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불새
작품명 : 마도시대 귀환병
출판사 : 파피루스
예전에 감상란에서 본 기억이 있던지라 책방에서 그다지 의심 없이 뽑아서 봤더니 "장르 최대 사이트 문피아 판타지 부문 전체 1위!" 라는 광고글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더군요.
음... 빌렸습니다. 아주 의심 없이...
초반 설정이 예전 이수영님의 쓰셨던 귀환병 이야기와 거의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만... 많이 달랐던 점은... 음... 이유가 없더군요. 발단이 되는 이유, 혹은 원인이 없습니다.
읽으면서도 이놈이 왜 마계로 건너갔는지 도무지 모르겠더군요. 궁금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돈을 벌어 동생들 학비를 대주기 위해 마계에 간다는 설정이지만... 국가에서 왜 마계로 넘어가 마물들을 퇴치해야 하는지 이유가 나오질 않더군요.
과거 귀환병 이야기처럼 마계의 침공이 있을거라는 예언이 있었다던가... 그런 것 없이 그냥 마계에 침공하니 그냥 지원하라는 광고문을 읽고 돈 없는 주인공이 지원해서 4, 5페이지만에 마계의 침공이 끝나더군요. 순간 당황했습니다. ㅡㅡ;;
스토리도 흠 잡을만한 것이 많긴 하지만 정말이지 책 초반 부분을 읽고 책을 접을 정도로 문체 자체가 어색한 부분이 많더군요. 예를 들어 다다다 신공이라고 해야할까요? 문맥이 끊기는 부분이 너무 많더군요. 조악하게 예를 들자면 이렇습니다.
배가 고팠다. 밥을 먹었다. 그랬더니 배가 불렀다.
좀... 과장이 심하긴 하지만 이정돕니다. 심한 곳은 정말이지 예를 든 것과 비슷할 정도로 짧게 짧게 끊더군요. 굳이 한문장으로 처리해서 깔끔하게 끝내도 될 문장을 끊고 끊고 또 끊어서 읽는 내내 제 신경이 끊어질만큼 질리게 만들더군요.
인물들 대화 부분의 상황묘사는 독자들의 상상에 모두 맡겼는지 대부분 빠져있습니다.
예) 끓는 물 위로 허옇게 생긴 거품이 생겼따가 터졌다.
"물 끓는다."
"재료 집어넣어라."
누가 "물 끓는다" 라고 말을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답변 또한 알 수 없죠. 얼핏 보면 한사람이 얘기한 것 같습니다. 연결된 문장으로 "물 끓는다. 재료 집어넣어라." 이렇게 말이지요.
이런 부분 외에도 신경 거슬리게 하는 문장이 한두군데가 아닌지라 도무지 계속해서 읽을 수가 없더군요. 상황묘사라고 써놓은게 "짐짓 쾌할한듯 애써 농담을 했다" 라는 뭔가 인물의 심리상태나 상황의 묘사를 하는게 아니라 "진담 겸 농담을 해서 분위기를 살렸다." 그저 상황의 묘사를 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는 것이지요. 말 그대로 누가 누구의 따귀를 때렸다. 누가 팔을 들어올렸다. 와 같습니다. 왜 따귀를 때릴만한 감정상태가 되었는지 팔을 들어올린 이유가 뭔지 인물의 감정 묘사 없이 그냥 팔을 들었으니 팔을 들었다고 묘사하는 기분이랄까요? 상당히 거슬려서 더이상 못보겠더군요.
정말 문피아 판타지 부문 1위인가요?
아무래도 속은것 같군요. 재수없게 길을 가다 대전차 지뢰를 밟았는데 정말이지 재수없게 전차도 아닌 사람이 밟았는데도 터져버린 기분... 이랄까나... 아... 대전차 지뢰를 내가 밟아서 터질리가 없지~ 하고 밟았는데 터진 기분... 사기 당한 느낌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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