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조진행
작품명 : 향공열전
출판사 : 드림북스
이 소설에 대해 많은 분들이 답답해 하시네요.. 물론 저도 주인공의 처리방식이 굉장히 답답하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책이라는게 독자가 원하는 것과 맞아 떨어지면 무척 재밌죠.. 위에서 말이 나온 십전제가 그랬습니다. 읽으면서 무척이나 통쾌하죠. 하지만 끝엔 허무함뿐...(물론 십전제는 다음의 연결 때문에 허무하진 않았지만..통쾌한 소설중엔 끝에 허무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소설이 많죠..)
음...향공열전의 매력은 주인공 스스로의 우유부단한 성격과의 싸움이 아닌가 싶네요. 소설 내내 주인공은 굉장히 나서기도 싫어하고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면서 관리와 무림인 사이에서 결정을 못하는 답답한 성격으로 묘사합니다. 이러한 성격을 지닌 주인공이 스스로의 시련을 이겨가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이야 말로 이 소설을 보는 참된 재미가 아닐까요? 저도 이 책을 보면서 이마에 내천자 그리면서 답답해하면서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책에 빠져든것이겠지요. 여러분들도 조금더 인내심을 가지고 책을 보길 권합니다. 이처럼 화를 내시는 것도 이 책에 빠져들어가서 주인공과 동화되었기 때문에.. 나라면 이렇게 해야할텐데! 라고 생각하시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독고현이 허무하게 죽었다고들 하시는데.. 적어도 제 관점에서는 결코 허무하게 죽은 것이 아닙니다. 처음으로 정을 준 상대이고, 무척이나 소중한 상대가 상대방 독수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제 주인공의 성격이 이로써 바뀌겠지요. 그것에 대한 암시는 운학과의 대화에서 잘 나옵니다. 이제 중요한 일처리에서 예전처럼 우유부단하지 않겠지요. 검문시에 글선생이라고 한것은 과시하지 않는 주인공의 성격탓이지, 결코 예전의 답답한 성격이 나온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보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나오기 시작하죠. 저는 7권이 무척 기대될뿐입니다.
그리고 풍종호님이 하신 말씀에 동의하는것이..이미 이소설의 주인공인 서문영은 세상을 비웃을 정도의 쎈 무공을 지니고 있습니다. 권력도요.. 그런데 여기서 권력과 무력을 내세우며 일처리하면 말그대로 먼치킨이 될수 밖에 없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 효율적인 일처리를 하면 무척 통쾌하고 재미있겠죠. 하지만 아시다시피 이 소설은 굉장이 격하고 액션이 있는 소설이라기보단 은은한 맛이 있는 소설입니다. 때론 답답하면서도요. 어느순간 성격이 변해서 갑자기 주인공이 나서기 시작하면 ... 정말 소설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겠죠. 제 생각에 이소설의 초점은 주인공의 성격변화에 따른 사건의 전개 방식위주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스로의 성격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그리고 운명적인 상대와 어떻게 대결할 것인지.. 이것에 초점을 맞춰서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정파엔 좋은사람이 없고 다 권력지향주의적이다... 솔직히 편파적인 시선같다고 느껴집니다. 사실 정말 다양한 사람이 등장하는데.. 6권에서 나온 정파에서 적극적으로 권력지향적인 인물은 담운하고 청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도사들은 나서기를 싫어했고, 스님들도 마찬가지.. 수도하는 입장에서 권력을 탐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싫어서 한발자국 물러난 것이지 그걸 가지고 정파가 못된놈들이다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을듯하네요. 수뇌부야 각 문파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문파의 이익과 개인의 도덕적 가치관사이에서 무척 고민을 하지요. 청수와 사제들도 담운에게 이용만 당한것이지 그들도 나쁜 놈들이 아니에요. 완전히 해탈해서 무욕의 경지에 들지 않은 이상 인간이라면 욕심에서 자유로울순 없죠. 그리고 현재 등장한 정파 인물중에 성격이 묘사된 사람보다 묘사되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번권에 나온 몇명의 성격만 가지고 전체의 성격을 규정할순 없는 것이지요.
결론적으로 이 소설은 답답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답답함이 이 소설을 이끌어 나가는 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들에게 많은 인내심을 요구하지만 그 인내심의 끝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네요. 마지막에 모조리 해결이 나서 해피엔딩으로 될것인가.. 아니면 또다른 답답함을 남겨줄 것인가..
저와 생각이 다른분들이 많으실텐데.. 그저 당부하고 싶은것은 지금 느끼는 답답함도 그 만큼 이 책을 사랑하기 때문에 빠져들었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경전이나 싯구 등을 몇번 되새김질 해보세요. 그것을 이해하려고 하다보면.. (대충이라도 나름대로 해석을 하다보면..)주인공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완화되는 느낌입니다. 마음에 안정을 찾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천천히 정독을 하면 새로운 면을 발견할수 있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서문영에게 화를 내기보단 어떻게 변화해 갈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지요.
어짜피 우린 지켜보는 입장이고 주인공은 서문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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