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청산인
작품명 : 청검
출판사 : 창작아카테미
사운을 건 50부의 대작을 기획한 출판사의 창사 특집 작품이라는 책을 들고 감격에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당신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고 싶었다. 이 가을에 메마른 볼거리가 슬프던 어느날 청검의 첫페이지를 열던 그 즐거움을 무엇에다 비기랴.
그리고 놀랐다.
서장은 오묘한 신인에 대해 이야기 하는듯 한데 하늘이 내린 그의 지혜가 세상을 놀라게 하고 3대에 걸쳐 황사를 지낸 한림대학사가 그가 15세가 되자 자신의 무능을 한탄하며 목숨을 끊는다는 이야기 부터 거슬렸다. 황사라 함은 황제나 황태자의 선생을 높이 이야기 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황사가 왜 황족인 그가 더 가를칠 것이 없는 천재인걸 알았다고 자결하나 ? 지나친 과장법은 만화나 코메디에서나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본편을 열고 감사한 마음으로 집중했다. 장대한 스케일을 마음속에 주입하고 작가의 마음속에 들어가 환상의 세계를 유영했다. 웅검정협도의 고풍스런 협의지도나 복우번운의 의리남아의 세계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최소한 대작다운 질서정연한 전개는 당연함이 아닌가. 초절정의 무인들도 뚫고 나갈 수 없는 무인도에서 50인의 소년소녀들이 3,4세 무렵부터 몇권의 서책과 벽곡단이 담긴 단지로 끼니를 해결하며 스스로 글과 무공을 익혀 초절정 고수가 된다. 몇가지의 두리뭉실한 설명도 있지만 말과 글을 익혀서 몇권식 들어있는 무공기서를를 익히는 과정은 상식으로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차라리 요즘 환타지에서 가끔 쓰는 무공기서나 무기등의 기물에 의념을 실어 만지는 아이에게 전수되는 장치라도 있어야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배째라 함에 다름이 아니다. 슬픈 주입식 교육의 폐해가 보인다.
현란한 무공기법이 보이고 적당한 에로티즘과 갈등으로 좌우간 이야기는 진행된다. 무협에서 구식대법이라 함은 호홉과 맥박을 줄이거나 정지시켜 절대절명의 상태에서 생기를 보존하는 무술의 기법인데 구식대법을 펼쳐 호홉을 줄여 노를 저어 탈출하는 장면도 독자적이다. 수천권의 무협지를 보았지만 구식대법을 펼친상태에서 몸을 움직이는 기법은 처음이다. 무협세계에 새로운 지평선이 보인다.
유아적에 입었던 옷밖에 없어 자라며 그 옷의 조각으로 만들어진 절묘한 옷을 입은 미소녀에 대한 상세한 서술로 이 대하소설의 뒷장에 대한 짐작도 감이 온다.
소설의 재미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뇌가 작가에게 당연히 필요한 것이다. 적절치 못한 말재주와 별재미도 없는 장황한 사건의 전개, 상식에 맞지않는 설정, 적당한 에로티즘과 대의명분도 없는 동물적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군상의 이야기가 왜 필요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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