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그니시스 님
작품명 : 리셋라이프
출판사 : 도서출판 뿔
반말을 사용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소싯적, 나는 이그니시스 전기라는 작품으로 작가 이그니시스를 글속에서 만날 수 있었다. 사실 내가 그 책을 고른 이유는 간단했다. 당시 너무나도 재미있게 봤었고 - 어떻게 보면 당시는 아니다. 이그니시스 전기의 출판일은 임경배님의 카르세아린 보다 훨씬 뒤였기 때문이다. - 오랜 시간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카르세아린의 설정이 상당히 많이 녹아든, 당시 잘나갔던 ‘카르세아린식 드래곤 유희 양산식 소설’ 의 일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드마스터, 드래곤의 폴리모프, 유희, 각 드래곤의 특성. - 참고로 소드마스터 라는 용어는 카르세아린에서 처음 정립 되었다. - 너무나 같은 형식에, 공장에서 찍어져 나오듯 똑같은 설정에 나는 질려 버리고 말았다. 완결권까지 읽었지만 카르세아린의 설정과 다른 똑 부러지는 그 무엇을 찾지 못한 나는 작가 이그니시스를 한심한 사람으로 기억한 채 그의 글을 다시는 읽지 않았다. 물론 비평란에 이그니시스 작가가 올라오면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달아 줬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흘렀고 나는 얼마 전, 대여점을 어슬렁거리다 손때가 많이 탄 완결권을 하나 뽑아 들었다. 바로 ‘리셋 라이프’ 였다. 나는 평상시의 습관대로 작가명을 보았고 이그니시스임을 확인했다. 생각할 것도 없이 책장에 꽂아 넣으려 했지만 대여점 사장 말로는 굉장히 잘나가는 책이라고 가져가라고 했다. 물론 1년에 5편이나 완결을 내는 공장장 K 씨의 소설도 대여점에서 엄청 잘나간다는 사실을 고려해 봤을 때 단순한 대여 량 = 작품의 질 은 절대 아니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속는 셈 치고 2권까지 빌려갔으며 현제는 7권까지 읽고 난 후 비평 글을 작성하고 있다.
일단 리셋라이프는 처녀작이라 생각되던 ‘이그니시스 전기’ 와 비교 시 ‘백미’ 라는 말을 써도 욕을 먹지 않을 만큼 발전한 작품이었다. 정말 같은 작가가 서술한 것이 맞는가? 라는 의문감이 들 정도로. 공장장 K 씨를 비롯한 몇몇을 빼면 글을 쓸수록 실력이 상승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데 첫인상이 나빴다고 아예 등한시 한 부분에 대해서 미안한 감정이 무럭무럭 솟구쳤다. 하지만......
2권을 넘기기 전에 이글이 재미는 있을지언정 수작, 또는 그것을 뛰어넘는 명작 반열에는 들 수 없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첫째, 조연급 캐릭터의 직위가 마음대로 바뀌었다. 2권 초반부분 주인공의 서술 부분에서 다마치 고신관의 직위가 대신관이 되었다 고신관이 되었다 뒤죽박죽이다. 맞춤법, 띄어쓰기, 문법을 떠나서 직위나 작위를 작가가 헷갈려 틀리는 경우는 상당한 꼴불견에 해당되며 이 부분에 대해선 대부분 동의를 할 것이라 예상된다.
둘째,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너무나 등장해 짜증이 나려고 하는 문제의 ......
*1인칭 주인공 전지적 작가 시점* 이다.
무려 1줄을 띄우며 강조하는 내용이다. 정말 1인칭 시점이 뭔지 알고 싶다면 사랑방손님과 어머니, 붉은 산 을 추천하고 싶다. 문제의 대사는 바로 이것이다. ‘술 먹고 필름 끊겼다.’ 저런 대사가 1인칭 주인공 시점, 그것도 카메라와 필름이 없는 세계에서 서술 된다면 그건 최악의 악수다.
셋째,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너무 많은 3인칭, 또는 1인칭 관찰자 시점이 등장한다. 즉, 서술 mix 현상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물론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고 처음부터 끝까지 All 주인공 시점만 고집하는 것이 명작의 기준은 아니다. 하지만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주인공이라는 한정된 서술방식의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에디터 걸듯이 서술자를 확확 바꿔가며 독자들을 납득 시키는 방법은 소설의 전체적인 질을 확 떨어뜨리는 좋지 못한 방법이다.
넷째, 눈살이 찌푸려지는 오탈자. 쉽게 틀리거나 틀려도 모르고 넘어가는 오타도 있었지만 중간 중간 눈살이 찌푸려져 팬을 들고 가위표를 하고 고쳐줄 정도로 심각한 오타도 몇 발견되었다. 그중 가장 심각한 게 첫째로 짚은 인물들의 작위 혼란이다.
개인적으로 올해, 읽던 것의 후속권이 아닌 처음부터 읽은 판타지를 대보라면 이 ‘리셋 라이프’ 와 이영도님의 ‘에소릴의 드래곤’ 이 전부이다.
이미 대부분 예상하고 있겠지만 이글을 적는 나는 어지간하면 책을 ‘골라’ 보는 사람이고 적어도 1인칭 주인공 전지적 작가시점 이라던가 서술하다 막히면 바로 바로 서술 시점을 바꿔 서술하거나 자기가 설정한 인물의 직위를 자기가 못 외워 엉터리로 표기하고 그것을 수정하지도 않은 채 돈을 받고 활자를 파는 작가를 경멸한다. 아마추어라면 취미생활이니 그렇다 치지만 프로페셔널 이라면 경멸 한다. 어쩌면 프로기 때문에 겪는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첫술부터 배부른 프로는 어딜 가도 없기 때문이다.
리셋 라이프에 대한 비평은 여기 까지다.
하지만 과거 유명 히트작의 설정을 대거 차용하여 소설을 파는 방식을 탈피한 자기만의 설정을 재미있게 엮은 리셋 라이프는 분명 ‘재미’ 있다. 당연 재미에 대한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까다롭지 않은 눈을 가졌거나 - 비하하는 발언은 아닙니다. 양해 구해요. - 단순 킬링 타임용으로 읽기에는 무난하다.
리셋 라이프, 2006년도의 작품이다. 23살과 26살은 분명 무게가 다르다. 지금의 그는 어떤 글을 쓰고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리셋라이프에서 보여준 가능성을 다시 보여주는 대작을 터뜨리기 바란다.
p.s *그냥 재미있으면 됐잖아요.* 같은 댓글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적어도 해당 작가의 팬이라면 작가의 허물을 재미있다는 이유로 덮고 넘어가기보다 발전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옳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p.s2 이그니시스 전기 -> 라이니시스 전기로 수정 합니다. 잘못 썼군요. 죄송합니다. 글 자체에 나온 이그니시스 전기는 한번 쓴 예의상 수정 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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