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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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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잘못입니까?

작성자
Lv.1 진륭
작성
06.10.15 09:30
조회
2,770

작가명 :

작품명 :

출판사 :

수험생이 있습니다. 눈에 불을 켜고 공부를 하겠죠. 국,영,수 중심과목 외에도 국사니, 윤리니, 지리니 하는 사화과목도 교과서가 뚫어질 듯 달달달 외우고 말입니다.

시험을 봤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노력한만큼 받지 못했습니다. 하루 10시간 공부한 자신과 하루 1시간 정도 공부하면서 나머지 시간은 빈둥거렸던 옆의 짝과 같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왜? 시험문제가 터무니없이 쉬웠거든요. 10시간 공부하나 1시간 공부하나 누구나 쉽게 풀 수 있을만한 수준의 문제였던 겁니다.

결국 그 학생은 고민고민합니다. 앞으로도 시험이 이렇게 출제된다면(어차피 문제를 내는 선생님은 바뀌지 않으니까) 구태여 내가 10시간이나 공을 들여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

학생은 고민끝에 결론을 내립니다. 앞으로는 문제 수준에 맞게 1시간 정도만 공부하고 나머지 9시간은 다른 걸 하면서 보내자고 말입니다.

현재 장르문학 시장의 상황이 위에 예시로 든 상황과 흡사하다고 생각됩니다. 책을 꺼내들어 책장을 팔랑팔랑 넘기다 보면, 작가가 노력하고 공부하고 공을 들인 작품은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정교한 문장, 깔끔한 문체, 짜임새 있는 구성, 개성있는 캐릭터, 구석구석 튀지 않게 녹아들어있는 배경에 대한 지식 등등...

"아, 이 작가는 공부를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반면 어떤 작품은 눈쌀이 절로 찌푸려 집니다.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곳곳에서 보여지는 오타, 틀린 맞춤법, 어색한 문장과 단조로운 문체, 늘어지는 구성과 개연성 없는 사건, 몰개성한 캐릭터 등등... "이거 뭐 이래?"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작품들.

문제는, 위에서 예로 든 전자와 후자의 작품이 실제 시장에서의 판매량과 독자들의 선호도를 따져보면 별로 큰 차이가 없다는 데 있습니다. 문피아 독자들의 시각으로 볼 때, 당연히 후자보다 전자의 작품이 더 잘 팔리고 호평을 들어야 마땅하건만 실제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바로 현 장르시장 문제의 출발점인 것입니다.

문피아는 물론이고 무협, 판타지 팬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대가들, 90년대 후반 혜성처럼 등장한 신무협 작가군과 판타지 1세대 작가군. 그들의 책이, 소위 양산형이라고 불리는 무협, 판타지 소설들보다 월등히 잘 팔리고 독자들에게 어필했다면, 현 시장이 이렇게까지 오진 않았을 겁니다.

이렇게 쓰나 저렇게 쓰나 팔리기는 매한가지. 오히려 공부하고 노력한 작품은 따분하거나 어려운 책으로 둔갑하여 독자들의 외면을 받고, 쉽게 쉽게 쓰여지는 양산형 소설들의 판매량이 자신의 것보다 상회하는 그런 것을 볼 때, 작가는 어떤 생각을 할까요? 또 출판사는 어떤 생각을 할까요?

여기 한 점원이 있습니다. 사장이 보건 안 보건 열심히 일했습니다. 반면 옆의 동료는 사장이 보면 잠깐 반짝 열심히 하는 척 하다 곧 다시 빈둥거립니다. 점원은 속이 부글부글 끓지만 참습니다. 왜? 사장은 자신이 옆 동료보다 열심히 일 하는 걸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작 사장은 그런 건 신경도 쓰고 있지 않았습니다. 누가 더 열심히 일 하는지, 누가 더 가게를 위해 노력하는지는 생각도 안 하고 돈 벌어들이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있었습니다.

점원은 그런 사장이 야속했고 옆의 동료는 비웃었습니다. 열심히 해도 사장은 알아주지 않고, 오히려 동료의 비웃음만 산 점원은 곧 열심히 일하기를 포기합니다. 왜? 빈둥거리면서 일해도 월급은 따박따박 나오거든요.

어느 책을 보면 오탈자가 1권에 1개 찾아볼 정도인 책이 있는가 하면 어떤 책은 1장을 넘길 때마다 일주일 안 감은 머리에서 비듬 떨어지듯 오탈자가 우수수 떨어지는 책이 있습니다. 출판사가 다른가 싶어 보면 같은 출판사인 경우가 더러 있더군요. 그럼 편집부의 문제가 아니라 작가의 문제라는건데, 그런데 우스운 건 이렇게 오탈자를 일일이 따지는 독자가 주위를 둘러보면 그리 많지 않다는 겁니다. 대여점에서도 잘 나가고, 되려 오탈자 문제를 거론하면 "무협지, 판타지 보면서 무에 그런 걸 일일이 따지느냐?"며 사람 무안하게 하는 부류의 사람들도 더러 있었으니까요.

  물론 저는 개인적으로 오탈자, 맞춤법의 문제는 개인적으로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지켜야하는 최소의 직업윤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적지 않은 독자들의 반응이 위와 다르지 않은데 그들이라고 힘들게 쓴 글 다시 보며 오탈자 찾아내고 수정하고 싶겠습니가?

중언부언, 쓸데없이 말이 길어졌습니다.

요즘 문피아에서 보면 현재 장르시장의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된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무조건 출판사와 작가, 이 두 집단에게로 돌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독자는 아무 잘못이 없고 출판사와 작가가 그런 글만을 쓰고 출판하니 독자는 그런 책만을 접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 이런 주장에 대해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비자를 우롱하고 우습게 아는 회사를 제재하는 가장 좋은 수단은 그 회사 제품의 불매운동입니다. 예전 90년대 중반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주일미군이 일본 여학생을 성폭행했던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미국은 정부차원에서 이렇다 할 사과행동을 보이지 않았고 이에 격분한 일본인들은 그 시점부터 미국 물건 불매운동을 벌였다고 합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일본은 총리까지 나서 불매운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지만 일본인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결국 미 정부가 나서서 사과를 하고나서야 불매운동이 없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출판사가 양산형 무협, 판타지만 출판하고 작가는 쉽게 돈을 벌려고 한다고 생각되시면,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런 책 안 사고 안 빌려보면 됩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독자가 다수라면, 자연적으로 양산형 소설은 도태되고 반대로 작품성 있고 좋은 소설이 다시 각광받게 될 겁니다.

어느 회원분께서 써놓으신 글을 보니 "장르시장의 주체는 출판사와 작가고 독자는 객체다"는 말씀을 보았습니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 그 종류를 불문하고, 어느 시장이건 간에 주체는 소비자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독자가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요? 진정 장르문학을 사랑하고 장르시장이 되살아나길 기대한다면, 누구의 탓이라고 책임을 전가할 것이 아니라 자신은 무엇을 해야할지 먼저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Comment ' 17

  • 작성자
    당근이지
    작성일
    06.10.15 09:42
    No. 1

    그런 책들에 대한 불매운동을 펼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려워서...휴우...뭐 이러니 저러니해도 아이마스터가 인기소설중 하나라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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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양혜왕
    작성일
    06.10.15 09:54
    No. 2

    아니, 당근이지님, 어이마스터가 왜요?
    당근이지님의 감상글을 보고 미칠듯한 개안을 느꼈는데 말입니다.
    양판소가 얼마나 어이없는지 잘알려주는 물증 아닙니까?: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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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당근이지
    작성일
    06.10.15 10:08
    No. 3

    [시스템메세지]양혜왕님이 낚시스킬숙련도를 50 획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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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眞柏
    작성일
    06.10.15 10:08
    No. 4

    제가 확실한 대안을 하나 제시하지요.
    판타지 를 환상문학 이라는 이름 아래 교과서에 넣어버리는 겁니다.
    그리고 그곳에서의 환상문학의 정의와 제대로된 환상문학 이라는
    것의 가치를 문학 시간에 공부한다면 가장 많이 읽고 소비하는 10대 학생층들의 생각이 변하겠지요.
    그리고 뜻이 있는 선생님들은 그것을 시험문제로 내놓을 것이고.
    결론은 '교육'이라는 것이 병행되어서 개념 자체를 바꿔 놓아야 한다는 겁니다. 막말로 불매운동을 우리가 아무리 하여도 보는 사람은 봅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의식자체를 조금씩-조금씩- 바꾸어 논다면 환상문학이라는 가치아래 우리가 손가락질 받고 욕먹었던 이 문학이 바뀌어 질지도 모릅니다.
    예로써 환상문학을 교과서에 싫은 작품은 드래곤 라자 한편 뿐이라더군요.(이것도 보충학습으로 넣었다고 들었습니다만.)
    결론은 교육부가 알아주는 우리의 문학'성'을 인정해줘서
    학생들에 대한 제대로된 교육이라면 직빵 아닙니까?..
    라는 저의 무리 있는 생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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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당근이지
    작성일
    06.10.15 10:14
    No. 5

    글쎄요 만약 교육부가 네오를 읽고도 문학성을 인정해줄까요?:D
    딴지걸어서 죄송해요''
    그렇지만 적어도 문학성이 인정될만한 작품이 절반은 넘어야 뭘 할텐데 요새 출판추세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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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늑대의포성
    작성일
    06.10.15 10:22
    No. 6

    저의 네오는 그렇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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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6 Eclipse
    작성일
    06.10.15 11:21
    No. 7

    장르시장의 주체가 작가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 부분은 의미전달이 잘못됐군요[...] 죄송합니다. 단지 작가가 독자를 리드한달까, 그런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반성합니다.
    저 또한 책임을 작가와 출판사에게만 많이 돌리는 경향이 없지않아 있었다는걸 인정합니다. 그도 그럴게 제가 독자니까요.
    그리고 '누구를 탓할게 아니라 자신은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해야 할 것' 이라 하셨는데..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누구 탓인지는 생각하지 말고(무의미하니깐) 자신은 장르시장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좋은 책을 산다거나). 이런 말씀을 하신듯 한데, 누구의 탓이 있는지를 명확하게 밝히는것도 장르시장을 위해 할수 있는 범주에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무의미하진 않다는거죠.
    원인 해명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제 생각을 좀더 말씀드리자면, 독자-작가-출판사 셋이 누가 더 책임이 있나, 라는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야 작가-출판사 쪽이 더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야 제가 독자 입장이니까요[...] 단지 제 생각일 뿐이라는거죠. 그러니 누가 더 책임이 있다고 하던 그건 그 사람의 생각일뿐 논쟁할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객관적으로 봤을때 누가 더 책임이 있는지 말하는것은 어렵지 않을까요? 그냥 편하게 30-30-30 정도로 합시다[...]
    제가 생각하는 건 그 위에, 좀더 근본적인 어떤 원인이 있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만.. 제 2번째 글에는 이에 관한 고민을 쓸 예정입니다. 미리 말하진 않겠습니다. 재미 없으니까요. [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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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6 Eclipse
    작성일
    06.10.15 11:28
    No. 8

    眞柏님께// 이런, 까발려졌군요[...]
    제가 말하고 싶었던건 한국사회의 환상문학에 대한 근본적인 의식의 문제에 관한 것이였습니다.
    그 대안은 진백님의 말씀처럼 교과서에 환상문학을 싣는 등이 될 수 있겠지만, 그 대안은 현재로썬 무리죠. 확실히...
    제가 말하고 싶은 대안은 교과서에 환상문학을 싣는다는 것보다 좀더 환상문학에 대한 인식을 효율적으로 바꿀수 있는 것입니다만, 이것또한 지금 생각해보니 어렵기는 마찬가지군요. 교과서에 실리는 것보다는 조금 가능성이 있습니다만..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 (이틀쯤 전에는 올라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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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북극대성
    작성일
    06.10.15 11:59
    No. 9

    진륭님에게
    공감합니다. 우리는 어릴때 이러한 경험을 한적이 있을 겁니다. 남자아이는 전쟁놀이 여자아이는 선생님놀이 혹은 병원놀이 같은 것 말이죠. 아이들 나름대로의 공상적 역할 분담으로 일종의 연극놀이였습니다. 이러한 놀이 즉 아이들 수준의 본능은 인간의 예술행위의 근간이 되었을 겁니다. 아이들은 점점 자라면서 자신이 어릴 때 했던 공상놀이를 바탕으로 현실과 대면하여 좀더 고상하고 남들에게 그럴듯한 방법을 모색합니다. 여러사람들의 사는 모습과 세계의 흘러가는 현상을 깊게 생각할 정도로 성숙한 그 사람은 더이상 아이의 본능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할 것이 아니라, 점차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배려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환상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지어낼지라도 어릴 때의 유아적인 공상의 수준이 아니라 환상과 현실의 의미있는 소통을 시도합니다. 그 소통은 본능에 따른, 직성에 따른, 먼치킨적 배설이 아니라 치열한 탐구와 갈등과 고통속에서 비로소 이루어진 것입니다. 한편, 이러한 치열한 탐구의 결과물은 대개가 그렇듯이 진실이 그렇듯이 보편적인 형태를 취합니다.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 수 있는 사랑과 정의 힘과 협에 대한 이야기이죠. 그러나 그 상식적인 이야기가 창조되기 까지는 작가 혼자만의 엄청난 고통의 과정이 생략되어 있습니다.독자가 보기엔 간단한 사랑이야기 혹은 협객의 이야기지만 이것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작가만의 엄청난 과정이 있었다는 것이죠. 이 과정이 얼마나 치열한가 그리고 이것이 효과적으로 잘 표현되었는가가 훌륭한 작가와 그렇지 못한 작가를 결정짓습니다.따라서 독자들은 창작의 어려움을 작가만큼 알지못합니다. 작품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은 간단합니다.주어진 작품이 그 자체로 힌트가 되니 독해만 하면 됩니다(수동적 피동적이죠). 창작을 하는것은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오직 스스로 이 세계를 관찰하고 이해해서 힌트를 능동적으로 얻어가야 하기에 작품에 대한 이해를 뛰어넘어 더욱 폭넓게 세계를 이해해야 하고 이제는 이해가 아니라 그 각각의 이해를 어덯게 배열해야 하는가라는 전략적인 부분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세계를 이해하는 것도 어렵지만,흥미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테느닉을 발휘하고,좀더 그럴듯하게 이야기 순서를 배열하고, 같은 이야기라도 남들과 다르게 이야기의 처음과 끝이 기계의 기어가 맞물려서 유기적으로 활동하듯이 하나의 작품으로서 완성을 시도하는 것 등등 이러한 부분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그만큼 창작물은 겉보기에 평범하게 보일지라도 그 과정은 어렵다는 겁니다. 그런가하면 어떤 이는 남들보다 쉽게 창작을 하기도 합니다.이러한 고통의 과정을 생략한 채 자신의 감정과 본능에 충실하 창작을 말이죠.

    위에서 제가 생각하는 소설창작의 과정을 한번 짚어봤는데요, 그렇다면 현재 장르는 위의 기준에서 보면 어떤 위치에 있는가 생각해봤습니다. 소위 먼치킨 혹은 양산형으로 불리우는 책들은 과연 위의 기준에서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판단해 봐야 합니다.

    "판타지의 비인간들은 인간 밖에서 인간과 세계의 대화를 매개하거나 촉구하는 자들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겐 그런 힘이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신화와 전설이라는 인간 경험의 광대한 영토가 있으니까요. 그들이 희생할 때 그것은 세계와 인간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죽음이어야 합니다." -- 이영도 ,"판타지와 비인간들"

    소위 먼치킨 혹은 양판소로 불리우는 글들은 환상적인 이야기입니다.개연성보다는 도피적인 욕구를 마구마구 대리만족시켜주는 데 더 관심이 있습니다. 현실감각이 희박한 채 원하는대로 환상적으로 글쓴이의 감정과 욕망대로 혹은 장르의 10대독자들 바람대로 잘 부응해서 말이죠. 이러한 먼치킨은 이영도의 비유에 따르면 "비인간"입니다. 인간과 세계의 대화를 매개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환상일 뿐이죠. 10대독자의 삶의 현장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공상에 부합할 뿐이죠. 먼치킨소설은 어디에도 10대들의 삶과 연관된 어려움과 아쉬움이 진지하게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단지 그들을 공상속으로 도피시킬 뿐이죠.너희들이 공상을 원하면 내가 그 공상을 대리만족시켜주마 이것이 먼치킨입니다.이것은 인간과 세계의 대화가 아니라 공상의 공유이죠. 이영도의 표현대로라면 먼치킨은 인간과 세계의 대화를 매개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환상속에 머무르는 그야말로 환상그자체입니다. 만약 판타지가 이러한 환상의 수준에만 그친다면 그야말로 우리가 어릴 때 했던 전쟁놀이 병원놀이와 무엇이 다릅니까? 유아적인 공상의 수준이 버젓이 책으로 출판되고 이것이 우리사회의 미래의 한 축인 청소년들이 마구마구 읽도록 방치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리고 그 현실은 양서보다 먼치킨이 더 대접받는 또 다른 현실을 낳고 있습니다. 양서보다 먼치킨이 대접받는 현실은 또 무엇을 낳을까요? 여기에 브레이크가 걸려야 합니다. 장르의 흐름이 변화되어야 합니다.(책임있는 사람들이 여기에 심각하게 고민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특정게시판에 이런 글이 올라와야 하고 저런 글이 올라와야 한다는 것에 관심을 두기보다 왜 이러한 현상이 빚어지는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 선행되어야 합니다.)
    본문 글에서 진륭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행위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듯합니다. 책임은 분명히 있지만 그것을 밝힌다 하여 이를 깨닫고 행동으로 실천될까요? 아닙니다. 단지 출판사 작가 대여점 그들만의 입장과 원칙만이 존재할 뿐이고 그것위에서 해결할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엔 이러한 노력은 너무나 소극적이고 장르의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 생각됩니다. 결국 독자들이 최종소비자라는 것, 역피라미드의 먹이사슬의 최종소비자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독자들의 비판기능의 활성화가 장기적으로 이 흐름을 되돌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비판능력의 향상은 결국 10대들의 경험과 인식을 전환시키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비판능력을 갖춘 10대들은 결코 먼치킨을 좋아할 리가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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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70 테사
    작성일
    06.10.15 12:53
    No. 10

    저도 공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엡흐
    작성일
    06.10.15 14:31
    No. 11

    뭐, 딴지 하나 걸어본다면, 10대만 먼치킨 좋아하는 것 아닙니다.

    ~ㄱ-~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4 진소보
    작성일
    06.10.15 14:36
    No. 12

    공감 가는 의견이 많군요.
    현실이 척박해도, 미래는 꿈꾸는 이에게 있는 법이니 천천히 또박또박 이상을 향해 걸어야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북극대성
    작성일
    06.10.15 23:11
    No. 13

    제가 올린 9번 댓글을 다시 읽어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을 법한 표현이 있군요.

    "판타지의 비인간들은 인간 밖에서 인간과 세계의 대화를 매개하거나 촉구하는 자들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겐 그런 힘이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신화와 전설이라는 인간 경험의 광대한 영토가 있으니까요. 그들이 희생할 때 그것은 세계와 인간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죽음이어야 합니다." -- 이영도 ,"판타지와 비인간들"

    [이러한 먼치킨은 이영도의 비유에 따르면 "비인간"입니다.] 9번 댓글 중에 이 부분은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군요. 이영도작가가 의도한 판타지의 비인간은 긍정적의미입니다. 왜냐하면 비인간으로 머무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세계의 대화를 매개하고 스스로를 죽음으로 희생하기 때문입니다. 즉 환상의 수준에 머무르기만 하는것이 아니라 현실과의 의미있는 소통을 통해서 스스로를 희생시켜서 소멸합니다. 더이상 환상의 수준이 아니라 그럴듯한 현실을 반영하는 예술적 가치로 승화된 것이죠. 그러나 먼치킨은 이영도가 바라는 것처럼 이러한 현실과의 의미있는 소통이 부족한 그야말로 환상그 자체로 [비인간] 그자체로 머무르기만합니다. 따라서 9번댓글 중에 인용된 [이러한 먼치킨은 이영도의 비유에 따르면 "비인간"입니다.] 이부분에서의 비인간은 부정적의미로 제가 사용했습니다. 어느 교수님의 감상글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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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양지수
    작성일
    06.10.16 00:54
    No. 14

    음... 전 누가 책임이 있느냐보다, 누가 먼저 뭔가를 할 수 있느냐를 생각할 때 아무래도 순서를 1.작가 2.출판사 3.독자로 생각하게 됩니다. 독자들의 솔직한 욕망(?)을 왜곡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약간 부정적인 마음을 갖고 있기도 하고요. 전 독자들이 어떠한 종류의 독서에 대해서든 싹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이 자라고, 작품을 접해 익숙해지고, 재미를 붙이는 게 필요할 뿐이죠.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은 실제의 소설 작품 이외에는 없습니다. 영화를 예로 들면, '방화'는 만날 불륜을 다루는 소프트 에로물뿐이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이것을 타개하고 오늘의 한국영화를 만든 것은 구체적인 영화작품들이죠. 저 자신만 해도 한국영화는 웬만하면 안 보던 사람입니다만 살인의 추억을 본 이후 더러 보게 되었습니다.
    야심 있는 작가가 진짜 좋은 작품을 만들면, 반드시 시장이 생깁니다. 단번에 생기지 않을지는 모릅니다. 작가 두세 명 굶어죽거나 떨어져 나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뭐가 잦으면 뭐가 나온다고 ^^;; 결국에는 소문이 나고 생기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사명감이 아니라 야심으로 해서요.
    자유시장경제의 옹호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남훈
    작성일
    06.10.16 07:58
    No. 15

    진륭님의 의견에 완전 찬성이고 동감입니다. ^^ 찬성날리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해모수아들
    작성일
    06.10.16 09:32
    No. 16

    진륭님의 의견에 공감이 갑니다. 그러나 누가 불매운동을 합니까? 백마디 말보다, 천가지 생각보다 조그만 하나의 움직임이 필요할 때입니다. 달콤하고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져서 이제는 끊을 수 없는......
    맥도*드 햄버거와 코*콜라를 불매운동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것이 언제인지 모릅니다. 미국을 싫어하고 이라크 전쟁을 비난할 때에 조차도, 그 전쟁의 최대 스폰서 그룹들의 전세계적인 노동착취와 남미지역의 환경을 파괴할 때에도 눈감은 언론과 국민들이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 입니다. 오늘도 햄버거와 콜라를 먹으며 그돈의 일부가 총과 무기의 일부가 된다는 생각조차 하지않는........

    아무리 떠들어도 쉽게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계속된 의견제시와 대안을 이야기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모두가 알고있는 이야기 입니다. 이제는 대안이있는 비판을 해야할 때입니다. 불매운동을 하려면 어떤 방식이 필요한가, 등등 인원구성과, 운동방향 등 구체적인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솔귀
    작성일
    06.10.31 06:48
    No. 17

    어떤게 공들여 쓴 소설인지 알 수가 없는게 문제죠.
    강추해서 괜찮겠구나 생각하고 보면 지뢰.
    온통 지뢰밭에서 어떻게 몇 번이라도 안 밟고 좋은 글을
    보기란 어렵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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