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송진용
작품명 : 풍운검협전
출판사 :
1.
오랫동안 꾸준히 무협을 쓰고 계신 송진용님의 작품.
이번에는 정情이란 주제를 잡은 것 같다.
2.
어린 소년이 노란 새를 쫓아가다 한 소녀를 만났다.
그 한순간의 강렬한 인상, 처음 만나는 이성이라는 사실,
모성에의 그리움 등 여러 요소가 작용하였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운몽은 운지에게 강하게 집착하게 되고
성장해가면서 점점 애정 비슷한 것으로 바뀐다.
문제는 이 과정이 그리 매끄럽지가 않다는 것이다.
운몽이 운지에게 절절한 그리움과 사랑을 느끼는 것이
<이해>는 되어도 <공감>이 안된다.
애초에 무협 치고는 '묘사를 너무 구수하게 했다.'
무슨 소나기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
워낙 남녀의 나이가 어린데다가 하는 짓이 유치해서
살짝 애틋한 느낌은 들었을 망정 감정이입은 전혀 안되었다.
3.
고전무협의 향기가 나는 소설이 으레 그렇듯이
풍운검협전도 대략적인 틀은 명명백백하게 드러나 있다.
이점이 나에게는 단점으로 다가왔다.
운몽과 운지의 관계는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다.
몇번이나 친절하게 암시해주고 있으니 모를 수가 없다.
그 배경에는 애정으로 얽힌 전대의 비극이 있으며,
당시의 은원이 결국 운몽의 행로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사랑하는 운지를 두고 대립하던 화씨 청년이
라이벌의 위치를 차지할 것은 안봐도 DVD다.
희미하게나마 노선이 보이고, 계속 그 레일을
따라가는 것만 같은 느낌은 그리 유쾌하진 않다.
(심지어 겉다르고 속다른 소녀 장청이 사형 운운했을 때는,
전혀 단서가 없었음에도 그 사형이 누가 될지 한번에 감이 왔다.)
4.
송진용님 글은 매번 문체가 거의 변함이 없고
안정적이라서 읽기는 편하다. 스토리 진행도 무난하다.
하지만 풍운검협전은 -적어도 아직은- 특별한 점을 모르겠다.
위에 쓴 요인들이 장점으로 다가오는 분들도 분명 있긴 할 거다.
진솔해서 오히려 감정이입이 잘된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옛날틱한 전개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사람도 있을 듯.
하지만 나에겐 둘 다 마이너스 요인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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