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아니 사실 시작은 물건너에서 넘어온 게 맞으니까요...
한때 범람하던 속칭 '기갑물' 계열의 시초를 묵향 2부의 타이탄(맞나? 기억이 잘...)으로 잡아야 될 건데, 전동조씨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들여온 개념이라고 보는 쪽이 맞을 테니까요.
뭐 일단 시초가 그렇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죠. 거기에 시초만 그런거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대답하기도 좀 껄끄럽고.
본문의 5번 항목 같은 경우, 어떻게 보면 실제로 권력 최상층부에서 시작하는 게 더 말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만... 이전의 영지발전물도 결국 발전하다 보면 최고권력자가 되는데, 기반도 비루한 말단 귀족이 영지를 경영하며 힘을 길러 최고 권력자로 등극하는 것보다는 권력 핵심부에서 힘을 길러 최고 권력자로 등극하는 편이 더 수월해 보일뿐더러 그럴듯해 보입니다.
게다가 프랑스 시민대혁명 시기처럼 사회가 발전한 것도 아니고 그냥 중세 봉건제 사회에 불과할 뿐인 바닥인데 말단 귀족도 아니고 그 이하 평민이나 노예로 시작하는 쪽이라면 과연... ( --);
글 쓰신 분의 의도가 너무나도 분명해 보이니, 이글이 장난으로 쓰신 글이 아닌 것을 잘 알겠습니다. 다만, 거의가 xx물로 끝나는 것들을 보니, 그것들을 '소재'라고 하기에는 장르문학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장르로 이해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과연 저 모티브로 작품들이 범람하는 것 자체가 문제인지, 아니면 회귀물이나 영혼이입, 차원이동이라는 모티브로 항상 거기서 거기인 글이 쏟아지는 것이 문제인지, 그것부터 명확해질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과연 회귀물을 가지고 작가가 꺼낼 수 있는 이야기는 이제 나올 만큼 다 나온 걸까요? 정말 요즘 하루하루 쏟아지고 있는 작품들이 다 거기서 거기처럼 보입니다. 회귀물인 것은 그렇다 치고, 마치 '쓰여진 공식'이라도 있는 것처럼 비스무리한 이야기들을 쏟아냅니다. 과연 회귀물의 소재는 갈 때까지 간걸까요??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 인물들의 인간관계, 심지어는 작가 특유의 표현능력에 따라서 비슷한 소재의 글들도 천차만별의 모습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협소설의 틀이 항상 거기서 거기였던 시절에도 계속해서 멋진 작품들이 쏟아질수 있었던 이유겠죠.
문제는 소재고갈이 아니라...
그 회귀물이면 회귀물, 차원이동물이면 차원이동물, 이고깽이면 이고깽 그 설정 자체에 지나치게 의존한 스토리 전개를 가져가는 것 자체라고 생각이 듭니다. 소재는 소재일 뿐, 이야기 전개는 작가만의 창의적인 상상력에서 비롯되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가 비슷한 소재나 장르로 글을 쓴다고 비난 받는 것 보다는 그 소재로 비슷한 내용과 비슷한 구조의 글을 쓴다고 비난 받을 게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도 위 소장르들에서 뽑아낼 수 있는 재미있고 독창적인 이야기가 작가의 역량에 따라서는 무궁무진하게 남아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싶네요...
전동조씨의 묵향 2부의 타이탄은, 전동조씨가 직접 밝혔듯이, 일본 만화 Five Star Stories에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애니메이션은 아니고 만화책입니다. 물론 FSS에 극장판 애니가 있기는 하지만, 원작은 만화.)
그리고 시작은 단순히 '외전'의 연재였기에,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만, 외전을 정식으로 출판했기에, 지금에 와서는 전동조씨 본인은 반성을 해야겠죠.
그리고, 많은 '기갑물'에서 나오는 '마장기'라는 단어 자체가, 아무리봐도 일본 게임인 '마장기신'에서 유래한 것 같습니다.
왜색이라는 말은... 이런 계통이 일본에서 시작하고 크게 발전한게 아무래도 사실이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굳이 예를 들자면 '전대물'을 보고 왜색이라고 하는것과 마찬가지인 것 같네요.
왜색이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여태까지 무수히 많은 변형을 가져온 로봇물을 단순참조하기 보다는 보다 더 창조적인 '자신만의 상상'을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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