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전동조
작품명 : 묵향 24
출판사 :
묵향.. 애전한 향수때문에 눈이 빠져라 기다리지는 아니하지만 눈에 보이면 자연스럽게 무조건적으로 손이 가는 대표적인 글이지요.
묵향 24권이 나왔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절대적 무력을 가진 주인공하면 첫손가락으로 뽑는 묵향에, 무림에서는 캐사기라고 볼 수 있는 위대한 골드 드래곤까지 등장한 마당에 그 상위의 존재, 즉 신등이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24권까지 끌고 온 작가님의 필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군요.
나이에서 오는 연륜이랄까..확실히 조급해하지 않고 세력간의 역학관계를 통해 글을 이끌어가는 능력은 나이어린 학생들이 쓰는 좁은 세계속에서 미친듯이 신과 악마 끝내는 혼돈이랍시고 절대적 존재를 끌어다 붙여 스케일을 짐작치 못하게 하는 글들이 본받아야할 만한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24권에서는 그동안 20권부터 계속되어온 산만함이 정리가 되면서 갈등들도 최고조에 달한 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권수가 워낙 길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완결을 기다리는 분들이 많으신것 같은데 이것도 나름 이 전동조라는 작가분만의 매력이겠죠?) 무슨 갈등의 초고조냐~하실분들이 있으시겠지만, 이번권에서 모든 절대자가 주인공인 소설에서 필수적으로 거쳐야할 사랑하는 주변인물의 위기가 드디어 터졌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절대자인 주인공과 또 절대적이면서도 자유스러운 절대강한 친인(골드드래곤)이 등장하는 와중에 24권까지 작가분이 끌고 오신 묵향..저는 이러한 묵향의 이번권을 읽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첫째, 그간의 산만함에 대한 아쉬움과 불만입니다. 묵향이 무림에 돌아온 이후부터 24권까지의 내용, 단순히 출판주기가 오래되었다고 보기에는 기억나는 내용이 너무나도 없습니다. 막말로 판타지에서 무림 복귀한 시점부터 뛰어넘고 24권을 봐도 내용에 지장되는 측면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이러한 측면은 묵향이 구축한 거대하고 두터운 팬층이 묵향에 대해 단순 향수와 완결에 대한 기대만을 가질뿐,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대도 못하게 하는 전체 질의 하락을 가져온것 같습니다. 작가와 작품이 가진 가치의 하락은 물론이구요.
둘째, 자꾸 말씀드리지만 절대적인 강자, 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진 묵향이란 강자와 아르티어스라는 또 하나 절대적인 존재..이 존재들로 24권까지 끌어오면서 어느샌가 상실해버린 두근거림 입니다. 강자가 주인공인 소설이라면 터져줄때 터져주면서 주변인물로부터 '오오~', '과연~', '저..저럴수가..' 등등의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숨겨져있던 강자라면 더하겠지요? 적절한 예일지는 모르겠지만 흡혈왕 바하문트 6권의 마지막 장면이 좋은 예가 되겠군요.
하지만, 묵향이라는 강자는 너무나도 오래 노출되어왔습니다.
묵향에 대한 댓글중 '아르티어스의 활약을 기대하면서 본다' 라는 글들이 아마 극단적으로 이러한 측면이 심화되어 노출된 심정이라 할 수 있겠네요.
24권을 보면서..아니..묵향의 무림에서부터의 복귀이후 한번도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았습니다. 내용의 산만함을 제외한다면 문장이나 구성등에 흠잡을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절대자인 묵향이 무력을 발휘함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두근거리질 않았습니다.
너무 작품의 호흡이 길어지고 세력쪽에 힘을 기울이다 보니 묵향의 무력에 대해 감탄해주는 주변인물도 없고, 적절한 무력의 행사도 없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무협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수 있는 두근거림이 사라진 마당에 다른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는 겁니다.
묵향이란 소설은 제목대로 주인공 하나로 이끌어오다시피 해왔습니다. 본래부터 묵향이란 주인공을 통한 카타르시스적 환희를 느껴왔던 독자들이 이제와서 그 주변의 소서한 전략전술, 갈등관계에 흥미를 느낀다는 것은 너무나도 지난한 일입니다.
거기다 애써 찾으려해도 감탄할만한 전략과 전술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묵향이라는 절대적 주인공이 그보다 훨씬 적은 비중의 캐릭터들과 독특한 개성을 부딪히며 인간적 갈등관계를 통해 긴장을 일으키기도 힘듭니다. 있다면 아르티어스 정도겠지요.
일단 당장 생각나는 이 두가지 점때문에 묵향은
'재미가 없습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 완결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향수..때문에라도 묵향을 완결까지 꾸준히 볼 것입니다. 주인공의 위기가 다 드러난 마당에 앞으로 더 몇권을 이어갈지는 미지수이지만, 묵향이 나오는데로 보기는 볼것입니다.
다만 묵향의 재미에 대한 기대로 애타게 기다리거나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조금 슬프긴 합니다만 이것이 묵향에 대한 제 의견입니다.
아, 덧붙여서 묵향의 주변에 위험인물이 한명 더 남아있네요. 사람들이 그다지 반기지 않는 캐릭터임에도 권마다 꾸준히 등장하면서 비중을 높이는 24권에서 여성성을 깨달아가는 분이 한분 있죠? 만일 이 여자까지 납치되다면 완결까지 기대하지도 않고 묵향 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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