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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에 감상란에 곤륜금선에 대한 글을 올렸습니다. 댓글을 읽어보았습니다. 또 비평란에 곤륜금선에 대한 글이 올라왔더군요. 읽어보았습니다.
'음, 이렇게도 생각할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통쾌하다고 느끼거나 당연히 그래야지 하는 부분에 거부감을 갖는 분들이 상당한가봅니다.
이건 아무래도 취향이라기보다는 가치관의 문제이겠죠. 아마도 양편에서 평행선을 그리며 만나지 못하겠죠.^^
하지만 저와 같이 생각하는 분도 꽤 되리라 믿습니다. 그런 생각으로 글하나 올려봅니다.
우선 도사의 신분으로 살인에 너무 무감각하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도가 경전을 어렸을때부터 배우고 자란 놈이 왜 저리 사람을 풀베듯이 베냐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충분히 있을수 있다고 봅니다. 하다못해 무협에서는 단골로 등장하는 조연이 성격이 불같아서 사람 여럿처죽이고 파문당한 소림승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은 대체로 있을수도 있다고, 그럴법하다고 넘어가죠. '어떻게 불가의 자비를 따르는 승려가 저럴수가 있나. 저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라고 말하는 사람 별로 없습니다.
사람은 아무리 어렸을때부터 교육을 받아도 그 교육받은대로 따르지 않죠. 그 교육을 자기식대로 해석해서 받아들입니다. 그 괴리가 크냐 작으냐는 개인차가 있겠지만요.
명문세가에서 위선자가 나오고 쳐죽일 나쁜놈이 한둘씩 꼭 등장하는 것은 무협의 단골 아니던가요.
그저 평범히 자랐으면 살인마가 됐을 놈이 곤륜에서 집중교육을 받고 그나마 명분을 따져 살인을 하게 되었다고 볼수도 있겠죠.ㅎㅎ
사실 저는 대다수 무협에서 호생지덕을 말하는건 위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다수 작가들이 무협의 악당들은 인간 말종으로 그려놓습니다. 그래놓고서 그들에게 호생지덕을 베풀곤 하는 장면을 보여주죠. 전 그럴때마다 열불이 납니다. '저런 놈들을 그냥 훈계만 하고 다리한짝 분질러서 보내면 그게 멋있냐? 이런 xxx.' 저놈이 다 나으면 또 숨어서 어떤 패악을 부릴게 뻔히 보이는데 그저 귀찮아서 혹은 너무 하찮아서 몇대 패고 걍 놔둡니다. 그게 멋있어보인다고 생각하나봅니다.
그럴거면 악당을 좀 극악하지는 않게 생계형 악당으로 만들던가.
생각을 해보세요. 무협에 나오는 뒷골목 양아치나 산적, 수적들은 대체로 무공을 알건 모르건 그 범죄 수준이 예전 지존파를 가볍게 웃돕니다. 지존파놈들 왠만하면 사형안시키는 우리나라에서도 바로 사형이었죠.
현대에 그정도 놈이 있으면 죄질이 악랄해서 왠만하면 사형떨어질 놈들이 무슨 돌멩이 굴러다니듯이 싸돌아다닙니다. 그것도 웬만하면 떼로 뭉쳐다닙니다. 가중처벌감이죠.
대낮에 길거리 돌아다니기도 무서울 지경입니다. 그렇게 설정해놓고서는 그런놈들을 무슨 무공이 없는 하수네, 호생지덕이 어쩌고 하면서 살려주는게 말이 됩니까? 하다못해 살려줄거면 관청에 인계라도 해야죠. 그래서 죗값을 받아내야죠.
저는 오히려 곤륜금선에서 쥔공이 너무 절제하는게 아닌가 하는 불만이 들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산적들 가족들까지 몰살시키는거 별로 거부감이 들지 않습니다. 그 가족들이 정말로 죄가 없는건가요? 범죄로 얻은 재물로 호의호식했으면 댓가를 치뤄야죠. 그럼 안죽이고 가족들은 잡아서 관청에 넘겼으면 어떤가요? 지금으로 쳐도 다 공범으로 쳐 넣을수 있습니다. 연좌제가 성행했을 당시에는? 어차피 사형아니면 노비로 쓰겠죠.
간단히 요즘으로 비유를 해보자면 총칼로 무장한 떼강도 집단이 지리산 깊수키 자리잡고서는 하하호호 즐겁게 살고 있었습니다. 가끔 지나가는 버스 납치해다가 노예로 허드렛일도 시키면서 수틀리면 몇은 본보기로 죽여서 땅에 슬쩍 묻기도 하고요. 그러면서도 지들은 좋다고 애까지 놓고는 대를 이어 왕노릇하며 평화롭게 살고자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놈들 잡았는데 가족은 죄없는 순진무구한 시민이고 협박에 어쩔수 없었다고 다 용서해서 풀어줄까요?
사적복수 혹은 징벌을 허용하는 무협의 세계관에서 그걸 주인공의 기준으로 죽일놈으로 분류했다고 과하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요즘은 연좌제가 금지됐죠. 하지만 누가 친일파 후손들만 전문적으로 테러를 한다고 치죠. 겉으로 잘한다고 표현은 못할겁니다만, 속으로 박수치는분들 꽤 있으실걸요. 하물며 과거라면야... 저는 오히려 속 시원하던데요.
그 옷가게인가 하는 주인 가족들까지 몰살시킨것도 그렇습니다.
만약 제가 주인공인데, 어떤 놈이 친한 동생한테 사기쳐놨습니다. 가서 좋게 타이르고 말로 하려고 했더니만, 자기 뒷배만 믿고 큰소리 빵빵 치면서 오히려 배짱을 부립니다. 곤륜이라는 상당히 큰 배경을 보고도 그럽니다. 저같아도 몰살입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그러면 저놈이 쥔공한테만 그랬겠습니까. 아니죠. 배경에 힘까지 겸비한 쥔공한테 그럴 정도면 힘없는 사람들한테는 어땠을까요. 온갖협잡질은 다하고 사람 인생 여럿 조졌겠죠. 빤히 보이는거 그걸 내버려둘까요?
뭐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이분 글은 사실 제 취향에 거의 맞는군요.분명히 재미있게 보실분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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