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장르문학 비평가 양성에 대해서는 크게 공감하는 바입니다. 아직까지 체계적으로 누군가가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라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저같은 경우도, 순문학이론을 바탕으로 같은 비평단 선배님들께 이런 저런 조언을 받았을 뿐입니다.
몇년전에는 장르소설사이트에 비평단이 다수 존재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많이 사라져있죠. 새롭게 일해 볼 비평단을 구해보려해도 굉장히 힘들더군요. 그리고 실질적으로 독학으로, 무상으로 시간 쪼개가고 심력 소비해 가면서 장르문학비평을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극 소수라고 봅니다. 여기계신 분들도 순문학이론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공부하셨거나 문단쪽 일을 하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제 경험으로 보았을 때는 그렇더군요.)
물론 어떤 보상을 바라고 하는 일은 아닙니다만, 실력있는 비평가를 양성하려면 일단 '비평가'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을 그렇지 못하잖습니까. 하다못해, 순문학이나 대중문학 비평가들도 칭찬보다는 욕을 더 많이 들어먹는데... 소설써서 책으로 내면 고료라도 받아먹죠. 감상문 쓰면 뽑아서 이벤트라도 하죠. 여태껏 비평문 써서 뭔가를 받아먹는건 황금드래곤문학상... 이었나요? 그 때 수상작 걸러내기 하면서 책 전질 주는거 왜에는 못본거 같군요.
아직까지 체계적으로 정리된 장르소설비평이론도 없습니다. 물론, 그와 관련된 책도 찾기 힘듭니다. 순수문학비평이론을 바탕으로 '짜맞춰'가야 합니다. 장르소설의 특성상, 예술성을 바탕으로 비평하기는 힘들잖습니까.
한때 비평전문사이트를 열어볼까 하고 지인들에게 이야기를 건네 본 적이 있습니다. 결국 흐지부지 되어버렸죠. 다들 하는 일이 있고, 특히 저희같은 남자들은 군대가면 이런 일 할 겨를 아주 없어집니다. 장르문학비평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바탕이 깔리면 모를까...
비형스라블이란 분이 계셨습니다. 같은 비평단에서 일했었는데 결혼하시고, 자녀까지 생기니 결국 비평일을 손도 못대시더군요.
심심풀이 땅콩으로 뛰어들만큼 만만한 길도 아닙니다. 아시잖습니까? 전문적이지 못하면 어디서 명함도 못내밉니다. '글 좀 쓰시네요'소리 들으려면 1,2년은 따로 공부를 해야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똑같이 24시간이지, 48시간이 아닙니다.
제 글에서 '자원봉사만도 못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솔직한 심정입니다. 장르소설계에서 우리가 설 수 있는 자리란 너무도 좁습니다.
이럴려고 쓴건 아닌데, 왠지 푸념이 되어버렸군요. 비평가양성은 분명 해야할 일이지만, 과연 누가 총대를 매려할지 궁금합니다. (그런분 계신다면 무조건 따라갈 의향 있습니다.)
이 일을 알게되고, 시작한 것에는 한순간도 후회해 본 적 없습니다. 허나, 앞으로 이 일을 계속해나갈 자신 또한 없군요.
!!!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비평의 존재 의의가 독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주는 것이라거나, 지식의 '가치 정립'을 도와주는 일이어서는 큰일난다고 생각합니다.
더더욱이나 작가들의 창작 활동에 이정표를 세워 주는 일이나, 잘못된 사실을 지적하는 일은.... 비평의 역할이라기보다 어쩔 수 없이 저지르고 마는 원죄라고 믿습니다.
(제가 결사반대하는 내용이기에 외람되지만 리플 하나 남기고 갑니다. 반대자 존재증명이랄까요.;;; 문학을 계도하려는 모든 시도가 문학에 해롭다고 여기기 때문에. 저는 비평이, 작품론의 경우, 담론을 생성하여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일, 즉 비평가 이외에는 좀처럼 하지 않을 잡생각을 많이 해서 작품의 외연을 풍부하게 하는 일을 한다는 데 존재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건방지게 뭘 가르치거나 계몽 하기 위한 글은 아닙니다. 저도 많이 부족하고 아직 장르 문학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계속 문제 제기와 대안이 나와야 합니다. 이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예전 홍콩 영화의 전성기에는 아무도 그들의 미래가 절망적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들 중에서도 일부 비평가들 만이 현실을 직시하고 계속 대안을 제시하며 미래를 준비할 것을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모두들 외면하고 눈앞의 달콤한 이익만을 쫒았기에...... 지금은 몰락한 여러 장르와 매체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장르문학은 태생부터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왔습니다. 그 씨앗을 뿌리고 힘겹게 일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기 싫어합니다. 여러 환경요인들 예로 유통의 왜곡, 출판시장의 침체, 등 변명거리는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현 가능한 한 가지부터 행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먼저 작품의 품질을 개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비평가들이 나서야 합니다. 훌륭한 비평가들이 나서서 작품의 옳은 평가를 내려주고, 또한 똑바로 자라지 못하는 나무는 묶어서라도 똑바로 자라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어쩌면.... 불행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제생각이 잘못된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너무 왜곡되어 가는 현풍토의 장르문학을 볼때마다 씁쓸한 기분이 들어 글을 남깁니다. 기분들 상하시라고 올린글은 아닙니다. 한번은 생각해 보시라고 올린 글입니다. 비평가들의 힘찬 활동과 장르 문학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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