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밸런스 파괴라는 부분에 있어서.. 저는 십대문파의 장로들이 감군사 한 명에게 - 그것도 보니까 한 성을 담당하는 정도의 신분인, 같은 지위의 사람이 10명이나 있는 감군밀사에게 굽신거리는 장면도 밸런스 파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정도의 사람들이 단심맹을 결성해서 천하무림의 절반에 영향을 끼친다? 말도 안되는 설정이라고 봅니다. 감군밀사가 돌아간다고 오십여명의 장로들이 대문밖까지 배웅하는 시대라면 녹림이나 사파인들또한 관의 입김에 꼼짝도 못하는 게 정상아닐까요? 아무리 관의 영향력이 막강하다고 해도 무림방파의 장로급정도 되면 격이라는 게 있지 않겠습니까?
무당마검에서 무당장문인을 보며 '천하를 논하는 그릇'이라고 한 걸 보면 - 물론 소설마다 각각의 설정은 다르겠지만 - 이번 향공열전에서 나오는 정파의 인물들은 한 문파에서 삼사십년을 상승무공을 수행한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자꾸 다른 소설을 언급해서 죄송하지만, 좌백님의 금전표를 보면 '상승무공에는 그 무공 특유의 기풍이 있어서' 소림무상신공을 익힌 자는 '내가 아니면 누가 지옥에 가랴'라는 마음가짐이 무공상에 보인다고 나옵니다. 저는 이게 문파를 정파/사파로 나누는 데 있어서의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애당초 마교가 사파이고 소림, 무당이 정파인 게 아니라 사파적인 무공을 익혔기에 마교인거고 광명정대한 무공을 익히기때문에 사람들의 심성도 바르게 되서 정파인 거죠. 하지만 향공열전에 나오는 정파, 사파인들은 그런 구분이 없습니다. 하는 짓이 똑같습니다. 그러면 처음부터 정파가 어쩌니 사파가 어쩌니라고 말을 하면 안 되죠.
마지막 성가장에 돌아와서 다시금 무당파와 충돌이 생긴 거는 설정상 이해는 하지만 때마침 그 사람이 무당 최고의 기인이다? 절벽기연도 아니고 참...
그간 천사지인과 칠정검 칠살도를 보면서 기존의 무협주인공들과는 다른 도가적인 주인공의 행보에 정말 행복했었는데, 기문둔갑 후반부부터 향공열전에 이르는 요즈음의 작가님의 모습은 실망입니다.
요밑에 답글보다가 무법자에 나온 대사라고하는걸 아래에 따왔는데요
주인공의 실력을 폄하하고 거짓으로 깍아내리는 장면에서는
명숙이라는 자들이 여기에 나오는 얼간이 보다 수양이 낮아보이니..
"승리 후에 하품을 하다니. 무례가 지나치오."
진화운이었다. 조설창이 힐끗 그를 바라보며 응답했다.
"뭐 어떤가? 실력차가 너무 나서 따분하다고 솔직히 말한 것인데."
"비록 재능이 부족하여 당신 입맛에 맞지 않는다 해도, 상대 역시
십수년을 단련해온 사람이오. 당신이 예의를 표할 대상은 그의 실력 이아니라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가 바친 시간과 노력이오. 설사 헛되어 보
일지라도, 그것은 그의 삶 자체이니 당신이 무시하느냐 마느냐 할 종류
의 것이 아니외다."
"무림에서 실력이외의 것을 따져 무엇하나?"
"검을 쥔 자는 누구나 자신의 검을 소중히 하오. 하지만 대부분 검
의 날카로운 부분에만 정신을 쏟을 뿐, 검 자체를 보는 사람은 별로 없 소. 이러니 모든 이가 검을 안다고 떠들어도 정말 아는 이는 드물지.
당신은 그런 얼간이들과 같은 수준이길 바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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