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작품명 : 불멸의기사
출판사 :
장르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종종 현실에서는 용납받기 힘든 모습을 보입니다. 가령 월야환담 시리즈에서 주인공은 폭탄테러범에 흡혈귀를 살해하기 위해서라면 아무 거리낌없이 민간인도 함께 쏴죽이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양산형이라고 말하는소설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적국의 병사들을 무베듯 썰어대는 (만단위로) 주인공은 거기에 대해 어떤 죄책감도 가지지 않습니다. 공주님과의 로맨스나 과연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은 자기 입장에서만 옳바른 정의를 내세워 사람들을 학살해놓고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즐겁게 살아갑니다. 양판소의 주인공들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정신병자들입니다. 살인무감증이랄수 있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주인공들의 행동을 인정하고 이해합니다. 심지어는 공감하기까지 하지요. 상식과는 동 떨어진 그들을 우리가 이해할 수 있게 하는것 내지는 얼버무리고 넘어갈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작가의 힘입니다.
여기에 또 한명의 이해못할 주인공이 있습니다. 무정한 철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저항하지 못하는 농민들을 학살하며 허울뿐인 성도의 명예를 쫓아갑니다. 사람들은 그를 흡혈귀라 욕하고 어떤 의미에서 그는 피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흡혈귀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차갑고도 가련한 주인공을 이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작가가 풀어내는 "얀 지스카드"의 이야기는 이 이해할 수 없는 인물에 대해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작가에게 설득당하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소설을 볼 때 납득될 수 있는 캐릭터인가를 많이 생각하는 편입니다만 불멸의 기사는 하나의 예외가 되버렸습니다. 캐릭터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얀에게 매료되어 버린겁니다. 무뚝뚝한 분위기의 현실주의자, 명예를 위해 피를 쌓는 학살자 나름에 카리스마랄까요. 캐릭터에 매료되어 대체 이녀석 왜이러지 하는 생각까지 잊게 만든겁니다. 차분한 문체와 굳이 이녀석의 아픔을 부각시키지 않는 작가의 태도가 얀을 더욱 돋보이게 만듭니다. 어설프게 슬픈 과거를 부각시키고 고통받으면서 과거에 얽매여 억지로 악행을 하는 가련한 영웅의 모습을 그려내기 보다 담담하게 얀을 그려냄으로써 그의 카리스마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글입니다. 개연성, 플롯과 캐릭터성에 대해 살포시 다시 생각하게 한 글이죠.. 예전에는 작가가 캐릭터에 대하여 최대한 많은 설명을 통해서 독자를 납득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때로는 비워두는 편이 캐릭터의 매력을 높이고 독자의 공감대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주인공편을안드는 이 소설이 너무너무 맘에 들었었지요. 옛날에 처음 이글을 접했을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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