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박성진(금시조)
작품명 : 광신광세 3 ~ 4권
출판사 : 로크미디어
저도 나름 금시조월드 빠입니다. 둔 모님이나 한 모님처럼 한큐에 꿰고 있지는 못해도... 다만 요즘 광신광세에 조금 아쉬운 점이 있어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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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님은 자기만의 분위기가 확고하다. 장점이기도 하지만, 사실 단점으로 작용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나는 (용대운님을 생각나게 하는) 독특한 존재를 표현하기 위한 박성진님의 서술방법을 좋아한다. 하지만 요즘은 그것이 너무 자주 나오고, 너무 많은 양을 차지하지 않는가 하는 우려가 든다.
구양직은 이름은 바를 직일망정 비뚤게 살려고 한다. 모용경은 이름이 기울 경일지라도 바르게 살려고 한다. 그들의 가치체계, 존재방식은 바로 그러한 특이한 핵을 둘러싸고 형성되어 있다.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박성진님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보여준다. 문제는 그것이 너무 '반복적'이며, 그렇게 반복되는 와중에 작품의 템포를 알게 모르게 자꾸 늦춘다는 데 있다. 티끌 모아 태산 되고, 빗방울 모여서 홍수 나는 것처럼.
구양직이나 모용경 뿐만이 아니다. 광신광세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는 특이한 가치관을 갖고 있거나 특수한 존재이거나 기이하고 신비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 그런 부분을 멋지게 형상화하고 임팩트를 주기 위해 살짝살짝 뜸을 들이고 조금씩 돌아간다. 효과는 참 좋아서 비슷한 속성을 가진 캐릭터라 할지라도 타 무협의 그들에 비해 박성진님의 캐릭터는 뭔가 있어보이고 간지가 좔좔 흐른다.
하지만 그것도 몇번 정도지, 계속해서 그런 식인데다가 특히 광신광세에서는 더 심한 듯 하다. 반복되는 구성에 조금씩 무감각해져 가고, 분명 심혈을 기울여 세팅한 장면일 텐데도 대충 예상이 가면서 흘려넘기는 일이 잦아진다. 구양직의 비뚤게 사는 데 대한 집착, 모용경의 바른 삶에 대한 집착은 너무나 반복된 나머지 조금 식상한 느낌도 든다. 4권까지의 전개를 보자면 (모용경은 몰라도) 구양직은 주인공이니만큼 계속해서 그런 형식의 전개가 이어질텐데, 걱정이 앞선다.
모용경은 꽤나 비중있게 다루어진다. 캐릭터는 마음에 들고, 구양직과의 관계도 그럴 듯 하다. 대극점에 위치한 존재이면서도 서로에게 끌리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연애관계로 이어지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었다.
둘이서 입술박치기 하면서 다시 만나지 말자며 신파극을 찍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둘 사이의 끌림이 '남녀간의 그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적절한 예인지는 모르겠으나, 모용경이 남자라 해도 어색하지 않으리라 느꼈을 정도니까.(물론 입술박치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좀 더 특수한 형태의 감정이라고 여기고 있었기에 갑작스러운 연애감정으로의 진행은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중간다리 역할을 해줄 뭔가가 있었으면 훨씬 더 자연스러웠을 것 같아서 아쉽다.
http://blog.naver.com/serpent/11002684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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