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왜 굳이 타인의 말을 빌어와 '걸러내기'를 하신 것인지 의문이 가는군요. 충분히 쉬운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내용일 텐데요. 매니아화를 惡賭鬼님께서 원하신 것이라면 합집합 자체가 작아지는 것에 대해 누구에게 불평할 수 없지 않을까요. 하지만, 타인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진지한 노력을 쏟아주셨고 또 하나의 읽기 방식을 공유해주신 것에 감탄합니다.
무협을 좋아하지 않아 지존록을 읽어보진 않겠지만, 위 비평만으로도 한 가지 꼭 해결하고 넘어가야할 의문점이 남는군요.
'구체적인 사물, 사건에 대한 집착으로 충동과 욕망의 대체불가능성을 추구하고 타자의 위상에 대한 재설립으로 구체적인 삶의 맥락이 유효하고 그러한 배경 하에서 주체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란 말에 대해서인데요.
주체가 있고 대상이 있어서 인간이 욕망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희망적인 얘기겠죠. 좋습니다. 하지만, 그에 따르는 당연한 의문 하나가 있어야 할 겁니다. 그러한 주체의 욕망은 우릴 위한 것일까요?
지존록의 주인공처럼 그런 수많은 기연들을 얻지 못하는 좌절된 우리의 욕망은 언제까지 굶주려야하는 것인지. 대체불가능한 고유한 욕망들이 있다 해도 내가 다가설 수록 끊임없이 멀어지는 그림에 떡에 불과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혹은 불만족을 강화해서 만족에 이른다 한들 다람쥐 쳇바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 여길 순 없겠네요.
그렇다면 제시하신 작품의 해석 내용이 우리에게 질서정연한 대리만족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 지 궁금합니다. 저라면 남의 욕망 해결을 멀리서 지켜보며 좋아할 바에 차라리 충동의 세계에서 살고 말겠습니다.
물론 인터넷 글쓰기의 특징 상 상당히 많은 오해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오해를 서로 간에 대화하면서 해결해 나간다면 이 글의 본 목적이 좀 더 되살아나지 않을까 해서 굳이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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