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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메이저리거 비평

작성자
Lv.56 은생원
작성
17.07.20 19:04
조회
760

제목 : 시스템 메이저리거

작가 : 은수랑

출판사 :


총 279화 연재. 전편 다 구매해서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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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메이저리거가 완결된 지 3주정도 되었는데, 아쉬움이 느껴져서 적어봅니다. 좋은 점과 아쉬웠던 점에 대해 생각나는 말이 많았을텐데, 매일 연재로 읽고 3주가 지나서 비평을 쓰려니 뇌 속 모래사장에 쓴 글이 시간의 파도에 쓸려나가서 흔적만 남았습니다.


시스템 메이저리거의 장점은 글의 호흡이라 봅니다. 설명이 필요한 부분도 신문기사나 방송장면 등 서술 및 시점전환을 이용하여 글을 읽을 때 크게 거슬리는 부분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나, ‘시스템’이 등장에 비해 시스템을 스테이터스 창처럼 설명하는 부분이 초반을 제외하면 적었다는 점이 오히려 독자가 글에 몰입할 수 있게 했다고 봅니다.


아쉬운 점은 스토리의 큰 맥락과 갈등구조에서의 시스템의 역할입니다. 우선 대략적인 스토리구조부터 봐야 합니다. 시스템을 위주로 5단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메이저리거 유망주였던 주인공이 불의의 사고로 마이너리거로 전락한다. 심지어 타구단으로 덤핑트레이드되는 최악의 시기에 ‘시스템’이 등장한다.

2. 주인공은 ‘시스템’을 통해 성장하고 노력하고 다시 성장하여 팀과 자신을 리그 최정상의 위치로 만든다.

3. 중요한 순간에 ‘시스템’이 완전히 사라진다. 주인공은 슬럼프(멘탈붕괴)를 겪는다.

4. 주인공은 동료들의 조언으로 시스템이 없는 현실에 적응하고 자립하여 다시 월드시리즈 결승전까지 오른다.

5. 결말(?!)


장편소설인 이상 회수로만 따지면 발단이 4회 전개가 200화 넘게, 위기가 10회, 절정 30화, 결말 2화로 구성되어 있어서 늘어져 보입니다만... 전개부분에서는 매 경기에서의 대결구도와 ‘시스템’에서 목표, 시스템을 통해 등장하는 소재 등을 이용하여 소설의 긴장감이 어느 정도 유지되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경기에서 시스템이 ‘사라져 버린’ 순간 주인공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추락합니다. 이 때 시스템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복선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큰 틀에서는 괜찮았다고 봅니다.


문제는 결말입니다. 스포가 될 수 있는 부분만 빼면 전반적으로  ‘시스템’에 대한 개연성도 문제이지만, 절정부분에서 주인공이 시스템이라는 틀을 극복했던 노력이 무너지는 듯한, 시스템에 다시 의존하는 듯한 결말을 내었다는 점입니다. 주인공이 ‘성공’을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으로서 성공한 것인지 의문이 드는 장면입니다.


이제는 갈등구조입니다. 갈등구조라고 썼지만 어떻게 보면 인물의 개성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 비평글을 쓰는 시점에서 생각나는 인물이 주인공 이주하와 매니저, 미첨감독, 터너 코치, 포수 아르시아, 중간보스였는데 동료가 된 프랑코, 동료투수 오스틴, 여자친구 이사벨라밖에 없습니다. 분명 인물이 엄청 등장하는데 기억에 와 닿지 않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이주하 이외의 인물들이 전형적인 인물(프로들이어서 경기에서의 전형성이 보일 수 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느 한계가 있긴 합니다만. )이고, 야구경기에서의 전형적인 대결구도(목표는 승리)만 나오다보니, 독자에게 실질적으로 와닿는 갈등은 한 때 이주하가 두려워하던 프랑코 부분을 제외하면 이주하와 시스템의 퀘스트에 의한 갈등(퀘스트를 달성하는지 달성하지 못하는지)이 더 컸습니다. 인물이 적게 부각된 점은 양면성이 있어서 스토리의 빠른 진행에 도움을 준 것은 분명하지만 위기-절정-결말 구간에서 시스템의 공백을 메우기 어려웠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그래서 시스템의 ‘부재’가 아니라 시스템의 ‘전이’를 통한 갈등을 만들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1. 시스템이 주인공에게서 다른 인물(예를 들어 양키스의 투수나 오스틴)에게로 전이하고 주인공이 슬럼프를 딛고 결승전에서 시스템을 사용중인 라이벌을 압도하여 시스템보다 노력이었다고 결말을 내거나, 2. 시스템이 예전의 주인공처럼 불우한 인물에게 전이하여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어서 주인공이 진정한 자신을 자각하는 결말을 내었다면 갈등구조를 자연스럽게 이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 아예 이주하가 느끼는 갈등을 시스템이 아니어서 얻는 쾌감으로 변화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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