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장자 외편의 ‘산목(山木)’에 나오는 이야기에서의 빈배를 생각해 봅시다.
'方舟而濟於河 배가 강을 건널 때' 이 문장이 들어가 있으니 빈배는 강에서 표류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공이 빈배를 향해서 화를 내지 않는 이유는 그 주인이 없기 때문인데, 이것은 쓸모 있음에 의해서 기인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빈배는 자신의 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 이야기의 마지막 문구의 해석이 좀 틀렸습니다. '其孰能害之' 이 문구를 '그 누구를 해칠 수 있겠는가' 라고 해석하셨는데 그 누구라는 것은 목적어가 아니가 주어로 해석을 해야 하고 앞 문구의 人을 뜻하는 之자를 목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즉, '사람이 능히 자신을 비우고 빈 배처럼 흘러간다면, 그 누구가 그를 해칠 수 있겠는가'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맞습니다. 중요한 내용은 아니지만 뜻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설명드렸습니다.
저는 표류공주를 접한적이 없어서 모릅니다만, 감히 추측하기에 창녀와 묘지기라는 직업을 부여한 것이 빈배로 본 것이 아닌가 합니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부릴 수 있는 것들이 창녀와 묘지기라는 것이죠. (물론 이것은 직업의 귀천이 없는 현대가 아닌 과거시대의 해석론입니다.)
머리를 깎고 속세를 떠나는 것은 빈배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것이야말로 정착이라고 봅니다. 장자의 이야기에서의 빈배는 표류하다가 다른 배와 부딪힐 수도 있다는 설정을 하고 있으므로 세속에 있어야 빈배가 된다는 말이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작가도 그러한 직업을 부여하려다 보니 창녀와 묘지기가 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비평글을 보니 창녀와 묘지기는 일월병승을 보는 것만은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추측하건데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고, 서로를 그리워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므로 표류를 하는 빈배이기는 하되 그리움이라는 것을 사연을 가진 빈배라는 것이 적당한 해석이 아닐까 합니다. 표류공주는 일월병승을 보는 잠깐의 시간 동안만은 그러한 그리움을 나타내기도 한다는 정도로 저는 해석합니다.
그리고 [쓸모없음이야 사람이 없음이지, 배는 그 자체로 쓸모있음을 내구한다. 빈 배의 쓸모는, 표류이다.] 이렇게 해석하신 부분이 있는데 저는 다르게 봅니다. 빈배나 사람이나 매한가지라는 것이죠. 창녀나 묘지기는 쓸모 없는 것 같지만 쓸모 있을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죠. 빈배가 주인을 만나면 쓸모가 있어지는 것처럼... 욕정을 품은 사내앞에서는 창녀는 쓸모가 있는 것이고, 상을 당한 사람에게는 묘지기도 그러하다는 것이죠. 고로, 빈배의 쓸모는 언급된 오리나 나무처럼 사람에 따라서 쓸모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는 마치 장자가 그 중간에 머물겠다고 한 것처럼...
마지막으로 여담을 하자면 비평란 보다는 감상란에 적합해 보이는 글입니다. 감상에 관한 것이 다수를 차지하고 비평은 마지막 단락 하나에 불과하니 말이죠.
구절 해석은 제가 오류가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그렇게 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다른 말씀은 언뜻 이해가 안 되는 군요. 다시 숙고해 보겠습니다. 저도 말씀드리자면 장자를 다시, 그리고 표류공주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장자를 잘 이해했다고는 물론 볼 수가 없지만, 그렇게 사공이 빈배의 소유권 이전을 해야겠다는 내심으로 화를 내지 않는 다는 것은 조금 무리가 아닐는지 합니다. 비운다는 것은 장자가 일관하게 주장하는 덕이지요. 현학이라고 부르는 장자인 만큼, 그 무위를 해석하는 것도 역시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글쎄요.
정박에 관한 말씀은 제 글을 오독하신 것 같군요.
딴에 비평글을 쓴다고 썼는데, 죄송합니다. 제 감상이나 될 법한 못난 글이 심기를 상당히 어지럽혔군요. 제 글도 주인의 무능함 때문에 게시판을 잘 못 골라서 표류하는 군요.
사공이 부딪힌 빈배를 화내지 않은 까닭에 대해서 좀더 풀어서 써보겠습니다. 물론 제 생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공은 빈배와 부딪혔으므로 배의 파손등 다소의 물질적 손해 또는 놀라는 등의 정신적 피해를 입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속좁은 사공도 빈배를 향해 화를 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게 속이 좁은 사공인데 왜 화를 내지 않을까요? 그렇게 속이 좁다는 강조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화낼 대상인 그 주인이 없다고 하여도 쓸모가 전혀 없다면 사물에 대해서도 화를 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공사가 중단되어 방치된 건물이 있습니다. 관리 하는 이가 없어서 사람들이 돈되는 것을 주워가도 나무랄 사람도 없습니다. 행인이 그 곳을 지나가다가 2층 베란다에 있는 커다란 화분을 보았습니다. 행인은 그 화분을 쉽게 가져갈 방법이 있다면 가져가고 싶기도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바람이 강하게 불어 화분이 그만 행인 머리맡으로 떨어졌습니다. 행인은 급히 피했습니다. 이 경우에 화분이 깨어지지 않았다면 화를 내지 않습니다. 그런데 화분이 깨어져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면 화를 냅니다.
이런 예가 맞을지 모르겠으나 제가 생각하기에는 장자의 그 이야기에는 사공의 물욕(物慾)이 전제로 깔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창녀와 묘지기라는 직업을 부여한 의미는 사람을 빈배로 표현해 보려고 했던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물론 소설은 읽지 않았지만 제목으로 유추해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도 생각됩니다.
정박에 관한 말씀은 구체적인 답변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감상에 포인트를 준 글이라 감상란에 적합하지 않나 하는 말씀이지 탓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본 비평문은 비평란의 취지에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사전을 한 번 봅시다.
'문학비평이란 어떠한 문예작품에 대하여 평론을 함'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순화시켰습니다)
그러므로 비평이 어찌 작품을 평가했는지에 따라서 호평이니 혹평이니 갈리는 것입니다.
그것은 달리 말하자면 비평이란 훨씬 더 넓은 개념을 포괄한다는 뜻이겠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문예작품이 지니는 내재적, 외재적 가치의 우열을 정의, 분석, 분류, 평가하는 총체적인 행위를 뜻합니다.
조금더 요약하자면 문예작품의 기술적부분을 파헤치는 행위 정도로 생각가능하지않을까요.
그렇다면 감상란은 왜 존재하는 것이냐고 물음이 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감상란이 있는데다 굳이 '비판란'이라 명명함은 적절치 않은 용어이기에 비평란이라고 관리자께서 생각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그보다는
감상란은 '일반적으로 이 작품은 재밌었다 아니다를 두고 가볍게 평가하라'고 만든 카테고리라면,
비평란은 '조금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작품을 분석해보라'는 뜻이 아닐까 심심찮게 생각해봅니다.
요지로 돌아와 본 비평문은
표류공주가 지니고 있는 두가지 텍스트, 즉 작가의 속의도를 파헤치는 성격이 강한 글이기에 비평이라는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우운님의 댓글이야 말로 너무 주제 넘군요. 표류공주의 내용은 항몽님이 본문에서 언급하셨지 않습니까? 그 부분은 눈에 들어오지 않던가요? 그리고 제목이 표류공주 아니던가요? 내용에서도 창녀와 묘지기가 나오지 않습니까? 언급했듯이 일월병승과 관련한 것은 제가 추측했다고 처음부터 밝힌 사실이고 대부분의 내용은 장자의 이야기에 관한 내용인데 어이가 없군요. 즉, 제가 다룬 부분은 본문글의 범위내에서 소설의 설정과 관련한 것이었는데 유감입니다. 물론 소설을 읽으면 그러한 설정을 얼마나 잘 표현했나 하는 것까지 다룰 수 있겠습니다만... 이 정도까지 해야 오바하는 것이겠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본문글을 바탕으로 재비평을 한 정도에 불과합니다. 항몽님도 본문에서 [여자는 창녀가 되었고, 남자는 묘지기가 되었다. 그들은 머리 깎고 속세를 떠나지 않는다. 정박할 곳을 구태여 찾는 것은 배가 비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장자의 이야기와 주인공들의 직업을 연관하여 비평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러한 비평부분은 잘못되어 보이기에 재비평을 한 것이죠. 이것이 어떻게 오바가 되는 겁니까? 주어진 범위내에서 다룬 것인데 이것을 오바라고 하면 항몽님의 비평글도 오바라는 말과 같지요. 이처럼 일월병승과 관련한 내용도 본문을 참조해서 적었으며 그 부분에서는 '남녀가 서로를 그리워한다'라고 추측을 했다고 했는데 문제가 있으면 이부분이 오바죠. 이 점은 처음부터 추측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마지막 문장은 대놓고 막말을 한 것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내용이군요.
1.여자는 창녀가 되었고, 남자는 묘지기가 되었다.
2.그들은 머리 깎고 속세를 떠나지 않는다.
3.정박할 곳을 구태여 찾는 것은 배가 비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해하기 쉽게 문단을 문장단위로 떼어 놓아봤습니다.
이 단락은 해석의 논란을 가져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정박, 구태여 라는 3의 표현 때문인데, 이는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그러한 표현과 어울리는 단어는 창녀와 묘지기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3의 내용은 2보다는 1을 뜻하는 것으로 제가 여겼던 것 같습니다. 이점 사과드립니다. 다시 읽고서야 2를 뜻하는 것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니 아래문단과도 일맥상통하게 되는군요.
우리동네 유일한 대여점에는 표류공주가 없습니다. 유감이죠. 그리고 제가 여기저기서 본 바로는 감상란은 추천위주, 비평란은 비추천위주라고 합니다. 소위 까는 글이 비평란에 온다는 말인데 항몽님의 글은 표류공주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위주로 하는 내용으로 감상란에 가깝다고 봅니다. 순수하게 비평의 뜻을 고려하여 그러한 생각을 가지면 사실 감상란이나 비평란이나 통합되어야 마땅한데 구분시켜 놓은 이유가 비평란은 순수한 비평란이 아니고 비판란이라는 것이죠. 제가 여기저기서 본 바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비평란에 글을 올릴때에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든지 이곳은 제약이 좀 있다고도 합니다.
제 생각입니다만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감상란은 비교적 많은 이들이 적극적으로 글에 대한 품평을 남기도록 참여를 장려토록하는 공간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않으면 알거 다 아는 분들이 굳이 비평란을 만들었겠습니까.
비평란은 말그대로 비평, 즉 글에 대해서 철저히 분석을 위한 곳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물론 현재 비평란의 많은 글들이 그저 작품의 텍스트에 대해 개연성 등을 문제삼아 단순한 비판에 그치고 있기는 하지만,
단순히 주류가 이렇기에 본질 또한 훼손되어야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지요.
그러므로 감상란과 비평란은 장점, 단점만으로 구분하기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이고 광범위하게 인식해야함이 옳다고 느껴집니다.
결국 감상란이든 비평란이든 결론은, 글쓴이가 생각하는 범주가 어떠하느냐에 따라 그 위치가 정해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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