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황규영
작품명 : 표사, 금룡진천하, 잠룡전설 외
출판사 :
음악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저는 지금까지도 영어 꼬부랑 음악을 들으면 머리가 아프고, 한국 발라드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시절, 팝송 아니면 음악으로 취급 안하고 사랑타령하는 한국 가요 듣는 사람을 무시하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친구들이 정말 이해가 안 갔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듣는 것 뿐이니까요.
금룡진천하는 음악으로 치자면, 장중한 클래식이나 가곡이 아닌 가벼운 댄스가요같은 느낌입니다. 감히 대선배님을 제가 평한다는 것이 죄송하지만 독자의 입장으로 얘기하자면, 가창력도 부족하고 가끔 립싱크도 하는 음악입니다. 그러나 듣기 쉽고, 따라부르기 쉽고, 많은 사람들이 접하기 쉬운 부담 없는 음악입니다.
물론 이전의 황규영님의 작품을 접하셨던 분들은, 잠룡전설이나 금룡진천하에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작가 황규영 본인에 대한 매도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
(잠룡전설로 기억합니다만 정확하진 않은데,)황규영님 작품 중 한 소설의 서문을 읽어보면 황규영님의 고뇌가 그대로 나타나 있습니다. 진지한 분위기의 글을 썼더니 반응이 너무 안좋았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가벼운 분위기로 다시 글을 썼다고요. 즉 독자들의 취향의 차이를 황규영님이 맞춰주신 겁니다. 이걸 클래식하던 사람이 대중가요 한다고 비난해서야 되겠습니까? 그저 아쉬움을 표하는 수준이 아니라, 비난 수준까지의 글이 분명 있었습니다. 무겁게 쓰면 그건 그것대로 욕을 먹고, 가볍게 쓰면 또 가볍다고 욕을 먹으니 어찌해야 하겠습니까? 생계가 달린 작가로서는 더 많은 쪽의 요구를 따르는 수밖에요.
금룡진천하나 잠룡전설이 정말 읽을 가치도 없는 쓰레기같은 글이고, 외면받는 글이라면 비난도 감수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두 작품 모두 대여점 순위에서 꾸준히 10위권 내에 들었습니다. 그저 10위권 내가 아니라 항상 상위권이었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았고, 원했다는 뜻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비난 여론이 우세한 듯한 문피아에서 연재 당시에 조회수가 편당 10000 을 가볍게 넘었습니다. 김정률님의 글도 비슷한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또, 우리가 지금 피부로 느끼고 있는 - 극찬을 받은 진지한 글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예로는 카디스를 들 수 있겠습니다. 이제 이내님의 다음 작품은 좀 더 가벼워지고, 호흡이 빨라지며 쉬워질 지도 모릅니다.
반품사태가 속출하는데 어떻게 카디스와 같은 글을 계속 쓰겠습니까?
황규영님께서 금룡진천하와 같은 분위기의 글을 쓰실 수밖에 없게 된 이유를 먼저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비평은 좋지만 비난은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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