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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란

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작성자
Lv.1 창천일로
작성
06.09.13 17:19
조회
1,908

간략하게 쓰고 싶지만 늘어질 가능성이 높은 글이므로 서두에 붙여 말씀을 드립니다. 원래 의도대로 간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습니다만.

연재한담란에서 금강님의 말씀을 듣고 우리의 무협과 환타지가 뭐랄까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안팔리는' 현실에 봉착해 있고, 말초적인 재미가 아니라면 애초에 팔리지도 않고, 또 그렇게 쓰면 잘된 작품이라고 할 수 없으며, 결국 그렇게 되면 (문학적 가치를 원하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의)  장르문학 자체의 인식이 안좋아지고하는  악의 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국 문제의 끈은 일반적인 문학적 가치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환타지와 무협을 찾지 않고 있으며, 소수의 말초적 재미에 탐닉하는 매니아 층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수익구조라고 보여집니다.  

사실상 우리의 무협이라는 것이 말초적인 재미의 대명사로까지 불려지고 있는 현실이고, 이미 오랜 시간동안 쌓여온 인식이라는 거대한 벽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삽시간에 바꾸기란 어려운 일일 수 밖에 없습니다. 환타지 또한 여기에 얽매이고 있고, 신규 무협에서 나타난 샛별같은 작가들 조차 과거의 악을 완전히 떼어내지 못했던게 현실입니다. 오랫동안 쌓여왔던 인식은 소비자 뿐만 아니라 생산자에게 조차 영향을 주고 있고, 그러한 것들은 새로운 생산자들인 신진 작가들또한 벗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생활고가 없더라도 이럴진데, 생활고라는 문제까지 더해지면 당연하게도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해결책은 일견 간단하지만 크게 어려운 일입니다. 어떻게 하면 일반 소비자들에게 우리 장르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이 바로 그것이죠.  

이 해답또한 우리의 환타지와 무협의 소설가들이, 좋은 소설로 전체적인 판의 모양을 바꾸어 나가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봅니다.

지금과 같이 소수 매니아 층에 의존하는 형태의 수익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사실 나타나기 어려운 모양새라고 생각됩니다.

꿈같은 이야기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한번 대단한 소설이 나와주어서 장르적 매니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일반 소비자들의 눈을 띄우게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출판사들의 태도까지 변하게 할 수 있는 일대 사건 말이죠.

이런 꿈같은 일이 벌어지기란 힘들겠지만, 우리의 현실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려는 노력을 독자와 작가들 모두가 해 나가지 않으면 영원히 현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재미있게, 쉽게 쓰라는 말이 말초적인 쾌락의 메시지로 변할 필요는 개인적으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문피아를 돌아보며, 재미있고 쉬우면서도 기존의 악습에서 많이 빠져나오고 피해 돌아가는 소설들을 많이 보았고 실제로 그런대로 잘 팔리는 소설이 되는 것도(적긴 했지만) 볼 수 있었습니다.  

위의 독자들의 노력이라고 적긴했으나 사실 소비자에게 사달라고 아무리 외쳐봐도 소용없는 일입니다. 그만큼 가치를 입증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만 돌아올 뿐이죠. 소장가치에 소설의 알맹이 외에도  여러가지가 들어간다는 것을 간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출판사들의 태도가 문제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조금씩 변해가는 작가들의 노력이 먼저 필요할 듯 싶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무협환타지를 모두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번 적어봅니다. 어려운 상황에 봉착한 작가님들에게 채찍을 들이대는 것 같아 마음이 안좋습니다만, 험한 산을 오르는 사람이 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자신을 채찍질 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길로 빠지는 것은 정해진 수순일 겁니다. 글쎄요.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 하나를 갖자고 마지막에 한번 말해봅니다.


Comment ' 3

  • 작성자
    Lv.1 朴刀
    작성일
    06.09.13 19:14
    No. 1

    대단한 소설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대단한 소설이 "전체 일반 소비자들의 눈을 띄우게 만들고 출판사들의 태도까지 변하게 하는" 것은 지금 상황으로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 말은.. 글 솜씨, 스토리를 재미있게 엮어나가는 능력, 개성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능력, 문학적 형상화 능력에다가, 덧붙여 인간과 세계를 깊이있게 바라보는 철학까지 갖춘 정말 뛰어난 작가가 정말 뛰어난 작품을 쓴다 해도,
    지금과 같은 시장구조와 독자 수준이라면, 별로 많이 팔리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작품에 어울리는 반응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묻혀버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런 작품을 알아보는 사람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힐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럼 시간 싸움이 되겠지요.
    보통 장르소설이 출간된 후 신간으로서 관심을 끄는 짧은 기간 내에, 보다 많은 독자가 그 뛰어난 작품을 알아보고, 그래서 그 소설이 독자층을 넓혀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일 것입니다.

    따라서 독자들이 좋은 작품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겠지요. 특히 이런 게시판에서 평론가나 다름 없는 안목으로 글을 쓰는 수준높은 독자들이 그런 작품을 발굴하고 그에 대해 열렬히 추천하는 글을 써주면 더 좋겠지요. 또 출판사도 좋은 작품이라고 판단되는 것엔 좀 더 신경을 써줘야 하겠구요.

    물론 여기서 좋은 작품이란 것은, 흔히 말하는 문학성도 문학성이지만 장르소설 나름의 재미가 당근 그 이상으로 필요하다는 것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장르소설이니깐. 장르소설은 대중성을 갖춰야 하는 것이니깐. 참 어렵습니다. 쩝.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8 환두대도
    작성일
    06.09.14 05:12
    No. 2

    우리나라 무협이나 판타지가 외국에 나가 대박을 터뜨려 애니화 영화화 게임화가 되어 작가분도 대박이 나신다면 인식이 또 바뀌겠죠....
    우리나라 만화시장이 망하고 X성모같은 공장만 돌아가고 나머지 분들은 펜을 꺾거나 해외로 진출하셨죠...조만간 양판소작가말고 다른 작가분들
    중 해외로 나가시는 분들이 많으실 지도...제가 알기론 이영도님과 전민희님 작품이 번역되어 일본에 출판된 걸로 아는데...반응은 잘 모르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roma1
    작성일
    06.09.14 12:29
    No. 3

    제생각에는 어느정도 지금까지의 틀에서 탈피하는게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좋은작품이 나와도 지금처럼 드라마 미니시리즈 같이 1편씩나오면서 독자반응을 보면서 출간한다면, 스토리 라인이 흔들리고 조기완결된다던지 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위에서 말씀하신것 같은 작품이 나오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드라마사정을 보아도 그렇습니다.
    5권이 넘어가는 대하소설 양식으로만 낼것이 아니라 1-2권정도의 장편소설로 출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판타지나 무협의 세계관을 1-2권에 압축시켜 풀어놓는게 쉬운일은 아닐것입니다만,
    한편의 완성된 작품을 사전제작해서 내놓을수 있고 위에서 말씀하신것 처럼 시간싸움에서도 유리할걸로 보입니다. 사전제작해서 내놓으면 작가분들도 원고 마감에 쫗기지 않고 좋은 작품을 쓰실수 있을것이고요(물론 이렇게 쓰실수 있으실 형편의 작가분들이 많지 않겠지만요)
    대형작가분들께서 안정된 작품만을 쓰실것이 아니라 좀더 실험적인
    작품을 쓰셨으면 하는 바램에서 씁니다. 일반독자들이 보는 무협지의
    시각에서 벗어날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수도 있다고 보거든요...
    가장 중요한 요소중에하나는 출판사들의 마케팅입니다. 단순히 장르 소설 싸이트에만 광고를 하는것에서 벗어나 가능성있고 작품성있는 작품은
    좀더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우혁님 작품은 단순히 장르소설로써 보지 않지 않습니까? 물론 작품이 좋은것이 가장 큰 이유긴 하겠지만 마케팅자체도 무시할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틀안에서 지금이상의 시장규모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이 됩니다 장르문학계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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