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게으른 올마스터
작가 :냉장고1
출판사 :
게으른 올마스터는 평범한 퓨전 판타지와 도시전설을 다루는 어반판타지를 섞어둔 혼합장르의 소설이다. 주인공은 자신이 거주하는 건물을 매개체 삼아 차원을 드나든다. 그리고 그 외에도 특수한 능력을 여럿 지니고 있어 '올마스터'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는 먼치킨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사실 여기까지는 그냥 평범하디 평범한 현대퓨전판타지의 모습이다. 하지만 필자는 작가가 여기에 집어넣은 어반판타지로서의 면모를 문제삼고자 한다.
작가는 현대 어반판타지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이능력 혹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는 조직인 회사, 날개 등을 등장시켰다. 문제는 그 회사 혹은 날개 등은 해외기반의 도시전설 사이트인 SCP재단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이다.
이름을 조금 바꾸고, 용어를 조금 바꾸었을 뿐이지, 그 설정이라던지 모습 등은 그냥 SCP재단의 그대로 가져왔다는 것이다. 오마쥬나 패러디 정도가 아니라 그냥 거의 표절수준으로 가져왔다는 것이 문제이다.
예를 들어서 유료연재가 시작되는 44화에서는 대놓고 682번의 도마뱀이 언급이 된다. SCP재단의 가장 대표적인 캐릭터인 SCP-682를 대놓고 언급을 한다는 것이다. 물론 SCP라는 단어는 붙이지 않았다.
하지만, SCP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았다고 모든게 해결이 되는 것일까? SCP 재단 사이트는 CC BY-SA 3.0 라이센스를 따르고 있다. 이는 SCP 재단 사이트의 게시물 역시 저작권 라이센스가 적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가가 단순히 팬픽수준으로, 무료로 즐기기 위해서 글을 썼다면 그냥 대충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글은 엄연히 유료화가 되어있는 글이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SCP의 출처와 저작자를 명시하지도 않았으며, 저작자의 동의도 없이 그 내용을 무단으로 변경 한 것을 영리적으로 사용한다? 창작자로서의 기본이 되어있지 않다고밖에 하기 어렵다.
이야기가 재미있고 없고를 떠나서, 타인의 창작물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작품에 대하여 글의 구성이 어떻고, 재미가 어떻고, 클리셰가 어떻고를 논의해 보아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아무리 SCP 재단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고, 그 설정을 대충 차용해다 써도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 많다 하여도, 지킬 것은 지켜야 하는 법이다.
아무리 외국의 저작물이고, 위키식의 게시물이라고 하더라도, 제 아무리 수많은 2차 창작이 나온다 하더라도, 제 아무리 저작자가 이런 소설이 있다는걸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킬 선은 지켜야 한다.
소재의 표절도 표절이다. 누구나 써서 원작자가 누군지조차 모르는 설정을 가져오는 것과, 원작자가 명확한 것을 차용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영역의 문제이다.
사실 이런 소재의 표절 문제가 문피아에 한두번 있던것도 아니었다지만, 그것이 관례로 굳어져버리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글을 마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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