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사다메
작품명 : 아이언 하트
출판사 : 시드 노벨.
01. 영화든 만화든 소설이든 뭐든, 결국에는 기존에
있는 것들을 이리저리 섞어서 만드는 겁니다.
그게 느낌이 새로울 뿐이지 사실상 '새롭다'라고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있다 하더라도 매우 극소수에 불과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아이언 하트는 매우 매니아 틱한, 블루 오션 틱한 소재를 끌어다 썼기에 더욱이 '새롭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절반은 의미가 있지요. 일본에서 조차
그리 흔하다 할 수 없는 미소녀 메카라니요. 이 점은
정말 볼 일 보다 기립 박수를 칠 뻔 했습니다. 물론 저는 미소녀 메카에 대해 "흐, 흥! 따... 딱히 관심이 있는 건 아니야!" 라는 입장입니다.진짜에요. 진짜.
02. 대중성이라는 건 별 게 아닙니다. 작가가 지 자존심
좀만 죽이면 생기는 거지요. 단, 예외의 경우가 있습니다.
애초에 작가가 그런 대중적인 것을 많이 좋아하던 경우라면
굳이 자존심 죽일 필요가 없지요.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걸
쓰면 그만이니까요. 제가 볼 때 아이언 하트는 그냥 후자에
속한다고 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건 간단합니다.
깊은 연구 끝에 작품의 방향성을 정했다는 것이 아니지요. 즉,
그냥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은대로 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03. 1번과는 대립되는 내용입니다만, 소재는 분명
신선하되 캐릭터나 글을 풀어나가는 방식 등은
상당히 레드 오션 틱 합니다. 결국에는 드래곤의
목젖과, 안개 계곡의 고사리, 버뮤다 지대 크툴루의
염통을 가져다가 그냥 라면을 끓인 격이라고 보면 되겠군요.
신선한 소재를 가지고 진부한 이야기를 진부하게 풀어나가는
것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답니다.
04. 구성이란 매우 중요합니다. 소설은 만화나 영화, 게임 등의
매체보다 훨씬 후달리는 매체임이 분명하며, 때문에 무엇보다
창작자의 기량이 중요한 이유이지요. 가장 구식 매체니까요.
구성. 구성.
아이언 하트의 구성은 정말 대충 만든게 아닌가 -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성의가 없습니다. 신비의 소녀와의 만남 --> 전투 -->
도망 --> 전투 --> 도망 --> 전투 --> 결론 --> 배후에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암시 --> 끝 입니다. 물론 메멘토나 배트맨 비긴즈가 그러하듯, 과거와 현재를 화려하게 교차시키는 정도의 구성까진 바라진 않습니다.
식스 센스가 보여줬던 적절한 복선과 반전을 바라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저건 정도가 좀 심했다고 봅니다. 2번과 연결해서 생각해 보면 묘하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05. 그래도 전체적으로 못났다 - 라고 말할 정도의 완성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소재의 희귀성, 무난한 내용 전개, 전형적이긴
하지만 어쨌든 매력적인 캐릭터들, 취향에도 아니고 등장하는 타이밍이 전혀 엉뚱하지만 암튼 남자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일러스트 등이잘 어우러져서 적어도 시드노벨에 입선한 신인작 중에서는
'팔아먹는 데에 부끄럽지 않을 만한 퀄리티'라는 건 확실합니다.
아, 물론 작품의 방향성과 자신의 취향이 전혀 어긋난다거나, 눈이 굉장히 높다거나고급스러운 경우라면 표지를 보고 알아서 피해갔으리라 예상하고 하는 말 입니다.
결론.
결론은 이미 나왔네요.
흠이 몇 개 있지만 '팔아먹는 데에 부끄럽지 않을 만한 퀄리티'라 이겁니다. 여지 껏 시드노벨에서 출간한 입선작, 그리고 신인작가의 작품 중에서는 가장 낫다고 생각합니다.
번외편.
거 보다보면 못 알아먹을 별별 군사 지식(?), 첨단 테크놀러지에
대한 것들이 나오는데, 그게 그렇게 자주 나오는 건 아니지만 많이 거슬리네요.그마저도 틀린 게 있다니 보면서 '오오, 글 쓴다고 공부 좀 제법 했나 보구먼. 허허' 라고 생각했던 것이 무색해집니다.
특별편.
아이쿠! 저장 안 했으면 글 다 싹 날아갈 뻔 했네요.
시드 노벨 사이트는 자동 로그인 기능으로 해놓지
않아면 자동 로그 아웃이 돼 버려요! 이거 좀 고쳐야겠어요.
아이쿠, 등골에 식은 땀 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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