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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69 하늘의땅
작성
09.01.17 23:28
조회
3,231

작가명 : 이문혁

작품명 : 일구이언 이부지자

출판사 : 마루&마야

평소와 달리 누군가가 재밌다고 써놓은 글에 2권까지 빌려왔다가 대단히 후회하고 있는 중이다.

개인적으로 무협이나 판타지 읽을 때 캐릭터를 얼마나 잘 그려내는가를 중시하는 편인데 일구이언..에선 납득안가는 인물이 비중있는 조연으로 등장해서 영 읽기 별로였다.

우선, 주인공과 대립하는 인물로 등장하는 화산검협 연준하가 그 좋은 예다. 주인공 칭찬해줬는데(너의 장작패기는 최고! 乃!!) 주인공이 쌩깠더니 '허허 참.. 안들리삼?' 하다가 '계속 씹을래?' 하더니 능멸!! 훈계!! 목이 열 개!! 운운 설왕설래하다가 주먹질이다.

연준하는 화산파를 대표해서 사천당문과 혈연동맹의 당사자이자 주재자로 온 인물이다. 화산파가 개판 오분전인 상황인진 모르겠지만(그렇게 보긴 어려운 게.. 남궁세가가 부담스런 당문이 화산파에게 머리를 숙이는 상황인데 화산파가 개판오분전이라고 보긴 어렵다.) 저 정도의 수양 밖에 안되는 인물이 화산을 대표하고 무림에 명성이 높은(무슨 삼룡쯤 된다.) 인물이라는 게 선뜻 납득이 가지도 않거니와 저렇게 젊은 인물이 화산을 대표한다는 설정도 작가가 의도한 실수가 아닌가 싶다.

계속 언급하겠지만 막나가는 연준하를 제재하는 인물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장로급 인물을 의도적으로 없앤 게 아닐까 싶은데 그렇다보니 당문에선 가주가 오는데 화산에선 후기지수를 대표로 보내어 "당문의 가주= 화산파 후기지수급"이라는 "무례한 상황"을 연출하게 된다. 신기한 건 당문이나 화산이나 명예를 중시하는 무림인인 건 똑같을텐데 이런 무례를 당문은 아무 말 없이 지나간다.

다시 연준하로 돌아와서.. 십분 양보해서 연준하는 무공은 강하나 성격은 개차반이고 성격이 급하며 작가 말마따나 무인은 명예를 몹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니 저런 행태를 보인다손 치자.

연준하와 주인공의 소란은 점차 커져 당문과 화산의 인물들이 죄다몰려나오고 결국 검까지 뽑아들었다가 배째라는 주인공의 태도에 도로 검만 꽂아 넣는다.

이것도 좀 웃긴게.. 화산"검"협, 그래 명호에 "검"자가 들어가고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검을 단순히 손의 연장선이 아닌 자신을 넘어선 또 다른 자신으로 느끼며 검과 합일의 경지를 넘나든다는 화산"검"협 연준하가 이날따라.. 자신의 사제에게 잠시 검을 맡겨 놓고 객잔의 뒷뜰로 홀연히 발걸음을 옮긴다. 허허..

"자신의 분신이자 자신을 넘어선 또 다른 자신"을 별 이유는 없이 사제의 손에 맡긴다. 읽어보면 유달리 총애하고 자신처럼 사랑하는 사제이며 눈빛으로도 뜻이 통하는 사이라서 검을 맡기는 것도 아니다.

연준하로 좀 더 가보자.

결국 일파만파 일은 커져만가서 당문에선 "소"가주가 "현"가주를 문중에서 내치는 사태로까지 번져가는데 그 이야긴 조금 뒤에 하고 주인공과 연준하의 객잔풍운은 일단 이쯤에서 사그라든다.

화산파 일행은 혼인동맹 처리차 십여일 동안 당문에 머무른다. 그리고 연준하는 월담하여 주인공을 죽이러 갔다....가 주인공과 대화를 나눈다.

인생의 재미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살풍경한 생사의 장에서 갑자기 논쟁의 장으로 전환이 되버리는데 여기서도 연준하의 성격이 당최 이해가 안간다. 죽이러 갔으면 깔끔하게 죽이던가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니고 계속 비슷한 시간에 찾아가 인생의 재미란 무엇인가..를 가지고 토론만 하다가 장장 열흘을 보내고 결국 못죽인다.

자신의 명예를 해친 인물이라 꼭 죽여야겠다고 결심 자꾸 이런 식(당문의 "현"가주가 주인공을 비호한다.)이면 니들하고 동맹안한다며 당문의 "소"가주를 협박하면서까지 막나가던 인물이 주인공의 면전에선 새가슴이 된건지 아니면 뭔가 완벽한 살인을 꿈꾸는 사이코 기질이 발휘된건지 갑자기 토론을 벌이며 열흘을 소비한다.

이쯤되면 연준하라는 인물의 성격은 오리무중이다.

더 모를 건 당문이다.

당문은 현재 남궁세가의 확장으로 인해 멸문의 위협을 느껴 화산파에 목메달고 있는 상황이다. 그 와중에 연준하와 주인공이 쌈박질을 벌이고 적당히 마무리되고 다시 밥 먹으로 올라간다. 근데 이때 "현"가주인 당악충이 주인공을 밥 먹는데 불러온다. 주인공은 당악충 앞에 턱하니 앉더니 '가르침을 청하오.'한다.

당악충은 '내가 귀인을 보는구나.'하며 주인공을 칭찬한다.

연준하는 열받는다. '왜 걔가 귀인인데요?'하고 묻는다.

당악충 '몰라서 묻니?'한다.

이쯤에서 연준하 발동이 걸린다.

'웃음이 나네. 당문이 죽기로 작정한 게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짓을 하네?'한다.

당문 악충 : '몰라~'하며 배짼다.

화산 준하 : '니가 전대 장문인과 친하다지만 물러난지 십년이야. 옛날관 다르단다.'한다.

당문 악충 : '너 취했니?'한다.

화산 준하 : '헐.. 내가 취한건가 니가 망증이 든건가'한다.

당문 '소'가주 당하윤 등장 '말이 심한데?'

화산 준하 : '소가주.. 주인공이냐 나냐? 택일해라.'

소가주 잠시 갈등.. '파더.. ㅠ.ㅠ'

당문 악충 : '밥버러지같은 놈'

당문 소가주 : '아버지보단 가문이닷!'

당문 악충 : '명예 팔아 가문 지키면 무삼 소용?'

당문 소가주 : '아빠.. 자꾸 그럼 연금시킨다.'

당문 악충 : '해봐해봐'

당문 소가주 : '소가주가 명하노니 금일부로 현가주를 폐위하오.'

당문 악충 : '좋아. 이꼴보느니 내가 떠난다.'

화산 준하 : '잠깐. 주인공은 남겨놓게. 그렇죠, 신임가주님?'

당문 소가주 : '오케바리.'

당문 악충 : '그건 안돼. 날 죽이고 그러던가.'

화산 준하 : '거 장인될 분이 사위한테 선물 좀 준다는 게 그걸 막나?'

당문 소가주 : '아빠 자꾸 그러면 가문의 법통을 위해 사천땅에서 추방시킨다?'

당문 악충 : '니 맘대로 해.'

......

이 무슨 시츄에이션인가.. orz

말투를 좀 우습게 바꿨다지만 전개되는 상황은 바꿈이 없다. 누란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아마도 문중 최고수이리라고 짐작되는 인물을 내쫓는 것도 심사가 아득해지는 일이려니와 적전분열도 아니고 이 무슨 꼴인가. 이게 무림의 명문대가인 사천당문의 고위층들이 나눌 법한 대화요 상황인지 작가분에게 되묻고 싶다. 솔직히.. 이 정도로 밖에 못 그려내냔 쓴소리를 안할 수가 없다. 개인적으론 설득력 떨어지는 전개였다.

이래서 이 책은 비추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인물이나 상황 설정이 영 납득이 가질 않았다.

덧붙여 문체도 너무 장황스럽다고 해야하나 심하게 말하면 좀 너저분하다. 달변도 아닌 사람이 말만 많은 본세다. 그게 뭐냐..면 딱히 할말은 없지만 별 얘기도 아닌데 말만 많다. 핵심을 찌르는 말은 별로 없고 군더더기만 많아서 읽기 힘들었다.

하.. 아무래도 2권은 읽지 말고 반납해야할 듯 하다. 차라리 게임이나 해야지.

p.s : 아마 저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이 계시리라 봅니다. 다른 글에 달린 댓글을 보면 재밌게 보신 분도 계시더라고요. 솔직히 이 비평 쓰지말까 한참 고민했었는데 이렇게 써버렸네요. 쓰고나니.. 맘은 편합니다. 달릴 댓글을 생각하면 그도 오래가지는 못할 듯 싶습니다만.. ㅡ.ㅡ;;

좀 불편함 심사로 쓰여진 글이라 말이 거칩니다. 혹 불쾌하셨다면 미리 사과드립니다. 아울러.. 댓글을 다시는 건 자윱니다만 제 사정상 댓글을 읽고 답글을 달긴 어려울 듯 합니다. 미리 양해 구합니다. 그럼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안녕히.. o(__)o


Comment ' 6

  • 작성자
    Lv.3 서람
    작성일
    09.01.18 01:02
    No. 1

    솔직히 연준하 부분은 저도 그닥 납득이 잘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습니다만... 후반부에가서는 괜찮아졌기에 나름 재밌게 읽었습니다. 주인공 너무 여자가 꼬이던데요... 부럽다기보다는 불쌍하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狂風怒火
    작성일
    09.01.18 01:42
    No. 2

    잘쓰셨네요 저도 이부분 정말 짜증나더군요. 거기다 한집안의 연대기라니....전 포깁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86 낮잠
    작성일
    09.01.18 02:53
    No. 3

    상당히 동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월궁항아月
    작성일
    09.01.18 10:59
    No. 4

    저도 많이 동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no*****
    작성일
    09.01.19 14:29
    No. 5

    당문 부분은 확실히........ 이것들이 미진걸까..... 아님 먼가 다른 의미가 있는걸까 엄청 고심되긴 하데요........ 읽을까 말까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일렉트릭션
    작성일
    09.08.20 04:06
    No. 6

    정말 어색하고 읽기 불편하더군요
    1권에서 접었음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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