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치우기
작품명 : 마검사
출판사 : 영상노트
편의상 하대하겠습니다.
마검사 15권을 읽었다. 난 이제까지 마검사를 그럭저럭 읽을 만한 작품이라 생각해 왔다. 비록 시간 끄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작가가 그럭저럭 작품을 무난하게 이끌고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마검사 15권을 읽고서 이제까지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1. 작가의 필력 문제.
마검사의 전체 분량을 10이라 비유해 보자.
그중 인물의 대화를 2라고 해보면, 거의 7 정도는 인물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행동했는지에 대한 작가의 설명이다.
이건 작가의 필력이 딸린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내가 이제까지 거의 100가지의 판타지, 무협(권수로 따지면 천 권은 될 듯)을 봐왔지만 인물이 말하면, 나머지를 인물이 말한 이유를 거의 반 장 넘게 쓴 책은 없었다. 오직 마검사만이 그렇다.
게다가 작가는 쓸데없는, 즉 독자들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말, 행동까지도 마치 변명이라고 하듯 설명한다. 이것은 분량 채우기라고밖에 볼 수 없다.
2. 전투신의 부족.
마검사의 주인공은 무적이다. 내 생각에는 '이계지인', '마신' 다음으로 처음부터 무조건 센 주인공이 아닐까 한다.
앞에서 언급한 두 작품 역시 그렇지만, 마검사는 전투신이 부족하다. 그냥 주인공이 마법이나 검술을 쓰면, 적들이 가루가 되는데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그냥 공격 한 번 가볍게 날려주면 만사가 끝난다.
주인공만 그러면 말도 안 한다. 다른 조연들 역시 그렇다. 내가 용대운 작가님 작품은 취향상 안 읽어봤지만, 다른 분들 말씀에 따르면 그분의 전투신 묘사가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 그분만큼은 아니더라도, 독자들이 책을 읽을 때 긴장감과 전율 정도는 느낄 수 있는 그런 책을 쓰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마검사에서는 조연들 역시 강기 두른 검을 휘둘러주면 모든 게 끝난다. 기교나 기타 등등은 볼 수도 없다. 그냥 내공으로 밀어붙인다고 보면 된다.
3. 왜 이렇게 조연의 활약이 부족한가?
흔히 먼치킨 소설이 그렇듯, 마검사의 조연들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를 면치 못한다. 아니, 주인공을 제외한 모든 캐릭터들이 있으나 마나한 존재들 같다.
그나마 무림이 배경이었을 때는 어느 정도 괜찮았다. 적절한 조연들이 나와 어느 정도 활약은 해주었다. 그러나 판타지로 넘어왔을 때, 일루아나와 용병들이 주인공 일행과 만난 것에 대해서 나는 정말 불만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애초에 그들을 만들어 놓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괜히 쓸모없는 캐릭터를 등장시켰다. 없어도 스토리 진행에 아무 문제 없을 것 같다.
4. 주인공은 일을 복잡하게 만들기 좋아한다?
주인공이 일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든다. 만약 내가 주인공이 된다 가정하면, 나는 결코 그렇게 일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되도록 빨리, 간단하게 일을 처리할 것이다. 시간 많은 것도 아닌데 주인공은 지나치게 일을 복잡하게 만들기 좋아한다.
관점의 차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고작 신분 하나 만들기 위해서 그 많은 보물을 주고, 수고를 하는 모습을 보자면 대체 주인공이 뇌가 있는 놈인지 의심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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