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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란

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작성자
Lv.8 SwordTal..
작성
13.01.27 12:30
조회
3,887

문피아에 오랫만에 들어왔더니.. 적응하기가 좀 어렵군요.

예전에 제가 사용하던 아이디는 이미 다른분이 사용하시는 걸로 나와서 어쩔수 없이 새롭게 아이디를 만들어야 하는 불편함도 있고, 한동안 그냥 마음을 놓고 좋은게 좋은거지.. 하면서 재미없으면 책을 던져버리는 생활을 하다보니 비평은 되도록이면 안하고 있었습니다만.. 비평요청에 웬지 모를 끌림에 글을 읽고, 개인적으로 느낀 것을 몇가지 적어볼까 합니다.


글의 서술 자체는 꽤나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아니 어떻게 보면 요즘 나오는 저질 양판소에 비하면 더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소설에 어울리는 글은 아니지 않나 싶은 감정이 듭니다. 뭐랄까. 소설 보다는 주로 보고서나 이런쪽의 객관적 사실을 나열하는 글에 가까운 문체라고나 할까요. 글 전체를 하나 하나 찝다가, 웬지 같은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 같아서 다 지우고 핵심적인 이야기 단 하나만을 하겠습니다.


제가 깨어진 잔.. 에서 느낀 점은 이야기는 흥미거리가 되는데, 화자가 이야기를 재미없게 한다. 입니다. 뭐랄까요.. 소설 이전의 문제라고나 할까. 솔직히 글 자체에서는 저도 별다른 점을 찾지 못했거든요. 문법이 틀린것도 없고, 잘못된 단어 사용도 거의 못찾았고(죄송합니다. 올려놓으신 글 중간까지 밖에는 못읽어서), 캐릭터들의 말이 좀 많긴 하지만 그정도 글자의 압박을 못이길 정도도 아니고.. 캐릭터의 문답이 이상한것도 아니고.


간단히 표현하자면.. 소설이 아니라 배경 텍스트를 모조리 빼버린 극 지문을 읽는 느낌입니다. 뭔가 무미건조한게 인물도 사건도 행동도 대사도 모두 있지만.. 이해는 어렵고 재미는 없죠.  모든것이 정보의 나열일뿐.. 그것들이 하나로 어우러지지 않아요.


독자들은 이미 대사와 지문을 완벽하게 자기것으로 익힌 캐릭터들이 작가가 만들어 놓은 배경속에서 연기하는 것을 구경하고 싶어하는 거지. 스스로 배경을 만들고, 캐릭터의 구성을 만들어나가는 연기를 하기 위해 극대본을 읽고 싶어하는것은 아니거든요.


글을 쓰심에 있어서 전체적으로 비쥬얼화 시켜주세요. 사실이 나열된 논문보다, 읽었을때 머릿속에 그려지는 영상을 주세요. 이성이 작동하기 이전, 감각을 먼저 충족시켜 주십쇼.


사실의 나열보다는 내러티브함을. 작가의 해설보단 캐릭터의 행동과 대사로. 예를 들어 주인공이 아름답다면 주변인들이 그 아름다움에 대해서 찬사를 주세요. 작가가 “아름답다" 라고 사실을 나열하는 것보다. 주변에 지나가던 남자들이 모두 뒤를 돌아보았다 라는 현실적 행동이 보는 이에게는 더 많은 감각을 남겨줍니다.


글에 색채감과 디테일을 주십쇼. 배경을 주세요. 캐릭터들이 어떤 색의 옷을 어떻게 입었는지, 외형은 어떤지, 도시의 배경은? 중세인지, 고대인지, 근세인지, 현대인지. 사회상은?  이들이 있는 곳이 어딘가? 방인가? 방이라면 어떤 모습인가? 주인공의 방이라면 주인공의 특징을 나타낼 수 있는 소도구는 무엇이 있는가? 방이 깨끗한가? 지저분한가? 등등등.


캐릭터의 말과 행동에 생동감을 주십쇼. 주인공은 어떻게 말하는가? 위트있게 근엄하게? 밝게? 어둡게? 논리적으로? 감각적으로? 어린가? 늙었나? 모든 캐릭터는 자신만의 말하는 스타일이 있을 겁니다. 또한 캐릭터는 자신만의 가치가 있을 겁니다. 우리가 번역되어 그렇지 스타워즈의 요다는 도치법을 쓰죠. 그게 그 캐릭터의 말하는 특징입니다. 시니컬한 캐릭터면 모두에게 시니컬하게 대꾸하겠죠. 같은 현상을 놓고 각 캐릭터마다 그것을 모두 다르게 표현할때 캐릭터는 살아움직이기 시작하는 거겠죠.


이렇게 쓰신 글이 뛰어난 연기자들과 아름다운 배경을 바탕으로 시각화가 이루어진다면.. 그때는 모두가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극대본은.. 설령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할지라도, 읽는 재미는 없잖아요.


Comment ' 1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01.27 13:00
    No. 1

    깨어진 잔을 읽으면서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이 죽음에 관한 것들인데, 소설 속에서는 너무 가벼이 죽음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냥 옆동네 놀러가자는 식으로 진행되는 내용이 말이죠. 그리고 그를 대하는 주인공의 자세가 너무나 안일하다고 해야 할까요? 또한 읽으면 읽을주록 그에 관한 작가의 생각이 조금씩 흘러나오지만 이도저도 아닌 아무런 결론없이 그것을 계속적으로 끌고 간다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너무나 진부하고 늘어지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물론 주인공과 리퍼와의 관계를 보다 부드럽게 설명하기 위함이라고 받아드릴 수도 있겠지만, 독자의 입장으로써는 죽음을 너무 관조하는 주인공의 태도가 상당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 부분에 관해서는 약간 현실과 동떨어진 그러니까 이질적으로도 받아드릴 수도 있는 것이죠. 또한 인간과 사신 사이의 관계가 발전적이라고 보기 보다는 그냥 애니메이션, 편수를 나누기 위한 과정, 즉. 아무런 변화없이 그것을 질질 끌고 간다는 것입니다. 그로인해 초반부 부터 뭔가를 확 잡아 끄는 그런 느낌이 없이 이어진 다는 것입니다. 깨어진 잔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읽는 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초반에 거즌 다 나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생가더군요. 물론 아직 읽고 있는 중이라 (전부를 읽지는 않았습니다.) 이후에 비평글을 올려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비평글이 올라와 있길래 저도 현재까지 읽은 소감을 살짝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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