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임달영.
작품명 : 제로 Perfect Dimension.
출판사 : 시드노벨.
* 미리 말씀드립니다. 본 감상평에는 제로와 하등 상관도 없는 영화 쏘우 1편과 식스센스의 미리니름이 들어 있습니다.
* Perfect Dimension은 새로운 차원, 뭐 대충 이런 뜻인가 봅니다.
* 아쉽게도 이 작품으로 제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하나도 없어 보입니다. 초장부터 영자학이 어떻고 영자 원소가 뭐 어떻고 하는데 설정에 대한 설명도 없고 당황했습니다. 이건 마치 기존의 제로 팬들을 위한 작품으로 밖에는 안 보이는군요. 이 점은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유령왕에서도 보였던 지적 사항인데.
화자가 너무 나섭니다. 감정의 표현이나 그런 미묘한 표현 같은 것이 없고 화자가 직접 나서서 설명을 해버립니다. 캐릭터들의 감정, 갈등 관계에서 나타나는 분위기 등. 화자가 직접 나서서
"이 캐릭터는 지금 엄청 고뇌하고 있어요."
"얘는 지금 무지허게 화가 나 있습니다."
"이 두 캐릭터 사이의 과거에는 엄청난 비극이 있습죠."
라고 설명하는 느낌입니다.
* 또한 각 캐릭터들에게 엄청난 과거가 있다는 것을 너무 대놓고 드러냅니다. 은근슬쩍 대사나 힌트를 던지고 뭐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설명을 합니다. 중간부터는 이미 독자가 이들의 과거사를 알고 있다는 가정 하에 작품이 진행될 정도입니다. 낯이 뜨거울 정도였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거죠. 영화 쏘우 1편. 시작부터 주인공들과 함께 등장하는 시체. 그 시체는 그 모든 것을 계획한 직쏘가 죽은 척 한 거였지요. 근데 영화 시작부터 직쏘의 속 마음을 관객들에게 들려주는 겁니다.
"크크크. 멍청한 놈들. 이건 다 내가 계획한 것이다."
다른 예를 들자면 영화 식스센스. 영화 마지막에 가서야 브루스 윌리스가 사실은 귀신이었다는 충격적 반전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것을 초반부터 '그는 그렇게 귀신이 되었다. 허나 그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데.' 라고 설명해 버린다면? 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 한 권 안에서 별 다른 스토리의 진전도 없고 뭐 끝맺음도 없습니다. 기존 흐름의 원이 그런 식의 전개였다고 해도 퍼펙트한 디멘션을 보여주려면 적어도 1권 내에서 종결될 이야기는 종결되야하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라이트노벨 이기까지 한데. 400페이지의 분량 동안 별 이야기도 없고 뭐가 끝맺어지지도 않고 하니 굉장히 애매한 느낌입니다. 원작에서 얼마만큼 뜯어 고쳤는지는 몰라도 굉장히 섭섭합니다.
* 보너스.
미레이라는 일본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초반에 불량배들이 시비를 걸어오는데 분명 일본인이라서 말을 못 알아 듣는다고 했다가 후반에 가서는 한국인 주인공에게 말을 잘 하더군요. 믬?
* 결론.
이 작품으로 제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없습니다. 거기다가 기존의 제로 팬들이 이 물건을 사기에는 또 거식하다 이거죠.
제로가 이미 게임, 소설, 만화로도 나왔지요.(만화 '시작의 관'은 완결. 퍼펙트 디멘션과 같은 만화 '흐름의 원'은 연재하다 이런저런 어른들의 사정으로 속박의 관의 일부까지만 연재하고 중단이 됐습니다. 오직 게임만이 제대로 된 완성을 보였군요.) 이미 세 번이나 같은 내용을 재탕하는 셈인데 기존의 팬들이 그 숫자만큼 구입을 하게 될까요? 결국 기존의 팬도, 새로운 팬층도 흡수 못할 어중띤 물건이 돼 버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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