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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5 해동협
작성
06.09.11 21:19
조회
2,018

작가명 :

작품명 : 근래 출판, 출판예정인 연재글(주로 무협)

출판사 :

저는 30대 중반의 독자로써 무협은 약 이십여년 전에 영웅문 3부를 '의천도룡기'라는 이름으로 번역출판한 작품을 시작으로 해서 우리나라의 수많은 작품들과 번역물까지 섭렵했고, 판타지쪽은 91년쯤인가 반지의 제왕을 '반지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출판한 작품으로 시작해서 역시나 국내외의 수많은 출판물들과 애니, 영화까지 환상문학의 여러 작품을 읽고 보고 하면서 나름대로는 약간의 내공을 얻었다고 생각하는 평범한 독자입니다.

요근래 몇년동안 문피아를 포함한 장르문학 사이트 에서는 소위 말하는 '먼치킨'물에 대해서 많은 비판과 토론이 이루어 졌고, 대여점의 영향이 출판계에 미치는 결과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들이 오고 갔죠.

저는 이 두가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이 곳, 우리들의 보금자리인 문피아에서 우리 독자들이 자체적인 필터링을 통해서 걸러주고 대여점 문제도 문주님을 필두로 여러 작가분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셔서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리라 믿기 때문이죠.

제가 오늘 하고자 하는 얘기는 장르(솔직히 저는 환상문학이라고 표현하기를 더 좋아합니다. 무협, 판타지를 나누기도 별로 싫어할만큼 잡식성 독자이기도 하고요)문학계의 현재 출판물의 경향이 약간 변하는 것을 느끼고 있고, 그게 그다지 좋은 방향이 아닌 것 같다는 겁니다.

소위 말하는 먼치킨물이 한동안은 대세였고, 그 중에서도 양산형, 혹은 지뢰라고 표현되는 개념상실 10대 주인공의 이계깽판기가 아직은 주류자리를 꽉 잡고 있는데,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 나름대로는 재미를 주고 그 중에서도 분명히 괜찮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아니죠.

한데, 이런 경향을 싫어하는 분들이 많고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 중에 작가분들도 꽤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런류의 솔직히 말해서 대충 주인공 설정만 잡고 손가락 나가는 대로 쓴듯한 막나가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작품들의 범람에 대한 반작용인지, 뭔가 있어보이는 듯한 어려운 한자표현으로 독자들을 가르치려는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 요 몇달간 많이 보이더군요. 실제로 그렇게들 쓰시는 건지 저 혼자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판타지가 아닌 무협쪽에서 그런 글들을 발견 하다 보니 이제 드디어 양산형들이 대세를 이루던 장르문학계에 변화가 오는구나 싶어 반갑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변화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드는게 작가들이 뭔가를 말하는데 있어서 등장인물의 행동과 내용상의 전개등으로 교훈과 의미를 전달하는게 아니라 마치 무슨 학술서 처럼 용어해설 하는 듯한 내용 - 어려워 보이는(어려운이 아닙니다) 한자어를 써두고 그에 대한 설명을 덧 붙이는 식의 - 으로 우리 독자들에게 뭔가를 전달하려 한다는 거죠.

저 개인적으로는 장르문학은 어렸을 적 우리가 읽어왔고 우리의 아이들이 자라면서 읽어갈 가장 큰 주제가 권선징악인 동화의 연장선상에 있는 종류라고 봅니다. 때문에 장르문학의 가장 첫번째 목표는 재미의 추구와 단순한 교훈의 전달에 있어야 한다고 보고 그렇기 때문에 요즘 제가 느끼는 뭔가 심오해 보이는 것들을 가르치려는 투의 글들이 문제가 된다는 거죠. 장르문학을 몇십년전 딴따라라고 비하받던 예능인들처럼 무시하는 몇몇 순문학을 하시는 분들과 대부분의 부모님들에게 당당하게 권하면서 자랑할 수 있는 분야의 책들로 바꾸고 대접받는 장르로 만드는 건 난해함도 지나친 가벼움과 경박함도 아닌 단순명쾌함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인문, 자연과학계의 학술서처럼 한두번의 공부로는 원하는 걸 얻기가 힘든 종류에 비해 장르문학은 짧은 시간의 투자로도 책을 쓴 작가가 원하는 주제와 교훈을 전달 할 수가 있습니다.

한자 옥편을 끼고 살면서 붓글씨를 수백, 수천번 쓰면서 머리에 쥐나게 고생하는 것 보다 무협소설을 몇년간 읽어가면서 자연스레 채득하는 편이 한자공부에 훨씬 편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온전한 하나의 세상을 새로이 머릿속에서 상상하고 창조한 제대로 된 판타지 소설을 읽으면서는 쉽게 역사와 지리와 문화에 대한 간접적인 지식을 쌓을수도 있을테고 말입니다. 물론 무협, 판타지 공히 영웅적인 주인공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자신을 주인공에 투영해서 대리만족을 얻을수도 있으니 스트레스 해소에도 그만이죠.

이런 장르문학의 장점을 두고 굳이 어려움, 무거움을 추구하는 건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식으로 어려워 보이고 뭔가 있어보이는 듯한 한자식 표현을 남발하는 작가들의 공부가 부족해 보인다는 겁니다. 장르문학이라고 100% 단순명쾌한 주제의식과 교훈만을 주고자 할 필요는 없고 철학적인 쪽의 주제로도 성공하고 그럴수도 있는 문제지만, 이럴 경우 작가가 제기하는 묵직함은 필히 제대로 된 지식에 기반해야 합니다. 어려운 주제와 용어들의 나열로 독자들을 가르치려는 식의 시도가 잘못된 용어의 사용과 맞춤법과 어법의 기본조차 틀릴 경우는 양산형 소설 이상의 비웃음을 유발 할 수도 있으니까요.

절벽에서 떨어지는 주인공이 '육체의 저공을 막을수가 없고', 무협의 주인공이 밀림도 아닌 정글속에서 정글도를 들고 뭔가를 하거나, 자연란도 아닌 기출판된 작품의 오탈자를 지적하면 한달이 지나기 전에는 도저히 작가눈에는 오타가 안보인다는 식이면 차라리 수많은 기연의 점철과 주인공을 보기만 하면 반해버리는 여러 꾸냥들에 둘러쌓인 먼치킨인 10대 개념상실 깽판고딩이 나을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꽤 긴 글로 두서없이 적어내려 갔지만, 제가 이 글에서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작가 여러분 부디 공부좀 합시다. 그리고 우리 독자들은 그렇게 수준이 많이 낮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글 많이 고마워 하고 있고 건필하시기를 바랍니다." 입니다.

P. S. 제가 언제 어디서나 주장하는 바이지만, 먼치킨은 TRPG룰도 먼치킨랜드에서 온것도 아닌 그냥 괴물(먼스터)처럼 강한 닭대가리(치킨)을 말하는 표현입니다.^^


Comment ' 8

  • 작성자
    당근이지
    작성일
    06.09.11 21:40
    No. 1

    헤에...고생하셨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엿l마법無
    작성일
    06.09.11 22:30
    No. 2

    먼치킨이 그런 뜻이였군요..
    으음...공부라..하핫..^^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餓狼
    작성일
    06.09.11 22:32
    No. 3

    찬성 꾹.........저도 가끔씩 생각하던 문제라;;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餓狼
    작성일
    06.09.11 22:36
    No. 4

    그리고 먼치킨은 글쓴님께서 설명하신 의미에서 TRPG에서
    게임마스터의 룰을 무시한 플레이어(닭대가리 -ㅅ-)를 지칭하는
    표현이 맞기도 하고 각종 타장르에서는 기존 룰을
    파괴하는거나 아니면 초월하는 종류를 가르키기도 합니다.
    ㅡ.ㅡ 요즘 판타지나 무협을 보면 먼치킨 의미도 모르고
    검기,소드맛스타만 나오면 무조건 먼치킨 이라니......껄껄 ㅡㅡ^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墨歌
    작성일
    06.09.12 03:20
    No. 5

    먼치킨 보다 더 쎈건 DM한테 한턱 쏘기, 최강입니다. 명실공히[먼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잠만보곰탱
    작성일
    06.09.12 03:37
    No. 6

    흐음~ 공감가는 글이군요... 맞는 말인듯 싶습니다..
    뭐 이렇게 깊게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타 사이트의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글이네요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유니크블루
    작성일
    06.09.13 15:04
    No. 7

    다이스 신의 강림이라는 엄청난 이벤트도 있었습니다. 원래 시나리오 상에서 이기지 못할 몬스터를 다이스 신의 가호로 물리치더라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Cyrano
    작성일
    06.09.13 16:25
    No. 8

    아인슈타인옹의 말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불확정성 원리에 대한 반발로 내뱉으신 말씀입니다만, 결국 "신도 주사위 놀이를 한다"는 것이 증명되었지요.
    아무리 그래도 '다이스신의 강림'은 좀 심하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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