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제목에 비친 목적을 일관되게 수행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하기가 힘들군요. 3권까지밖에 안 읽은 저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3권까지 제목에서 말하는 빈곤지독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제목을 보고 기대하는 내용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러한 내용이 나오지 않아 그만 포기해 버렸던 작품입니다.
사실 얼핏 외형만 보면 빈곤한듯도 해 보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필요한 것은 그 때 그 때 바로 공급해 주더군요. 공급도 주인공의 자체 노력이라기 보다는 먼가 기연에 의존한 우연이 더 많았던걸로 기억합니다.
시험 못봤다고 죽을 상 쓰는 친구에게 성적 물어보니 한개 틀렸더라는 소리를 듣고 드는 감정이 이책을 읽고 드는 감정과 비슷했습니다.
환수님, 빈곤지독에서 중요한 '빈곤'은 주인공에게 지워지는 실질적인 빈곤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독공을 정상적으로 연마할 수 없는 이유이며, 엉망진창이라 오히려 가늠하기 힘든 원인으로써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한 '빈곤'입니다.
즉, 상대적인 것입니다. 실제로 가난하기 때문에 빈곤이라기보다는, 독공을 익히기엔 턱없이 가난했기 때문에 빈곤인 것입니다. '실제로는 빈곤하지 않으나 독물을 사기에는 상대적으로 빈곤하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입니다.
이를 가리켜 절대적 기준에서 제목과 내용이 불일치 된다- 라고 말하는 것은 수긍이 가나, 개연성이 확보되어 있는 이상은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는 것이 평자의 입장입니다.
제가 언급한 바와 같이 절대적 빈곤을 들먹일 정도로 대충 훑어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환상 소설이라는 것의 모티브가 '바라면 이루어진다'라지만, 이루어지는게 너무 쉽다라는 것을 지적하고자 함이었습니다.
독초를 살 돈이 없어 걱정이면, 뒤에 얼마 안가 바로 돈을 벌 수단이 생기고, 스승이 없어 진보가 힘들다 싶으면 다시 얼마 안가 바로 스승이 생기는 구조의 반복에서 '빈곤'과 거리가 멀었다라는 걸 말합니다. 빈곤이란 가난을 말하기도 하지만 부족을 말하기도 하며 노력해도 극복하기 힘든 곤란한 상황, 즉 부정적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상대적 빈곤이라 하지만 책속의 내용에서는 '독공'이라는 드래곤볼이 있어서 모으기는 힘들지만 모으기만 하면 소원 성취해주는 '보물'이 주인공의 욕구를 항상 충족시켜주는 충만함만 보이죠.
지문이나 대사에는 가난하다 부족하다를 자꾸 외치지만, 감각적으로나 심상으로는 다가오지 않는 괴리가 심하다는 말이었습니다.
확실히, 작중의 주인공 청운은 스스로 가난하다 부족하다를 외칩니다. 그러나 도저히 가난하거나 부족해 보이지는 않는 괴리감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가난하다 말할 때는 어째서 가난한지를 말하며, 그것이 상대성을 띄는 문제이기 때문에 충분히 납득 가능한 수준의 개연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개연성이 감상하기에 합리적인지의 의문은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이는 곧 시각과 감상의 문제입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말이 되고 말고가 갈리는 문제라 깊게 거론하기에는 곤란합니다.
그렇군요. 마치 우리가 비행기 조종사 노조나 대학 교수 노조를 바라보며 '부자 노조'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의 문제입니다. 그들에게는 옳은 것이 우리에게는 배부른 소리에 불과한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지나친 비약같이 느껴지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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