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박성진
작품명 : 절대무적
출판사 : 로크미디어
절대무적!! 정말 유치하다면 유치한 제목에 어떻게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는지 정말 감탄에 또 감탄입니다. 강력한 흡입력과 반전에 또 반전.. 그리고 또 반전.. 읽는 내내 작가님의 뒤통수 후리기에 정신을 못차릴 정도였습니다.
악인도 한꺼풀 벗겨보면 저마다의 사연이 있더군요. 원한이 있고 사랑이 있고.. 그러고 보니 이 작품에 진정한 악인은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것 같군요. 혈왕을 제외한 주요 등장인물 모두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아픈 사연을 간직했었으니까요.
정말 훌륭한 작품입니다. 저에게는 최고의 작품이었구요.
하지만 마지막 권에서 작은 아쉬움이 남는군요. 금강문주님이 절대무적을 추천해주시는 댓글에서, 작품 마지막에 너무 많은 변수를 두지만 않았어도 더욱더 훌륭한, 최고의 작품이 되었을거라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저 역시 그렇더군요.(물론 금강님이 생각하셨던 부분이랑 제가 느꼈던 부분이랑 다를 수도 있지만요ㅎ)
저는 크게 두가지 부분에서 아쉬웠습니다. 그 첫째는 황태자와 관련된 반전이었습니다. 황태자가 마지막 죽는 순간에 했던 말들과 유정생이 갑자기 떠오른 하나의 가정..
[황태자는 처음부터 모든 어둠을 걷어내고 다시 찾아올 밝음만을 칠황자 창친왕 주침에게 물려 주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하는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결말..
그 결말을 받아드린다면 황제인 제 아비를 죽이면서까지 국경에 주둔 중인 대군을 불러드려 무림을 말살코자했던 황태자의 행위에 당위성이 없어진다고 할가요?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황태자가 생각했던 '어둠에 무림이 속하다면' 폐륜을 저지르고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죽이면서까지 이루고자 했던 무림말살계를 완성하는게 옳았으며... 그것이 아니라면.. 즉, 그 어둠이 황실에 스며든 혈왕의 그림자 등에 국한된다면 무슨 수단을 써서든 유정생을 죽이려하고, 아버지를 죽이고 무림말살 직전까지 갔던 그의 행위가 과연 당위성이 있는가 하는 것이지요.
유정생이 요정정에게 황태자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냐고 묻는 질문에.. 마음이 느끼는데로 생각하라는 요정정의 답변은 정말 모호하고 묘한 것이었지요. 애초에 주겸이 이 모든 상황을 의도한 것이라면 당위성이 문제고, 그것이 아니라면, 즉, 마지막 순간에 주겸이 마음을 바꾼 것이라면 정생이 떠올린 가정과 주겸, 요정정의 묘한 뉘앙스의 말들은 사족이 되는 것이지요.
비록 올바르지는 않은 것이었더라도 주겸은 자신이 옳다고 믿었던 신념을 죽는 그 순간까지 지켰어야하지 않을까요? 저는 그게 좀더 매끄러운 결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둘째는 주설란이 호국 부위장이었다는 반전입니다. 그 반전 역시 놀라웠고 자신의 의도대로 살지못한 그녀가 애달프고 불쌍했지만..뭐랄까요, 그 반전을 그대로 받아드리기에는 그녀가 행했던 일들에 대한 행위 역시 당위성이 부분적으로 떨어진다고 할까요? 저는 그랬습니다. 그 똑똑한 여인이 정생을 죽이려하고 황제를 죽게 만들고 황제가 그토록 막고자했던 일들을 했던 이유를 단지 주겸의 신임을 얻기위해서였다는 사실 하나로 설명하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정생에게 의지했다면.. 정생에게 솔직하게 고백하고 그의 도움을 얻었다면 어땠을까요?
또한 존후가 '봉명령주'였으며 불이검문과도 얽혀있는 일들.. 등등. 작가님의 천재성에 감탄하면서도 너무 많은 변수를 두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존후가 혈왕의 '봉명령주'라면.. 그 동안 '내 아들은 세상을 다스릴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라고 입버릇 처럼 말하고 생각했던 것은 뭐가되냐 이말이지요.
저는 이런 아쉬운 점들이 너무 반전에 치중해서 생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반전이라는게 생각지도 않은 순간에 독자의 뒤통수를 쳐야 제맛이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독자로 하여금 정말 '그렇다'고 믿도록 해야하고 또 그걸 위해서 등장인물들의 행위들이 결정되지요. 즉, 어쩔 수 없이 희생해야하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저에게는 정말 최고의 소설이었습니다. 정생의 그 의지와 집념에 감탄하고 반전에 감탄하고 복잡하게 뒤엉킨 스토리가 한꺼풀씩 벗겨지는 그 흐름에 감탄하고 정파가 정파다움에 감탄하고 인인! 사람은 사람다워야 한다는 주제가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전체적인 이야기 곳곳에 스며들어있음에 감탄했습니다.ㅎㅎ 정말 감탄했습니다.
비평이라기 보다는 감상에 가까운 글이지만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하기도 해서 이렇게 비평란에 올립니다.
주. 작가님의 권투를 기원합니다. 요즘 쓰시는 광마 또한 애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쯤 히로인이 등장할런지..? ^^
Comment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