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 많죠.. 강호에서 칼밥 먹으며 살아온 나이도 지긋한 절정 고수라는 것들이 주인공의 행사에 벌벌 떨면서 굴욕을 그대로 받아들이질 않나... 암만 절정 고수에 독종에 악바리라고 설정해도 엑스트라 수준으로밖에 인식이 안될 때가 많네요. 이렇듯 주인공을 드러내기 위해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 중 납득이 갈만한 전개는 정작 몇 작품 없더군요;;;
다만 정절이라는 관념에 대해서만이라면, 아무래도 옛 중국에서는 여자를 물건 취급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굳이 납득을 못할건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내가 질리면 자식과 함께 팔거나 교환하는 일도 성행했다고 하니... 몽골에서는 형제가 죽으면 자식과 아내를 다른 형제가 물려 받는다고도 하니 말입니다.
적어도 지금의 정조 관념과는 많이 틀리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좀 딴소리지만 쓰신 글에서 강간의 피해로 정절만 강조하시길래 적어봅니다. 전 성폭행에서 정절이니 정조니 하는 개념을 말하는 것에 거부감이 듭니다. 엉뚱한 곳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아서요.
성폭행이 극악한 범죄인 이유는 정절을 해치기 때문이 아니라 성폭행이 그 자체로 심각한 인권유린이기 때문이죠.
정절이라는건 서로 상대방에게만 충실할 것을 약속한 상대가 있을때, 쌍방이 가지게 되는 그 약속 이행의 의지라고 볼 수 있을텐데요.
그런 정절을 지켜야할 상대가 없는 사람이 성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당연히 있을텐데도 불구하고 성폭행에서 정절문제를 일반적으로 들이대는건. 마치 애인도 배우자도 없는 여자에게도 지켜야할 정절은 있다는 말처럼 들립니다. 다시말해 여자에게는 혼전순결의 의무가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는 말이죠. 불쾌한 전제 아닌가요?
또한 정절을 지켜야할 상대가 있는 경우라고 해도, 성폭행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그것이 정절을 해쳤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당연한 것 아닌지요.
강간 문제를 얘기하면서 정절 운운하는 일은 피해자에 대한 또다른 모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말씀하신 독보군림 7권 내용은 저도 어이없긴 매한가지네요. 그저 정신나간 설정이라는 말 밖에는..
독보 군림의 글 쓰신 분이 지적하신 장면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꽤있고 문피아 여러분들처럼 애정과 관심으로 무협을 보시는 분들이 아닌 일반적인 독자분들은 그냥 별 생각없이 보시기에 이런 부분에 있어서 작가님께서 크게 신경을 쓰시지 않는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무협 소설의 근간을 이루는 시대 배경을 본다면 이해 못 할것도 없습니다.
지금 우리의 사회 처럼 국가의 공권력이 잘 정비되어 있다면야 무림이고 뭐고 다 필요없지만 지금도 중앙 아시아에는 마적들이 총, 칼을 들고 설치고 바다에는 해적들이 원양어선들을 나포하고 돈을 요구하며 세계 각국의 분쟁 지역에서는 각종 잔악한 학살과 강간, 인종 청소가 자행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북한이 도발하여 전쟁이 일어나고 각종 지역적 소요가 일어나 현재의 미얀마같은 상황이 된다면 일개 여인의 강간에 복수고 용서 그런게 어디 있겠습니까.당장 목숨 부지하기도 힘든 마당에 말입니다.(물론 그렇다고 그런 비윤리적 행동이 정당화 된다고 보지는 않고 지적하신 책 내용이 당연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물론 비유가 극단적인 부분이 있으나 무협 소설의 배경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복수와 각 군벌들의 세력 다툼이 빈번한 고대 사회라는 개념을 가지고 소설을 보신다면 아무래도 책 보시기 편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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