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명백한 일본어식 말장난입니다. 우리말에서도 나올 수 없고 중국어와 한자에서는 더더욱 나올 수 없죠.
음독과 훈독에 의한 말장난은 표어문자를 가진 나라나 외국문자를 가져와 쓰는 경우에 생겨나죠.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 한자를 들여와 쓰는 과정에서 음독과 훈독의 차이가 생겨나 우리는 犬을 개라고 읽는 흔한 말장난이 있죠. 일본은 음독과 훈독이 일본어에 깊이 스며들어 愛사랑의 경우에는 이토시이, 메데루, 이토오시무 등 여러가지로 발음되며 심지어 수십가지의 훈독이 존재하는 한자도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한자가 한자어로 바뀌면서 훈독이 거의 사라졌죠. 중국에서는 현대중국어가 음독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이런 표현을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말장난이라고 만들면 삼국 모두 있을 수 있는 표현이죠. 그런데 이것이 일본어의 말장난인데에는 명백한 이유가 있습니다.
'~라고 쓰고, ~라고 읽는다'의 유래가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음독과 훈독에 의한 말장난이 아닙니다. 그런거라면 '~를 ~로 읽는다'고 해야 옳겠죠.
일본에서는 훈독 중에서 기존의 통념과 달리 화자나 작자의 의도가 특별하게 포함된 의미읽기를 義訓키쿤이라고 해서 따로이 분류합니다. 이건 일본 고전문학인 만엽집에서 유래한 것으로 문학적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 원래 한자의 훈독을 버리고 작가가 의도하는 전혀 새로운 발음을 가져다 읽는 기법입니다. 이 것이 오늘날까지 전해져서 한자나 영어 표현에 히라가나로 의미와 전혀 관계없는, 글쓴 이의 생각이 담긴 음독을 적게 되었죠.
그러니 ~를 ~라고 읽는다가 되지 않고 쓰기는 ~라고 썼는데, 읽기는 ~라고 읽는다 라는 표현이 성립하게 되죠. 단순한 훈독의 말장난이 아니고 의훈에 의한 말장난입니다. 일본 전통문학에서 유래한...
표면적 의미? 내적 의미? 그런 의도라면 일본식 기법을 따로이 가져다 쓸 이유는 없겠죠. 딴건 몰라도 이건 안쓰는게 좋아요. 제 느낌엔 왜색이 풀풀거리는 표현입니다.
소요서생님//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니랍니다. 예를 들어 일본소설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을 보면 한자로는 '초능력'이라고 써놓고 그 위에 독음 다는 부분에는 초능력의 발음을 써놓는 게 아니라 'LEVEL 5'라고 써놓는 식입니다. 이게 바로 '초능력이라 쓰고 레벨5라 읽는다'는 것이죠. 혹은 일방통행이라 써놓고 엑셀러레이터라 부르기도 하고...
이런 식의 표현은 명명백백한 일본식 맞긴 합니다. 근데 검은여우에서 그런 게 있었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_- 몇페이지에서 나왔는지, 아니면 대충 어디서 나온건지라도... 정녕 답해줄 분은 없단 말인가...
제가 이게 일본식표현이란걸 짐작한건 작년쯤엔가 스즈미야하루히 시리즈를 본 이후로 생각합니다. 그 글에서 이런 표현이 나온걸로 기억합니다.
짐작하기로 윗분들이 말씀하셨듯이 일본어의 특징을 이용한 말장난인듯 합니다.
그렇다면 굳이 이렇게 진부한 표현을 쓸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처음에는 신선해보이지만 요즘엔 조금 가볍다 싶은 글에선 빠지지 않는 표현이더군요. 익숙해지면 재미도 없어지는 법이지요.
예컨대 학교와 화장실의 공통점은? 하는식으로 묻는 우스개가 있습니다.
답은 '학문에 힘쓰고 학문을 넓히고 학문을 닦는다.'(순서에 유의)
이건 우리말의 특징을 이용한 말장난입니다. 근데 이걸 영어나 일본어로 하면 우스개라고 이해할수 있을까요? 그들이 듣고 재미있다고 생각할수나 있을까요.
'~라고 쓰고 ~라고 읽는다'라는 표현은 아마도 일본어로 쓸 때에나 생명력을 가지고 재치가 있어보이리라 생각합니다. 이게 우리말로 재미있는것은 처음 한두번이지 요즘처럼 누구나 쓸 때에는 전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거죠.
Comment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