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메디컬 환생은 일일드라마 같은 소설입니다. 연재물에 딱 안성맞춤이죠. 연재물은 흥행하려면 온전한 한권 짜리 작품과는 다른 특성이 필요하죠. 14쪽의 짧은 글에 기승전결을 넣어 흥미진진하게 하면서 전체적으로 짜임새있게 구성하여 오랜 연재기간 독자들의 관심을 잃지 않고 하나의 장편을 완성한다는 건 솔직히 대가들도 어렵습니다. 작가님도 사람인 이상 글이 쑴풍쑴풍 쏟아져 나오지 않은 게 당연하고 그렇게 되면 연재하는 어느 순간 반드시 작품에 오류가 생기고, 어느 순간 반드시 흥미없는 기간이 생기고, 어느 순간 반드시 독자들이 떨어져 나가게 됩니다.
이런 순간이 닥쳐올 때 역시나 가장 성공을 확신할 수 있는 것이 일일드라마에서 소재를 삼는 것들이죠. 일명 '막장'이라고 하는 재벌, 실장님, 삼각관계, 출생의 비밀과 대장금 이후로 유행하는 경연 등의 소재들이 이럴 때 사용하는 겁니다. 예전 우후죽순으로 나오는 무협소설에서 빠지고 나오지 않던 십대고수와 무림대회와 같은 겁니다. 다만 누구나 이런 걸 도전하지만 역시나 누구나 성공하지는 못하지요. 흥미있는 소재를 흥미있게 쓴다는 건 오로지 작가님의 역량이니까요.
메디컬 환생은 전문직인 "의사"를 소재로 하여 재벌, 삼각관계, 환생 등을 버무린 현대판타지물입니다. 아시다시피 의사를 소재로 하는 현대 판타지물은 굉장히 많으나, 제가 보기에는 메디칼 환생이 가장 낫더군요. 기존 의사를 소재로 하는 판타지물들은 대부분 손만 대는 무조건 낫는 의사가 주인공인데, 이런 건 솔직히 직업만 의사인 마법사나 초능력자로 뭐하러 의사하는지도 모를 주인공들이라 전혀 재미가 없었습니다.
메디칼 환생은 그런면에서 좀 낫습니다. 그래도 외과의사라 메스도 들고 기도절개도 하고 수술도 하더군요. 물론 현실과는 상당히 동 떨어져 있으며, 말도 안되는 경우도 많겠으나, 어차피 이건 판타지 소설이라 작품내에서만 그럴 듯 하면 그만이니까요. 자세하고 상세한 의료용어와 설정이 있으면 더욱 좋겠으나, 다른 쪽에서 재미가 있다면 그런 건 제외해도 되지요.
예전에 어떤 작가님이 자신은 시트콤같은 소설을 쓰기 원한다고 하셨습니다. 아마도 작품을 유료연재하면서 될 수 있으면 오래, 될 수 있으면 길게 쓸수록 독자도 작가도 서로 즐겁기 때문이겠지요.
메디칼환생을 보면서 문피아의 유료연재는 아마도 일일드라마와 같은 작품이 보다 유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유료연재를 하는 많은 작품들이 중반을 지나면서 작품의 질이 떨어진다는 비평을 듣는 것을 보면서 이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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