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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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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15 한뉘
작성
08.08.02 17:59
조회
3,083

작가명 : 임홍준

작품명 : 진호전기

출판사 : 뿔미디어

진호전기가 처음 나왔을 때 좋은 작가님이 한 명 또 나왔구나하고 생각했었다. 물론 지금도 작가님의 문장력이나 묘사력, 글의 전제가 되는 기본지식 등에 대해서는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6권 초반에서도 침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엿볼 수 있다. 나같은 독자야 솔직히 그게 맞는지 틀린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글을 쓰는 작가님이 아무런 배경지식도 없이 날림으로 쓰지는 않았으리라. 첫 작품을 쓰는 분이 이 정도면 얼마나 훌륭한가.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들이지만 상당히 잘 묘사되어 있는 액션씬과 그에 관한 기초지식, 통쾌하면서도 전혀 억지스럽지 않은 내용의 흐름으로 나처럼 비비꼬는 거 싫어하는 독자에겐 딱 안성맞춤이었다. 출간속도하며 빡빡한 지문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흐뭇한 기분이 절로 들었다.

사실 나는 이런 전형적인 내용을 작가님만의 개성있는 글솜씨로 풀어내는 것을 좋아한다. 독특한 소재와 문장으로 초반에 눈길을 확 잡아끄는 글들 중 뒷심이 딸리는 것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아직도 무협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와 '협'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주인공이 나쁜 놈이라면 좀 안습이다.

5권이 나왔을 때 조금은 걱정스러웠다. 그리고 문피아에 감상을 썼던 기억이 있다. 단점을 메우기 위해 장점을 훼손하는 실수를 작가님이 범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우려가 생겼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나같은 독자님들이 꽤 많았던 모양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었기에 문피아에 진호전기가 한 동안 주관심사가 되었었다.

나의 걱정은 여주인공의 '성폭행'당한 데에 있지 않았다. 5권은 뭐랄까 1권부터 4권까지 이어지던 내용과 그 흐름을 달리한다고 해야하나. 굳이 넣지 않았어도 될 내용을 작가님이 주인공의 위기를 만들기 위해 억지로 삽입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약간 걱정했었다.

5권을 보고 6권부터는 안 본다고 혹평한 독자님도 많았더랬지만 나는 내심 6권을 많이 기다렸다. 5권에서 잠시 실망했다고 그 전에 보여준 작가님의 기본기가 어디 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5권내용을 그렇게 써놓고 6권을 어떻게 풀어갈까 상당히 궁금했었다. 그리고 답이 나왔다.

솔직히 나는 예상도 못했지만 다른 분이 감상을 쓴 것을 보니 이런 내용전개를 예상하고 있었던 분도 제법 되는 듯 하다. 아무튼 무리없이 내용전개가 흘러갔다. 아! 중간에 2가지 정도는 뺏으면 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하나는 당묘화에 대한 처리(?)와 히로인인지 막장캐릭인지 알 수 없는 연지하의 등장이다. 당묘화에 대한 내용은 시기와 절차상에서 좀 더 후반부에 나오는 게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연지하는... 정말 이 캐릭은 처음부터 맘에 들지 않더니 갈수록 짜증난다. 진호전기를 쓰면서 작가님이 한 최대의 실수는 연지하를 넣은 것이라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다. 여주인공인지 아닌지 알 수 없게 되었지만 이 정도 비중있으면서 이렇게 생각없는 인물을 만들기도 힘들 것이다. 사족을 달자면 진호가 그 시간에 왜 거기로 온 게 궁금한 것보다 자신이 진호를 찌른 것을 반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된다.

6권을 전부 보고 난 소감은 기대반 실망반이다. 위에 말했던 데로 작가님 기본기가 어디 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원시원하게 읽혀지고 재미있다. 하지만 왜 이렇게 내용을 비비꼬는지 알 수가 없다. 진호가 기억XX이 되고 XX에 들어가는 바람에 전개가 상당히 복잡하게 되어간다.

아직까지 완결이 되지 않는 글을 지레짐작하여 혹평하는 것은 독자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조심스레 말을 해 본다면 글이 일관성을 잃고 있다고 생각된다. 거침없던 주인공이 부평초가 되어간다. 나름대로 주관이 뚜렷하던 주인공이 갑자기 이상해지고 있다. 물론 사랑에 대한 배신감으로 인한 충격, 기억XX이라고 변명해 보지만 오늘은 갑돌이네 편들어서 갑순이네 집을 줄초상 놓더니 내일은 갑순이네 편들어서 갑돌이네를 줄초상 놓는다. 실컷 사람 죽여놓고 '어... 그 일은 기억에 없는데요' 이러면... 죽은 사람은 뭐가 되는가. 대의도 없고 명분도 없고 힘이 있다고 그냥 자기 기분대로 하는 주인공이라면 그게 요즘 말하는 막장캐릭이랑 뭐가 다를까.

아직 진호가 막장캐릭이 되는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어떤 전개가 될 지 궁금해서 7권도 사실 제법 기다려진다. 7권에서는 행동은 과감하고 냉철하지만 가슴은 따뜻한 원래의 진호가 되어서 복귀하길 기대해본다.

진호전기는 참 애매한 책이다. 작가님의 글솜씨를 보자면 근래에 나온 신인작가님들 중에서 뛰어난 분들 중 한 분이라고 보여지기 때문에 당연히 추천할 만하다. 하지만 후반부(완결이 몇 권인지 모르기 때문에 어쩌면 중반일수도 있겠다)로 갈수록 선뜻 추천하기 어렵게 만드는 전개로 가기 때문에 추천과 침묵 사이에서 나를 고민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을 거리가 쌓여서 고민하시는 독자님들 말고 읽을 거리가 없어서 '요즘 왜 이렇게 읽을 만한 책이 없어'라고 투덜거리는 독자님과 '여주인공이 성폭행당한다던데'라고 생각하며 읽어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하는 독자님이 있다면 진호전기를 한 번 읽어보고 스스로 평가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Comment ' 17

  • 작성자
    Lv.88 발칸정중사
    작성일
    08.08.02 20:48
    No. 1

    구무협식의 전개(5, 6권)에 식상한 분들은 책을 접게 만들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오미크론
    작성일
    08.08.02 21:19
    No. 2

    5권에선 가장 논란이 많았죠. 1권 보고 꽤나 재미있네한다음 뭔가의 기운을 느끼고 한동안 안봤었는데..,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38 대마21
    작성일
    08.08.02 22:42
    No. 3

    우리가 흔히 통속적인 드라마라고 일컷는데..
    진호전기는 구무협의 형식을 많이 채용한 통속적인 무협소설이라고 봅니다. 통속적이고 구무협스러운 요인이 재미를 반감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구무협적인 부분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진호전기가 수작은 아닐지언정 범작은 되지 않을가 싶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햇님아
    작성일
    08.08.02 23:52
    No. 4

    상실. 마교??????
    ㅡㅡ;;;
    XX,XX 추측 ;;;
    아니면 말구요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maya
    작성일
    08.08.03 00:09
    No. 5

    음 기억상실이라...
    제가 젤 싫어하는게 기억상실 나오는 드라마입니다.
    개인적으로 쓰레기라 부르죠(순전이 개인적임)
    실망이네요...
    꼭 기억상실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야 했는지....
    거침없는 진호의 행보에 참 즐겁게 읽던 책인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3 무념무상
    작성일
    08.08.03 00:17
    No. 6

    초반에 기역xx야 스토리전개상으로 이해라도 하지만 이건 중간에 기역xx되어서 xx로 가버리는 막장 전개는 쫌.

    xx에서 받아주는것도 신기하고 만약 받았다면 넌 무당을 멸문시켜라 하고 바로 보내러미. 기본적으로 진호와 무당의 관계는 이미 발혀진 사실이고 진호의 무공은 무당하고 상극. 딱이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도레.
    작성일
    08.08.03 12:26
    No. 7

    기억 상실.. g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서희(曙曦)
    작성일
    08.08.03 16:27
    No. 8

    6권, 작가님 실력이 있으니 전반적으로 무난했지만 실망스러운 점도 있었다는데 동감. 제 생각엔 기억을 어찌 해버리 것보단 혼란이 있어 힘들어하더라도 어서 마음을 정리하고 (연지하와 얽히기 이전의) 북룡으로 돌아와주길 기대했는데, 그것은 7권으로 미뤄질 듯... 5권의 황당함이 6권에서 제대로 해소되지 않아 답답함이 이어지네요. 모쪼록 다음권에선 기억상실 따위 집어치고 연지하 사건부터 처리해주기를... 바라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이사님
    작성일
    08.08.03 18:02
    No. 9

    기대했건만 보는 내내 짜증만 나서 다음권은 보고싶지가 않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Odysseus
    작성일
    08.08.03 18:46
    No. 10

    글솜씨나 액션신같은 부분은 신인중에서 돋보일만 합니다.. 하지만 문우영님과 이길조님만큼의 호평을 못받는건 스토리와 전개자체에 문제가 있다는거죠.. 읽은후에 드는 생각이.. 시놉시스가 과연 존재하는가 입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전개가 되는지 상상이 안갑니다.. 전쟁으로 따지면 전술은 뛰어난데 전략이 망했다고 할까.. 임홍준님의 차기작이 있다면, 그 차기작을 빌릴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쭌님
    작성일
    08.08.03 23:30
    No. 11

    저도 기억상실이 들어간 것을 가장 싫어함...
    일단 뭐랄까. 답답해서 미칠 것 같달까.
    속시원하게 풀어나가는 게 좋은데.
    이상하게도 기억상실에 걸리면 옛 기억과 되게 꼬이다가.
    마지막에나 풀리더군요.
    그런게 싫다능.....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고소원
    작성일
    08.08.04 23:32
    No. 12

    조금 유치하고 인간상이 단순하고 스토리는 억지로 이어지는 듯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3 바꿔볼까
    작성일
    08.08.06 12:38
    No. 13

    5권부터.. 이상하게 망해가는 소설인듯.. 최근본소설중에서
    저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준 소설중 하나임..
    이것도 취향을 타겠지만.. 제가 소장한 소설중 최악을 달리고있음..
    지금은.. 처분중..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구어체고수
    작성일
    08.08.06 16:54
    No. 14

    그냥 주인공위주의 무와 협으로 갔으면 괜찮을듯 싶은데..
    괜히 히로인과의 로맨스와 비극을 섞으려다 보니 너무 작위적이게 되네요.
    연지하의 장면도, 장오를 용서하는 장면도 이해하기 힘들더군요.

    어제 첨으로 1,2권을 읽고 뿌듯한 마음에 오늘 3,4,5권 모두 읽어봤는데..
    남는건 답답함과 짜증이네요.
    갠적으로 권왕무적을 싫어했는데, 오늘은 권왕무적과 우각님 작품들을 읽으면서 속을 달래야겠습니다.

    그래도 근래에 본 작품중엔 추천할만한 작품입니다.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는 분들이라면 완결 후에 보시길 권장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미에크
    작성일
    08.08.06 22:41
    No. 15

    그런데 당분간 금지 풀린건가요? 진호전기 관련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나팔바람
    작성일
    08.08.15 09:06
    No. 16

    스토리가 영..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광명개천
    작성일
    08.08.16 21:14
    No. 17

    선수무적 류가 억지로 여자 붙이기 해서 욕 먹는다면
    진호전기는 억지로 주인공 괴롭히기를 한다고 할까.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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