에 휘말린 자들이 풀어나가는 것이지요. 물론 작가님은 필요한 설정이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에 그렇게 썼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굳이 음모의 세력을 다 밝힐 필요는 없었다 라는 생각과 동시에 아쉬움이 드는건 어쩔수 없었습니다. 글 초반분에 말했다시피 독자가 추리할만한 여지를 차단해 버린 것이지요. 그리고 그 해답은 한권이 가기전에 다 나와버립니다. 맥이 풀리지요(사실 전 기뻤습니다 제 추리가 어느정도 맞았기 때문이죠 ㅎㅎ )
르네상스무협을 표방한 낭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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