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니그라토/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를 보면서 인상깊은 씬이 있었습니다. 술 자리에서 태정의 여자친구가 사진을 찍으려 하자, "그것도 일종의 폭력이에요"라며 거부하는 승영. 니그라토님께서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지적한 것은 무척 날카롭고 동의하고 있는 바이지만, 그것이 이영도의 그것과 연결되기에는 그 간극이 꽤 크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 용서받지 못한 자를 예로 든 것은 폭력(=power)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대한 방식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승영처럼 평범한 일상의 태도도 폭력이라 정의한다면, 이는 세상 만물의 행위에는 폭력이 깃든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며, 뚜렷한 비판의 대상을 선정할 수 없기에 비판의 칼날은 무뎌지게 되고, 이는 허무주의로 빠져들기 마련입니다.
저 또한 같은 실수를 대학 초년생 시절 반복했었기에 몇자 남기게 되었습니다. 우선 폭력 혹은 불평등에 관심이 있다면 사회적 폭력, 문화적 폭력, 경제적 폭력 등으로 구분해서 그 차이를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추가하면 power라는 말도 했지만, 폭력보다는 권력이라는 개념으로 확장시켜 보는 것은 어떨까요.
한편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자신의 세계관으로 텍스트를 읽어내려는 시도를 이곳에서 발견해서 무척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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