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략하게 쓰고 싶지만 늘어질 가능성이 높은 글이므로 서두에 붙여 말씀을 드립니다. 원래 의도대로 간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습니다만.
연재한담란에서 금강님의 말씀을 듣고 우리의 무협과 환타지가 뭐랄까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안팔리는' 현실에 봉착해 있고, 말초적인 재미가 아니라면 애초에 팔리지도 않고, 또 그렇게 쓰면 잘된 작품이라고 할 수 없으며, 결국 그렇게 되면 (문학적 가치를 원하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의) 장르문학 자체의 인식이 안좋아지고하는 악의 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국 문제의 끈은 일반적인 문학적 가치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환타지와 무협을 찾지 않고 있으며, 소수의 말초적 재미에 탐닉하는 매니아 층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수익구조라고 보여집니다.
사실상 우리의 무협이라는 것이 말초적인 재미의 대명사로까지 불려지고 있는 현실이고, 이미 오랜 시간동안 쌓여온 인식이라는 거대한 벽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삽시간에 바꾸기란 어려운 일일 수 밖에 없습니다. 환타지 또한 여기에 얽매이고 있고, 신규 무협에서 나타난 샛별같은 작가들 조차 과거의 악을 완전히 떼어내지 못했던게 현실입니다. 오랫동안 쌓여왔던 인식은 소비자 뿐만 아니라 생산자에게 조차 영향을 주고 있고, 그러한 것들은 새로운 생산자들인 신진 작가들또한 벗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생활고가 없더라도 이럴진데, 생활고라는 문제까지 더해지면 당연하게도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해결책은 일견 간단하지만 크게 어려운 일입니다. 어떻게 하면 일반 소비자들에게 우리 장르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이 바로 그것이죠.
이 해답또한 우리의 환타지와 무협의 소설가들이, 좋은 소설로 전체적인 판의 모양을 바꾸어 나가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봅니다.
지금과 같이 소수 매니아 층에 의존하는 형태의 수익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사실 나타나기 어려운 모양새라고 생각됩니다.
꿈같은 이야기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한번 대단한 소설이 나와주어서 장르적 매니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일반 소비자들의 눈을 띄우게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출판사들의 태도까지 변하게 할 수 있는 일대 사건 말이죠.
이런 꿈같은 일이 벌어지기란 힘들겠지만, 우리의 현실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려는 노력을 독자와 작가들 모두가 해 나가지 않으면 영원히 현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재미있게, 쉽게 쓰라는 말이 말초적인 쾌락의 메시지로 변할 필요는 개인적으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문피아를 돌아보며, 재미있고 쉬우면서도 기존의 악습에서 많이 빠져나오고 피해 돌아가는 소설들을 많이 보았고 실제로 그런대로 잘 팔리는 소설이 되는 것도(적긴 했지만) 볼 수 있었습니다.
위의 독자들의 노력이라고 적긴했으나 사실 소비자에게 사달라고 아무리 외쳐봐도 소용없는 일입니다. 그만큼 가치를 입증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만 돌아올 뿐이죠. 소장가치에 소설의 알맹이 외에도 여러가지가 들어간다는 것을 간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출판사들의 태도가 문제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조금씩 변해가는 작가들의 노력이 먼저 필요할 듯 싶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무협환타지를 모두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번 적어봅니다. 어려운 상황에 봉착한 작가님들에게 채찍을 들이대는 것 같아 마음이 안좋습니다만, 험한 산을 오르는 사람이 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자신을 채찍질 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길로 빠지는 것은 정해진 수순일 겁니다. 글쎄요.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 하나를 갖자고 마지막에 한번 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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