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라온
작품명 : 데우스
출판사 : 마루마야
로봇에 미쳐 있던 16살 선우는 연구소의 비밀 장치를 통해 우연히 판타지 세계로 넘어가게 된다. 그곳에서의 신분은 약소국 마케니안의 라온 왕자. 선우는 거대한 타이탄을 개조해 각종 마법으로 타이탄 슈트를 만들기에 이르는데!
타이탄 슈트를 업그레이드해가며, 소드마스터가 되어 대륙을 통일하는 라온(선우)의 활약을 지켜보라!!
뒷장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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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는 독을 당해 식물인간 상태와 다름없는 왕자의 신분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신분만 왕자일 뿐 약소국의 왕자라 제국에 볼모 형식인 교육생 자격으로 제국에 와 있다가 정치적인 희생물이 될 뻔 했다. 그런 상황을 안 선우는 라온으로 살아나면서 독에 대한 후유증으로 백치 노릇을 하기로 한다. 24시간 감시를 받으며 하인들에게마저 구박을 당하고 돈이 생겨도 하인들에게 다 뺐기는 처지이다. 이런 상태에서 선우(라온)는 아무도 몰래 힘을 키워나가기로 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라온은 짧은 지식으로 생각나는 대로 풀어간 느낌이 든다. 치밀함까지 바라지는 않지만 오로지 주인공 입장에서 서술하고 이끌어가는 입장이라 상대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사일런트무브, 히든셀프, 히든마나
만능 마법이다.
백치로 위장하며 능력을 키워야 하는데 위 마법 3개로 모든 걸 해결한다. 보유한 마나도 숨길 수 있고, 상대 바로 앞에 있어도 들키지 않고, 상대 앞을 걸어 다녀도 들키지 않는다. 툭하면 이 마법으로 모든 걸 해결한다. 이거 도서관에 있는 책을 통해 배운 마법인데 이걸로 결계가 쳐진 갈메시아 제국 황제의 보물 창고도 들키지 않고 잠입한다.
기본 상식으로는 황궁 보물창고에 결계를 설치했다면 웬만한 마법으로도 뚫지 못하게 설치되는 것이 정상이다. 뚫는 자의 능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제국 황제의 보물 창고라면 견습마법사 정도가 결계를 설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분명히 대마법사(7서클 정도로 추정)가 쳤는데도 라온의 만능 마법에는 속수무책이다.
라온이 배운 저 3개의 마법은 도서관에 공개된 것이다. 공개된 마법이라면 별 볼 일 없는 마법인 것을 쉽게 추정할 있다. 그런데 저 3개의 마법은 너무도 대단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어떻게 저 3가지 마법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려 했는지 그 뻔뻔스러움에 할 말을 잃을 정도다. 사실 황궁 보물창고에 침입하게 위해서라면 대단한 설정을 해야 하고 대단한 준비도 해야 하고 치밀하게 작전을 짜서 침입해야 한다. 생각하기 싫었던 것인지 그냥 쉽게 가려 했는지는 몰라도 3개의 마법으로 들락날락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표지석
이건 시전자의 피를 적셔 두면 이 표지석이 있는 곳으로 시전자를 이동시켜 주는 마법물품이란다. 이 책에서는 잠입한 보물 창고에 다시 들어가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이것도 결계를 무시하고 보물창고를 들락날락할 수 있게 해 준다.
심지어 황제의 드래곤하트가 보물창고에서 도난당했는데도 창고에 있는 표지석을 발견하지 못해 10개월 후에 다시 들어갈 수 있게 만든다. 황제라 잃어버리면 그만이란 말인가? 황제에게도 단 하나 밖에 없는 보물인데. 라온은 하급 마법을 마음대로 쓰는데 7서클 정도로 추정되는 황제의 보물창고지기 마법사는 마법을 못 쓴다(사실 쓸 줄은 알지만 쓰는 모습이 없다). 그 머리 좋다는 마법사는 아무 생각도 안한다. 도둑놈이 어떻게 침입했는지 어떤 방식을 사용했는지 아예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그냥 단순히 7서클 능력을 지닌 창고지기일 뿐이다. 그리하여 나중에 보물을 1/3이나 라온에게 도난당하고 충격(자살에 가까운)으로 죽는다.
기본적으로 구하기 힘든 드래곤하트를 도난당했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찾거나 다시 훔쳐가지 못하게 방법을 강구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표지석도 발견했어야 한다. 표지석이 9서클 마법도 아닌데 찾아내지 못한다. 그런데도 대충 던져 놓은 표지석 하나 찾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2차로 왕창 털리고 나서는 표지석의 존재를 아는 것으로 나온다. 너무나도 억지스럽다.
황궁 보물 창고를 너무 쉽게 드나드는 것과 함께 표지석도 너무 쉽게 가려 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 같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치밀하지는 못하더라도 그럴 듯은 해야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정도 말이다.
아공간
라온이 들고 다니는 아공간의 크기가 궁금하다.
기간테스가 2-3대가 들어가기도 하고 시체를 8구씩이나 넣기도 하다가 보물 넣을 때는 안 된다고 보물을 들고 나간다. 그러다가 다음날 다시 들어가 무기에 보물에 책들까지 넣어갖고 나온다. 크로노스가 들고 오는 설정으로 했지만 이해해 주긴 힘들다. 즉 아공간은 필요하면 가능하게 설정하고 어렵게 풀어가야 할 때는 불가능하게 설정하고 있다. 일관성이 전혀 없다.
솔직히 다른 판타지에서도 아공간을 만능창고로 사용하는데 자제해 주었으면 한다.
시간
라온이 견습기사단에 다시 들어왔을 때 앞에서는 들어 온지 한 달째라고 해 놓고 뒤에 가서는 보름째가 되었다고 서술한다. 차이는 8페이지. 이 정도는 애교로 실수라고 봐 줄 수 있지만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다.
소드마스터
소드마스터가 되는 과정이 너무 황당하다. 약물 과다 복용의 부작용으로 소드마스터가 된다.
상처는 나았는데 운기조식이 안되자 자꾸 상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는 혈도가 막혔다고 생각한다. 혈도가 막혀서 운기조식만 하려 하면 가슴이 아파서 포기한다고 한다. 그러다가 황제의 보물창고에서 영약이란 영약은 모두 마시고 아파하다가 혈도가 뚫리면서 소드마스터가 된다. 산삼에 뱀술에 녹용에 비타민제 보약 한약 등 좋은 약들 짬뽕으로 먹을 경우 효과를 보기보다는 부작용으로 돌아가실 확률이 크다.
이런 무식한 방법으로 소드마스터가 되는 경우는 처음 봤다.
마나
상처는 치료했으나 운기조식만 하려 하면 가슴이 아파 운기조식 못하고 포기한다. 그런데 그 영향으로 마나가 없다더니 사일런트무브, 히튼셀프, 히든마나 마법은 마나부족과 상관없이 쓰고 다닌다. 크로노스(기간테스. 이것도 마나 있어야 함)를 착용하고 밤새 뛰어다니기도 한다. 자동차에 기름이 떨어졌는데도 위급상황에서는 기름이 있는 것처럼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것과 같다.
청혼반지
플로랑스 공주에게 청혼하는데 반지를 사러간다.
황제의 보물창고에서 훔친 그 수많은 보석들은 어디 두고 1골드 40실버짜리 금도금 반지를 사는 건지 모르겠다. 청혼반지인데 훔친 거 주는 것은 안돼 라고 설명했다면 모르지만 그럴 개념이 있는 녀석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훔친 반지 줬다가 걸리면 안 될 거라는 생각을 할 개념도 없는 녀석이다.
순수하게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되지만 책 속의 라온으로서는 이해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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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요소요소에 잘못된 내용들이 너무 많다. 전체적으로도 억지스런 면이 많다. 판타지라서 작가 설정이라서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하는 분들이 간혹 있다. 그건 아니다. 판타지라 해도 개연성과 구성은 우리가 이해될 정도로 해야 한다.
내가 사일런트무브, 히든셀프, 히든마나를 사용할 줄 알면 상대도 사용할 줄 안다고 봐야 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도 있을 것이라고 봐야 한다. 나는 사용할 수 있는데 상대는 그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한다면 문제가 된다.
판타지는 킬링타임용이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은 장르 업계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이 된다. 그런 의식이 강하기에 개연성 없고 오타가 많은 책들이 출판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책들이 판타지를 무시하게 만들고 판타지를 떠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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