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천백랑
작품명 : 대담록
①어느 이고깽과 귀족간의 대화
②성국 아카데미 학장실에서 일어난 일
출판사 :
①어느 이고깽과 귀족간의 대화
"인간들은 모두 평등해. 그러니까 귀족들이 평민을 지배할 권리따윈 없어."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귀족은 태어나면서부터 평민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다."
"그딴 소리 집어치워. 평민이라 해도 귀족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가진 자는 많아."
"그럼 한 가지 묻지."
귀족은 책상 위에 깔끔하고 고풍스럽게 포장된 상자와 진흙투성이의 상자를 올려놓는다.
"누군가가 네게 선물을 준다고 한다면 넌 이 두 상자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훗 아까 내가 한 말 때문에 그런가? 내가 잘 포장된 상자를 고를 줄 알고?"
"나는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겠다."
"그럼 나는 진흙투성이의 상자를 고르겠어!"
그는 진흙투성이의 상자를 고른 후 그 안을 열어보았다.
"이..이게 뭐야! 지금 날 놀리는 건가!"
그 상자 안에는 놀랍게도 오물들이 가득 차 있었다.
"난 그댈 놀린 적이 없다. 나는 이 상자 중 무엇을 고를 지를 물어봤을 뿐이다."
"그렇다면 포장된 상자의 알맹이처럼 귀족들은 알맹이마저 고귀하다는 건가!"
그는 냉소를 지으며 포장된 상자를 열었다. 하지만 그 상자에 조차 오물들이 들어있었다.
"이 자식! 지금 뭐하는 거야!"
"나는 어떤 것에 더 좋은 것이 들어있다고 말한 적이 없다."
"지금 장난하는 건가! 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거지?"
"너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평등하다고 했다. 그리고 난 네 생각대로 두 상자 모두에 오물을 넣었다. 그런데 너는 그걸 어째서 장난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당연한 거 아닌가! 알맹이마저 같다면 결과적으로는 포장이 잘된 상자가 더 나은 뜻이니까!"
"그렇다. 그건 당연하다. 사람이 평등하다고 해서 그의 환경마저 평등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귀족이 평민을 함부로 해도 된다는 건 아니잖아!"
"아니, 그렇지 않다. 그 환경으로 인해, 비록 자신이 직접 얻은 것은 아니지만 그곳에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귀족은 평민보다 훨씬 우월한 위치에 서게 된다. 그리고 우월한 위치에 있는 자들은 그 밑에 있는 자들을 지배할 권리를 갖는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온 방식이고 이 세계의 법칙이다. 이 법칙이 싫다면 개혁을 해라. 지금 내 앞에서 허무한 이상론만 지껄이지 말고."
②성국 아카데미 학장실에서 일어난 일
"학장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단호한 성격을 가진 듯 한 학생이 문을 열면서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학생의 돌발적인 행동에도 당황한 기색을 띄지 않은 채 학장은 말했다.
"저희 아카데미의 교육방법에 관해서입니다. 학장님도 아시다시피 성국의 교육방법은 엄격이라는 말조차도 붙이기 어려울 정도로 혹독합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재능 있는 아이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그 재능을 썩히고 있습니다."
"아아.. 그 이야기인가. 확실히 자네 눈에는 그렇게 보일 수가 있겠군."
"비단 제 생각만은 아닙니다. 이미 그 교육을 받고 있는 저희 학생들이 모두 제 의견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껄껄껄.. 그래. 자네들 눈에는 그렇게 보일 수가 있겠지. 그럼 한 가지 묻겠네."
"경청하겠습니다."
"이곳은 제국인가 성국인가."
"....예?"
학장은 빙그레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아마도 대답이 필요치 않는 물음인 듯싶었다.
"이곳은 제국이 아닌 성국일세. 백성을 지도하는 자는 능력 있는 황제가 아닌 신앙심 깊은 교황 예하시며 교단에서 필요로 하는 자는 천재검사나 마법사가 아닌 신앙심 깊은 신관과 성기사라네."
"그 점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혹독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교육법 외의 방식으로도 그러한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자네 말이 맞을 수도 있지.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닐세. 이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들 중 완벽히 같은 존재는 존재하지 않지. 하지만 교단은 기본적으로 같음을 추구한단 말이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충돌하려는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이라네."
"학장님의 말씀은 알아듣겠습니다. 그래도 그 말이 제 요청에 대한 대답의 전부가 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학장은 여전히 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그렇지. 자 그러면 한 가지를 더 생각해보도록 하지. 이곳은 교단일세. 하지만 국가이기도 하지. 또한 국가를 관통하는 큰 원칙 중 하나가 상명하복일세. 그런데 사람들을 보면 태생이 남들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해서 자신들도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머저리가 있기 마련이지. 그 외에도 같잖은 재능을 가진 채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쓰레기들도 있고 말이야. 나는 그런 자들이 우수한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나라의 인재가 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네. 그리고 그런 머저리와 쓰레기들을 강압적인 방법으로 그나마 나라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바꾸는 곳이 아카데미라네. 물론 자네가 말한 것처럼 수많은 인재가 강압적인 교육에 희생되고 있다네. 하지만 그런 강압적인 교육이 있기에 지금의 교단이 있는 거라네."
학생의 얼굴은 심각하게 굳어있었다.
"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젊음이란 그런 것이지."
"이런 생각이 젊음에서만 나오는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세월이라는 오선지 위의 악보를 보다보면 그런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네."
"레이힌 추기경님(상당히 진보적이다. 아카데미의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 그런 생각을 가진 것이 의문스러울 정도로.)께서도 아카데미의 교육방법에 대해서 회의를 품고 계십니다.
"한 명일 뿐이지."
"그 한 명이 시작일 뿐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제야 학장은 미소를 거두었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는 여전히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았다.
"그래. 변화가 오겠지. 언젠가는. 그리고 난 그 변화가 온다면 기꺼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네. 하지만 지금은 그 변화가 오지 않았네. 이제 쓸데없는 토론은 끝내도록 하지. 자네 말마따나 언젠가 변화가 오겠지만 지금은 아니며 자네는 교칙을 어기고 내 방으로 들어왔네. 그럼 여기에 따른 처벌을 받을 각오는 했겠지?"
순간 학생의 얼굴이 약간 창백해 진 것은 착각일까.
"그..그런!"
다시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학장은 말했다.
"이의 따윈 받지 않겠네. 수련동에서 3주 동안 열심히 수련해 보게나. 성국의 단단한 방패가 되길 기원하겠네."
순간 문 밖에서 성기사 둘이 들어오더니 학생을 끌어냈다.
"학..학장님 제발 선처를!!"
하지만 학장은 학생이 들어오기 전에 보던 서류에 눈을 돌렸다.
중점적으로 비평받고 싶은 포인트
1. 문체
2. 시점
3. 논리-사실 이게 제일 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머리에서 쥐어짜서 대화를 이끌었는데 다시 읽어보는 저로써도 약간 어긋났다는 느낌이 조금씩 드네요. 특히 1번 대담록 같은 경우가요.
4. 문장의 길이
이렇게 4부분에서 중점적으로 비평을 받고 싶습니다. 아직 글을 쓰지는 않고 세계관이나 설정하면서 지내는데 가끔씩 이런저런 대담록이 생각나 적어둔 걸 비평란이 있다길래 이렇게 올려봅니다. 고수님들 잘 부탁드립니다.
ps. 1번째 대담록의 귀족은 제국의 귀족입니다. 2번째의 성국의 사람과는 입장이 다르다는 거죠. 정치체제가 다르니까요.
Comment '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