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송현우
작품명 : 카디날 랩소디
출판사 : 청어람(뿔)
-- 추천을 위한 감상이 아니기에 비평란을 이용합니다. --
카디날 랩소디는 출판되기 전에 연재글로 읽을 당시 매우 좋아했던 글이었습니다. 주인공 샤렌은 '하얀늑대들의 카셀' 이후 다시 등장한 언변의 마술사라고 생각했었지요. 그리고 이런 글(주인공이 무력으로 강하지 않고, 다른 특별한 무엇을 가지고 글이 전개되는.... 예컨데, 드래곤 라자나 하얀늑대들 등)은 저의 취향이라 기대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연재당시 글을 읽을때에는 작가분이 뛰어난 글솜씨로, 판타지 세상에서 특별한 무력을 가지지 못한 주인공이 언변과 배짱 하나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을 잘 묘사했다고 개인적으로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출판된 책으로 다시보니 2권으로 넘어가면서 그 기대감과 몰입감이 조금씩 사그라 들더군요.
1. 주인공이 이오나를 따라 알포네를 넘으려 한 목적의식에 공감이 잘 되지 않더군요.
주인공이 언변으로 상황을 모면하거나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 주인공은 남들과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언변으로 드러나지요. 1) 대단한 관찰력(또는 안목) 2) 적극적인 태도와 배짱 3) 치밀한 사고와 번뜩이는 재치.
이러한 것들은 주인공만이 가진 능력이고, 또한 주인공이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하는 근거가 되는 것들인데.... 이오나와 알포네 산맥을 넘으려는 위험한 동행을 결정하는 주인공에게서는 이러한 모습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그 이유에 대해서 작가님 나름대로 개연성을 주기 위해 묘사해 놓은 것이 있습니다. 근거 없는 배짱으로 사건을 해결하려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자책.... 또, 이오나에게 가진 어떠한 감정.... 들이 그것이지요. 그런데 제가 생각할 때는 이 부분이 많이 불명확하고, 부족하게 보입니다.
이 여행이 목숨이 간당간당한 여정이 되리라는 것은 친구들의 반응만 보아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도적이고, 치밀한 주인공의 성격을 생각할 때, 무언가 대비책을 마련하거나, 준비를 해야할 것인데, 그저 이오나 한사람 믿고 따라가는 모습은 이전까지 아는 주인공과는 많은 괴리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목적의식도 불분명한 주인공이 위험한 여행을 하는 여정중에도 여전히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 준다는 것은 참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이 주인공의 여유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기인하는 것일까?' 딱히 준비한 것도 없고,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들이 계속 펼쳐지는데 말이지요. 목숨이 오락가락 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여유로운 주인공의 모습을 천성으로 봐야 할까요? 주인공에 대한 대략적인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2. 주인공을 강하게 만드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다가오지 않더군요.
처음에 언변으로 사건을 해결하던 주인공이 기연을 만나 '순정의 하온'을 몸에 흡수함으로 인해, 그가 강해질 것이라는 것은 대부분 인정하는 것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왜 그렇게 부자연스럽게 보이는지.... 테오타신이라는 검공이 등장하고 계속해서 주인공의 새로운 능력 (이를테면 기나, 결계를 눈으로 볼 수 있는 것, 엄청난 스피드의 전투를 하나하나 바라보는 안력) 에 의심갖고, 일일이 들추어 내는 것등도 그렇고, 어색한 대화 후에 벌어지는 이종족들과 이오나와 테오타신과의 전투씬도 그렇고.... 글의 흐름이 이상해진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합니다. 예상치 못한 진행에 몰입감이 감소했다고 할까요?
갑작스럽게 등장한 모리엔트의 여러 이종족들도 당황스러운데.... 주인공이 죽었다 여기고 그냥 버려두고 도망치는 이오나도 그렇고.... 갑자기 깨어나보니 실험체로 잡혀왔는데.... 마령(칼)을 가지고 있기에 은인대접 받고.... 결국엔 기연으로 강해지기까지의 과정이.... 2권 전반부까지의 카디날 랩소디와의 묘사체라던가 흐름과 너무 다르다고 할까요? 조금 비약해서 말한다면 나름대로 독특한 매력이 있던 책이 그 매력을 버리고 대중이 좋아하는 양산형 소설의 모습을 추구한다고 할까요? 제겐 그 부분들이 그렇게 여겨지는 면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 호평했던 이유가 이 책만의 독특한 매력이 크게 부각되었기 때문인데.... 주인공에게 '강함'을 주기 위해 장치한 것들과 그에 대한 묘사가 그러한 매력을 상당부분 버리게 만든 것은 아닌지 안타까움이 많이 들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마지막으로 소소한 것들로 이후에 고쳐진다면 좋겠다 싶은 것들이 있습니다.
1. 슈크림이나 놀이기구 같은 현대용어 사용 -> 판타지 세상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더군요.
2. 다른사람과 대화할개 자신을 지칭하는 표현에 존칭을 사용 하는 것 (이 자비에님의 **을 **하다니...., 나 ****님에게 감히 도전하다니 등등)
3. 몇몇 무협적인 단어 사용 (예 서두십성, 제천십존, 서천사패 등)
2,3번은 작가님이 의도하셨을거란 생각도 들지만, 개인적으로는 카디날 랩소디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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