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황규영
작품명 : 금룡진천하10
출판사 : 청어람
이제는 괜찮아 지겠지란 마음으로, 마지막권이니깐 유종의 미를 거두겠지란 마음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왠지 재미는 느껴지진 않고, 의무감만 내 마음을 가득 채웠습니다. 마지막권이니 그래도 보자란 느낌만 머리속을 헤엄쳤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황규영작가님의 작품을 다 읽어보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호평한 '표사'부터 최근작인 금룡진천하까지 말입니다. 표사에선 기대를 잠룡전설과 가즈블러드, 소환전기에선 소소한 재미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천하제일협객은 문체는 잠룡전설과 비슷했으나, 작가님께서 나름의 진지한 고뇌를하고 무게있는 작품을 쓰셨구나란 느낌을 받았습니다.(여기에 반론이 있겠지만, 앞의 작품들과 비교해서 제가 느낀 주관적인 느낌입니다. 물론 표사하곤 비교하자면 떨어지겠으나 앞의 잠룡전설, 가즈블러드, 소환전기보다는 더 진중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이 금룡진천하의 앞작품인 천하제일협객의 평판을 들어 보니, 자주가는 책방이 있는데, "왜 이 작품 비치 안 합니까?"라고 물어 보니, 평판이 안좋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작가분 말씀대로 이 '금룡진천하'는 매우 가벼우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로 글을 풀어 가더군요. 가는 책방마다 거의 순위권을 휩쓸고, 나름 유쾌한 기분을 느끼며 다음권만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작가님의 별명이 머신이라 불릴 정도로, 작품의 버퍼링이 빨라서 즐겁게 읽을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1~4권까진 정말 유쾌한 기분을 만끽하면서 읽었습니다. 그런대, 그 이후로는 내가 좋아 하는 작가니깐 봐야지란 의무감만이 남았습니다. 여태까지 많은 책을 쓰신 분이니깐 데뷔작인 '표사'가 그런 걸작인데, 이런 기분을 느끼며 후속권을 기다렸는데, 전혀 달라지지 않는 전개,"이 사람들 정말 머리 좋아서 시킨다는 '군사'나 '정찰전'사람들 맞아?"란 의문만 머리속을 헤엄쳐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매번 비슷한 전개로 혹평을 받기도 했으나, 삶의 활력소를 주시는 작가분이라 계속 기대를 했는데, 이러면 다음 작품을 보기가 겁이 납니다. 물론 시장의 반응이 좋기에 작가님이 이런 작품을 쓰시겠지만, 지금의 시점에선 작가님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느껴집니다.
지금 이 문피아에서 좋은 평을 받은 작품들 대부분이 반품처리 되고 있으니 작가님께서 이런 식의 이야기 전개를 해나가시는건 이해가 갑니다. 카디스, 무림사계, 광신광세, 천재가문, 리얼강호, 맹가열전, 귀혼 등등 진중한 분위기의 작품들이 반품되고 시장의 외면을 받는 상황에서 작가님께 진중한 작품을 써주세요라고 부탁할수 없는 상황이 슬픔니다. 현 상황에선 작가님께서 '표사'같은 작품을 써 놓았다고 하더라도 언제 반품될지 모르니 계속 이런 분위기의 작품을 쓸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이런 현실이 너무 슬픕니다.
솔직히 황규영작가 정도의 필력이면 표사 같은 작품을 쓸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써 봤자 반품이 되니, 계속 욕을 먹더라도 이런 작품을 내겠지란 생각이 들어 이해는 갑니다. 그래서 부탁드립니다. NT같은 대여정에 들여 놓지 않은 서점 판매용으로 책을, '표사'같은 책을 써주실순 없겠습니까?
지금도 '표사'를 잊지 못하고 황규영님 책을 보시는 분들인 많을 겁니다. 시장의 반응도 무시 못하니(현재의 장르계에선) 표사 같은 작품을 써달라고 부탁드리기도 힘들지만, 출판을 하고 대여를 하지 않는 책을 낸다면, 작가님 필력에선 충분히 팔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한번 참고는 해보는것이 어떻겠습니까?
금룡도 그렇게 까지 실망을 주는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초반에는 말입니다. 그런데 후반부로 와선 '이건 아니야'란 말만 제 마음속을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너무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만화계의 김X모 화백의 작품을 보는듯해서 너무 슬펐습니다.
다음엔는 재미를 끝까지 이어나갈 수 있는 작품을 들고 찾아 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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