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주인공이나 등장인물 이름부터가 서양을 연상케 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단순히 판타지라는 장르에 한자가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의 문제라기보다 누가 읽더라도 어딘가를 연상케 하는 세계관을 만들고 나서, 판타지란 작가가 창조한 공간이니 무엇을 쓴들 어떠하랴, 라고 생각하는 데에 있는 것 갑습니다.
이영도님의 '눈물을 마시는 새'처럼 동서양의 세계관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통합하여 도출한 새로운 세계관이라면 한자 표현이든, 영어 표현이든, 국어 표현이든 읽는 독자들이 그렇게 어색하다고 생각할까요? 그저 제 개인적인 작은 견해였습니다.
"새옹지마" 라는 사자성어가 있죠.이 네글자에 어떤 이야기가 있냐 하면,새옹이 말을 잃어버리는데 사람들이 위안하니,꼭 나쁜 일은 아니라고 했는데,그 말이 야생마들을 꼬셔가지고 와서 재산을 불려줬죠.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축하해 주니,꼭 좋은 일은 아니라고 했는데,아들이 말 길들이다가 떨어져서 다리 부러졌죠.마을 사람들이 위로하니 새옹이 꼭 나쁜일은 아닌거 같다 했는데,전쟁나서 젊은이들을 징집하는데 새옹의 아들은 다리 하나 부러져서 징집 안 됐죠,결국 전쟁으로부터 목숨을 지켰죠.
이렇듯 사자성어는 단순한 네글자가 아니라 그 안에 하나하나의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판타지세계라고 할 때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이삭은 여물수록 고개를 숙인다.이런 표현 및 한문의 사용은 다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다만 친구따라 서울 간다,짜고 치는 고스톱,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라 등의 표현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어차피 문학이라는 것은 문자로 묘사하고 표현하는 것이기에,한문을 쓰든 영어를 쓰든 아니면 불어나 라틴어를 써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다만 판타지에서 위에 몇가지 표현을 사용할 때면 일단 그 판타지 세계에 서울이 있어야 하고 화투가 있어야 하고 로마가 있어야 하고,새옹이라는 인물이 실존했어야 합니다.이것이 거창하게 말하면 세계관이고 쉽게 말하면 개연성이죠.
로마에 가면 로마 법에 따르라,이것을 중국에서는 入鄕隨俗 이라고 쓰는데 어디에 가면 그 지방 풍토를 따르라는 뜻입니다.
판타지에서 저 사람 수염은 장비수염이다,누구누구는 프렌 제국의 제갈공명으로 칭송 받는다 등 표현은 알맞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무협이든 판타지든 작가님이 세심하게 세계관을 짜고 그 틀 안에서 알맞는 단어와 표현들로(한글이든 한문이든 영어든 불어든) 개연성 있게 써 나가면 어떤 언어를 사용하든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미국인이 무협지를 쓰는데,영어로 쓰지말고 한문으로 쓰라고 하는것도 참 웃기다 생각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되도록 외래어를 자제하고 한문도 되도록이면 순 우리말로 바꿔썼으면 합니다.요즈음 인터넷 하면서 한글도 제대로 못 쓰는 분들 참 많더라구요.꼭 귤색을 오렌지라 하고 분홍색을 핑크라 하는 분들도 있고.기왕이면 다분홍치마라는 우리말 속담이 언젠가는 기왕이면 핑크드레스로 바뀌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사족을 붙이자면,저는 판타지도 한글과 한문으로만 쓰고,영어나 기타 외래어를 자제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소드마스터는 대검사 혹은 대기사로 표현 가능하고 오러블레이드는 굳이 검강이 아니더라도 빛나는 칼,타오르는 칼 등 우리말로 표현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말 중에 꾼 이라는 단어가 있죠.사냥꾼,도박꾼,춤꾼.소드마스터를 칼꾼이라고 표현하고 거기에 설명을 달아줘도 어색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물론 칼꾼은 좀 서민적?이고 투박한 표현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오히려 친절하고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약간 잡담입니다만,판타지에 보통 나오는 경이라는 표현은 동방적인 표현입니다.왕이나 황제가 대신들을 경이라 불렀고,대신들도 서로 경이라 존경을 표하였죠.그리고 공,후,백,자,남 이 작위도 중국에서 사용되던 작위입니다.작위라기보다는 칭호이죠.무슨무슨 공,무슨무슨 후 는 삼국지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고,백은 김용님의 녹정기 보시면,거기 소보가 강희황제로부터 무슨백으로 봉하여 집니다.이렇듯 판타지 세계에서의 작위나 칭호들도 이미 한문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심심한 김에 하나 더 말하려면,중국 사천에 마파두부라는 요리가 있죠.그 요리가 나온지 이제 백년정도밖에 안 되었습니다.즉 청나라 말기즈음에 나온 요리죠.근데 명나라 배경의 판타지에 자꾸 그 요리가 나오면 참 어색합니다.그런것까지 세세하게 따지는 성격은 아니지만,쓸데없는 지식 하나 더 알아가지고 무협지에서 마파두부 나올 때마다 조금씩 거슬리죠.
뭐 장르문학에 그렇게 높은 잣대를 가져다 대느냐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그냥 더 좋은 작품을 감상하기를 바라는 독자의 푸념이라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자를 써도 되나 안되나가 아니고 정도가 있어야 하죠. 한자를 병기하지 않고는 쓸수 없는 단어는 쓰면 안됩니다. 그리고 등장인물의 입에서 -즉 따옴표 안에서 한자어가 나오면 안됩니다. 세계관안에서 한자가 없기 때문에 등장인물은 한자를 알면 안되는 거죠. 다만 한자어지만 거의 우리말화 된 것은 상관이 없겠죠. 예를 들어 돌격! 신속하게 이동! 이정도는 문제가 없겠죠. 다만 검술이름이 '월광섬' 이래버리면 안된다는 겁니다. 다른건 몰라도 판타지 배경에 검술이름이나 초식이름이 한자로 지어지면 절대로 안되겠죠. 다만 한자라는게 배경에서 고대 제국의 유산이라고 해놓는 다면 또 모르겠네요.
네번째 코멘트에 흐물흐물님이 갈을 샤우팅이라 하면 이해가 간다는 말이 있죠... 하셨는데,ㅋㅋㅋㅋ
제가 글을 잘 쓰지 못합니다.의미전달이 좀 약합니다.
판타지에서는 갈이 아니라 샤우팅이라 해야 하지 않냐는,반어법 입니다.풍자죠.나름 고심해서 쓴 건데,이리 몰라주시니 가슴이 찢어지네요.
갈은 동사입니다.소리 지른다,이러한 동작을 나타내죠.그러니 무협이든 판타지든 갈 하고 외치면,소리 지른다 하고 다른 사람한테 알려주는,즉 무협이든 판타지든 갈 하고 외치면 잘못되었다는 거죠.
근데 이렇게 설명하면 못 알아듣는 사람이 있을가봐 판타지에서는 샤우팅 하고 외쳐야 한다고 했죠.샤우팅 자체가 동사죠.뒤에 ing가 붙는 다는 자체가 동사라는 증거입니다.하지만 한국에 와서는 샤우팅을 하다 이렇게 명사화 하여 쓰이기도 하네요.그래서 샤우팅의 예는 적절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갈 자체는 무협에서 써서도 안 되는,잘못된 표현입니다.갈=소리 지르다.
즉 무협에서 갈 하고 웨치는 건,한국사람이 소리 지르다 하고 소리 치는 것과 똑같습니다.비명을 지르라고 하니 비명비명비명 하고 웨치는 거랑 형 방에 들어가기 전에 노크해야 한다고 하니 방 앞에서 노크노크 하고 웨치는 거랑 똑 같은거죠.제가 표현할려고 했던 것이 바로 이겁니다.왜 동사인 갈 을 의성어처럼 사용하냐는 거죠.갈을 영문으로 표현하면 샤우팅인데,판타지에서 샤우팅 하고 웨치는거랑 무협에서 갈 하고 웨치는 거랑 같은거란 뜻입니다.무협에서 갈 웨치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며(이미 습관화되어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도 하지만,잘못된 표현은 잘못된 거죠.이 맛은 뭔가 틀려 라고 할 때,틀려는 잘못된 표현이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이 맛은 뭔가 달라 라고 걸러 듣습니다.그렇다고 해서 틀려라는 표현이 읋은것은 아니죠.틀려는 틀린 표현이가 달라가 맞는 표현입니다.),이를 무협에서 쓰는 것도 잘못이지만,그래도 사람들이 무슨 뜻인 지 아니까 그냥 넘어갔는데,판타지에서도 갈 이라는 웨침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저는 이 글 쓴 사람이 갈이 동사인지 모르고,불교 선종의 돈오에서 쓰이는 할 도 모르고,그냥 갈 이 의성이인 줄 알고(아님 그냥 멋있어 보여서) 사용하는 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틀린 걸 알면서 멋있어 보이려고 사용하는 것도 문제지만,글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재미와 감동을 전달하는 작가의 입장에서,모르고 틀린 표현을 쓰는 것 역시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제발 멋있어 보이려고,있어 보이려고 이상한 표현들 사용하지 맙시다.원래 빈 수레가 더 요란한 법이고 물이 꽉 찬 주전자는 두드려도 큰 소리 내지 않습니다.그리고 한글 공부 좀 더 합시다.욕지기와 욕지거리 구분 못하는 분들,다르다와 틀리다를 제대로 사용 못한는 분들 참 많습니다.자신이 모르는 단어나 표현을 보면,좀 인터넷 사전에서 검색해 보고 정확한 의미를 알고 씁니다.그냥 이건 이런 뜻이겠지 하고 안이하게 대처하면,작가분이 독자들한테 얕보일 수도 있습니다.
아 윗분님 말 이해했음
슈퍼노바//제 본문을 끝까지 읽어보시면... 아무리 서양풍 판타지라 하더라도 왜 영어사용은 되고 한자는 안되는가? 에대한 모순이 나와 있습니다.. 그 소설내에서 한자 사용이 안된다면(물론 마찬가지로 너무 지나친 한자 사용은 자제 해야 합니다 하물며 작가님에 생각하신 고유명사 자체는 순한글로서 표현하거나 아니면 그냥 판타지언어로서 표현하는게 옳겠지요) 영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 같은 서양풍 판타지라 하더라도 그 세계관의 판타에서 왜 영어를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합니다. 한자 처럼요. 님이 말하신대로 그 판타지 세계관에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가 없다면요
몇몇 댓글을 읽어보면 본문은 끝까지 안 읽고 호기심에 댓글만 주욱 살펴보다가 글을 남긴 글이좀 있는 것 같더군요.. 본문 글을 읽으면 저런 댓글이 나올 수 없는데 말이죠...
흐물흐물님 말에 찬성해야하나 애매하네요. 분명히 냉정히 따지자면 님 말씀이 맞지요. 그런데 사람의 인식이라는게 있잖아요.. 서양권은 영어라는 인식이 우리나라에 강하게 있지요. 서양권에 다른 언어도 있지만 제일먼저 생각나는게 영어지요. 그래서 영어를 소설에서 쓰는 거구요.
냉정하게는 님말이 맞는말인데 사람들 인식이 워낙 강하니 무시하기 힘들지요.
적절한 비유야 아니겠지만, 깡마르고 안경낀고 키작은 사람과, 덩치크고 키큰사람을 보았을때 자연스럽게 덩치큰사람이 싸움을 더 잘하겠지라고 생각하는것 처럼요. 오랫동안 그럴것이다고 인식하고 있는것을 무시하기는 힘들지요.
kingth님// '갈 이라고 외치는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립니다. 제가 조사한 바로는 '갈'이라는 외침은 의성어나 동사라는 개념이 아니라 불교 선종에서 스승이 참선하는 사람을 인도할 때 질타하는 일종의 고함소리입니다. 이러한 의미의갈 또는 할이 선종에서 사용된 것은 중국 당(唐)나라 마조도일(馬祖道一) 시대부터라고 고문에는 나와 있으며 실제로 '할'이라는 제목을 가진 국내 영화도 있으며 거기에 그런 부분들이 자세하게 나옵니다. 즉, 무협에서 개나 소나 다 '갈'을 외친다면 분명 오류가 있는 표현일 수 있으나, 선종의 가르침을 따르는 소림의 승려들 혹은 비슷한 부류의 무인들이 사용하는 표현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협이나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글에서 사용하면 안 된다는 근거를 기본적인 품사가 갖는 의미로만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니 한자가 안된다는건 일단 말이 안됩니다. 우리가 현재 쓰는 한글 단어의 절반 이상이 한자어이기 때문이죠. 예전에야 순우리말이 많았다지만 현재는 대부분이 잊혀진 상태이고 말이죠.
그나저나 이것저것을 다 떠나서, 제일 이상하다고 여겨야 되는게, 제국가 황제의 단어 사용이 아닐까 합니다.
제국이라는 건 진시황이 왕보다 높은 칭호를 만들기 위해서 지멋대로 만든거고요, 그 외에는 제국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지 않은걸로 압니다.(역사를 잘 몰라서 확신은 못합니다.) 또한 황제 도 黃자로서 이 역시 진시황이 만든걸로 압니다.
갈이라는 소리에 대해서 논란이 많은데 제국과 황제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Comment '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